극단 김동수 컴퍼니의 윤세민 예술감독 안나 가발다 작 최혜승 각색 김동수 연출의 나는 그녀를 사랑했네
공연명 나는 그녀를 사랑했네
공연단체 극단 김동수 컴퍼니
예술감독 윤세민
작가 안나 가발다
각색 최혜승
연출 김동수
공연기간 2018년 12월 15일~30일
공연장소 동숭무대 소극장
관람일시 12월 24일 오후 3시
혜화동 동숭무대 소극장에서 극단 김동수 컴퍼니의 안나 가발다(Anna Gavalda) 작, 최혜승 각색, 김동수 연출의 <나는 그녀를 사랑했네>를 관람했다.
안나 가발다(Anna Gavalda, 1970~)는 금발에 어린왕자를 닮은 얼굴. 폭력이나 슈퍼히어로나 팜므 파탈을 등장시키지 않고도 발표하는 작품을 모두 베스트셀러에 올리는 안나 가발다는 프랑스 문단의 수수께끼이다. 그는 1970년 파리 근교에서 태어나 샤르트르 근처의 시골에서 세 형제자매와 더불어 목가적인 어린 시절을 보냈다. 14세 때 부모가 헤어짐에 따라 시골 마을을 떠나 수녀원처럼 규율이 엄격한 가톨릭계 기숙학교에 들어갔다. 그 뒤에 파리 몰리에르 고등학교의 고등사범학교 준비반에서 공부하다가 진로를 바꾸어 소르본 대학에 진학했고 여기에서 현대문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대학 시절에는 생계를 스스로 해결해야 했던 터라 꽃장수에서 영화관 좌석 안내원, 옷가게 점원, 가정교사에 이르기까지 온갖 아르바이트를 경험했다. 1993년 한 가톨릭계 중학교의 교사가 되어 10년 동안 프랑스어와 문학을 가르쳤다.
둘째아이를 낳은 1999년 ‘르 딜레탕트’라는 작은 출판사에서 그동안 쓴 단편들을 모아 책(『누군가 어디에서 나를 기다리면 좋겠다』)을 냈다. 초판 999부로 수줍게 서점에 나온 이 책은 소규모 신진 출판사에서 낸 무명작가의 단편집이라는 약점에도 불구하고 대중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진 소문 덕에 일약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RTL 방송과 월간 문학지 《리르》가 독자들의 투표를 통해 선정하는 문학상(2000년)을 받았다. 2002년의 『나는 그녀를 사랑했네』에 이어, 후에 출간한 2004년 3월에 출간한 『함께 있을 수 있다면』은 평론가들과 독자들의 열렬한 찬사를 받으며 그 해에 가장 많이 팔린 프랑스 소설이 되었고, 현재 38개 언어로 번역되었다. 『35kg짜리 희망덩어리』, 『위로』 등의 장편소설들은 평론가들과 독자들의 열렬한 찬사를 받으며 그 해에 가장 많이 팔린 프랑스 소설이 되었고, 전세계 언어로 번역되었다.
가발다 소설의 매력은 평범한 사람들이 상처를 극복하고 행복을 찾는 과정을 경쾌하면서도 명료하게 전하는 데 있다. 등장인물의 미묘한 감정을 잡아채는 심리묘사가 빼어나다는 평가를 듣는다.
김동수(1947~)는 명배우이자 연출가다. 1970 기독교방송국 성우, 1973 KBS TV 탤런트 1기‘, 1974~77 극단 산울림, 1977~93 극단 쎄실, 1994 극단 열린무대 극단 김동수 창단, 2015. 현재 극단 김동수 컴퍼니 대표다. 1989 제26회 동아연극상 남자연기상 수상자다.
영화 <초승달과 밤배> <흑수선> <내 마음의 풍금> <뽕2> <창> 외 다수, 연극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고도를 기다리며> <카덴자> <누구세요?> <불가불가> <불의 가면> <여자는 무엇으로 사는가?> <오구-죽음의 형식> <불의 신화> <까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인생:활착> 외 다수, 연출로는 <새들은 제 이름을 부르며 운다.> <슬픔의 노래> <문중록> <우동 한 그릇> <완득이> 외 다수 작품을 연출한 연기력과 연출력을 고루 갖춘 경륜의 상징이다.
무대는 八자로 된 거실이다. 상수 쪽에 장이 배치되고 그 앞으로 조리대와 탁자가 있다. 하수 쪽에는 벽난로가 있어 장작을 때는 것으로 설정된다. 하수 쪽에 등퇴장 로가 있고, 1인 2역을 할 때 등장 로가 되기도 한다.
클로에는 시아버지 피에르가 계신 시골집으로 내려간다. 클로에의 남편은 자신과 두 딸아이를 버리고 다른 여자에게 떠난 것으로 설정된다.
프랑스에서는 어떤 사람이 버림받았을 때, 그의 '배를 묶는 밧줄이 풀렸다'라는 표현이 있는데 클로에는 자신이 밧줄 풀린 배와 같고, 평소 행복한 게 당연하다고 믿는 것 자체가 바로 덫이었다고 생각한다.
답답하고 고집스런 노인에 불과하다고 생각했던 시아버지 피에르는 뜻밖에도 '떠난 사람의 고통'에 대해 이야기 하며 아들 아들을 두둔하는 듯한 말을 하고, 클로에는 이에 분개한다. 그런 그녀에게 시아버지 피에르는 자신이 한때 사랑에 빠졌던 이야기를 들려준다.
피에르가 사랑에 빠졌던 여자는 마틸드라는 이름으로 자신의 사업 상 통역을 필요로 할 때 바로 통역을 담당한 여인이다. 그는 그녀와 함께 보낸 며칠 동안 평생 처음으로 무한한 행복감에 휩싸이고 사랑을 나누게 되지만 대부분의 남성들처럼 차마 가정을 버릴 용기를 내지 못한다. 그리고 마틸드에게 미래에 대한 약속은 하면서도 가정과 결별하지 못하는 일상이 5년간 반복된다. 어느날 마틸드는 아이를 임신했음을 알린다. 그러자 피에르는 “누구의 아이냐?”고 당치 않은 질문을 함으로써 두 사람의 사랑은 끝이 나고 만다.
시아버지 피에르는 며느리인 클로에에게 이 이야기를 들려주며 "행복이 찾아왔는데, 현재의 삶을 복잡하게 만들고 싶지 않아서 행복이 그냥 지나가도록 내버려두었어... 삶이란, 아무리 부정하고 무시한다고 해도, 행복 또는 슬픔보다도 강한 거야.“ 하며 ”삶과 사랑으로 혼란스러운 것.. 바로 그것이 인생이다.“라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클로에에게 한 달에 한번 씩 자신을 찾아와 달라고 부탁한다. 클로에는 긍정적인 모습을 보인다. 그러나....
연극에서는 클로에가 마틸드 역을 함께 하도록 연출되고, 시아버지는 젊은 시절 역을 할 때 분장으로 변화를 보인다.
방 영, 김병순, 박일목이 일정에 따라 교대로 피에르 역으로 출연하고, 김은채와 함수연이 클로에 역으로 더블 캐스팅 되어 출연한다.
필자가 관람한 공연에는 박일목이 피에르, 김은채가 클로에로 출연해 호연을 해 보인다. 박일목은 시아버지 역에 적합한 체구와 모습 그리고 연기력에 이르기까지 나무랄 데가 없는 기량을 드러낸다. 김은채.... 이런 발군의 연기력을 갖춘 여배우가 있다니...! 클로에 역과 마틸드 역을 확실한 성격창출과 감성전달 그리고 대사표현에 이르기까지 거의 완벽에 가까운 연기와 미모로 관객의 시선을 집중시킨다. 그 뿐 아니라 1인 2역의 감성전달과 노래를 마치 큐핏이 화살을 쏘아 날려 보내듯 관객의 가슴 깊은 곳까지 파고들도록 만드는 놀라운 연기력을 발휘해, 박일목과 함께 우레와 같은 갈채를 이끌어 낸다.
예술감독 윤세민, 각색 조연출 최혜승, 프로듀서 이호정, 기획 김정수, 무대감독 최성진, 무대 오태훈, 사진 곽정훈, 조명 조승희, 음악 음향 한 철, 마케팅 김동욱, 홍보 김은교 등 스텝진의 열정과 노력 그리고 기량이 드러나, 극단 김동수 컴퍼니의 안나 가발다(Anna Gavalda) 작, 최혜승 각색, 김동수 연출의 <나는 그녀를 사랑했네>를 연기자와 연출가의 기량이 빚어낸 걸작 2인극으로 탄생시켰다.
12월 24일 박정기(朴精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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