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나들이를 왔다가 수락산을 오르며,
담이랑 산행하는 것이 언제부터인지 편해졌다는 걸 실감합니다.
어쨌든 하루하루를 살며 아이는 조금씩 근력이 생기고,
요령도 생기는 듯 합니다.
5살 때 억지로 산을 끌고 가서 왜 생고생을 했는지...
다 때가 있는 법이고, 순리대로 살면 거의 어긋남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일주일에 몇 번은 동네 배방산을 제 어미와 다니기 때문인지
녀석, 제법인데, 하는 소리가 입밖으로 나올 뻔 합니다.
하긴 담맘도 꾸준한 산행으로 살을 몇 킬로그램이나 뺐다니,
역시 산을 오르는 것이 일석사조쯤은 되어 보입니다.
물론 저도 움직이는 거 꽤나 좋아하는 놈입니다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절주를 하지 않고서는
발톱 깎을 때, 양말 신을 때 괴로워지는 뱃살 고민을 계속 할 듯 합니다.
산에 오르기 전 번데기 한 컵 사주니 먹느라 움직임이 더디네요.
하여간 담이 데리고 산에 갈 때는 여러 복병을 만나게 됩니다.
껄렁한 짝다리 짓기는 제 앨범 속에도 있는 모습이라 사진 찍다 말고 깜짝 놀라고 맙니다.
많이 가물었나 봅니다.
물이 말라 온통 낙엽이 덮여 있는 산 초입에서 눈오는 상상을 또 해봅니다.
수락산 초입 여기까지 네 살 때 데리고 올라오는 데 얼마나 애를 먹었던지....
한 해 한 해가 이렇게 다를 수 있나 싶습니다.
지난 번 후기에도 올려 드렸던 작살나무의 열매입니다.
아이가 막 따서 놀려고 하는 걸 말렸습니다.
우리 겨울 산에서 새들이 그나마 이런 열매라도 먹을 수 있게 해야 한다고 하니 말을 듣네요...
이렇게 참나무들을 막 감벌해놓으면 어쩝니까.
산 아래 갖다놓으면 바로 처리해줄 텐데 말입니다....^^
팥배나무 열매도 하나 가득 달려 있습니다.
산에 자주 다니는 분들의 걸음걸이가 아무래도 더 가볍군요.
여건만 닿는다면 저도 가벼운 산행은 자주 하고 싶어집니다.
쉬운 길 놔두고 꼭 어렵게만 다니는 아이.
때로는 위태롭지만 저 나이 때 아님 언제 해볼까 싶어 놔둡니다.
저 중년의 가장은 산 아래를 내려다보며 무슨 생각을 하는 걸까요.
예전에 꼭 내보고 싶었던 책 제목이기도 한, '뒷모습'
참 말없이 많은 말을 하고 있습니다.
어디가나 겨울에는 역시 오뎅탕이 제격입니다.
어묵 꼬치 하나를 들고 행복한 하는 얼굴들이 보기 좋습니다.
산 아랫동네를 내려다보면서 마시는 커피 한잔이 맛나네요.
담이 태어나기 전에는 꼭 이 자리에서 커피 한잔을 마셨었는데... 그것도 세월이 훌쩍 가버렸네요....
광덕산과 배방산에서 훈련을 좀 한 담이는 아직 힘들다는 소리 한마디 없습니다.
기특한 놈, 앞으로도 산에 많이 다니자.
하산길입니다.
벌써 내려가 먹을 왕만두가 생각 납니다. 쩝...
여유가 있으니 장난질까지....
아무래도 무서운 아빠로 생각하지 않는 건 확실합니다....^^
뛰다시피 하는 담이 잡으며 내려왔더니 금방 내려왔습니다.
여전히 주위산만 증후군은 계속됩니다.
당분간은 욕심 내지 않고 가볍게 산행을 다니렵니다.
담이와 어깨동무도 하고 장난도 치면서 가볍게, 가볍게....
머무를 때는 머무르다가, 오를 때는 오르다가,
그러다 보면 정상이 나올 테고 그러다 보면 또 하산길이지 않을까요.
첫댓글 지난주 일요일 나는 수락산 도정봉에 있었는디......잘 지내시져? ㅅㅅ
잘 하면 왕만두 같이 먹을 수 있었겠네...ㅎㅎ 어디 몸이 안좋았다면서 이젠 괜찮은감? 얼굴 본 지 너무 오래되었구만....^^
산 탄다고 말하기는 좀 그렇지. 산책 하듯이 다녀왔다고 해야....ㅎㅎ
추운날 읽는 따끈한 글이 맛납니다^^ 나중에 도시락 지참해서 북한산원정대라두 한번 꾸리지요? 자격은 꼬맹이 동반!^^
북한산원정대 콜입니다. 꼬맹이들 데리고 가는 맛도 괜찮죠~~ ^^
벌써 수락산을 쿨럭 ㅡ,.ㅡ;;; 샤이안님 아들 태현이는 리빙쉘을 혼자 치고, 담이는 수락산 등반~~ ㅠㅠ 대단들 하십니다 ^^
진짜 산 타는 것처럼 타는 아이도 많이 있습니다. 다만 무리한 산행은 아이들한테 별로 좋지 않다는 말도 있어서 천천히, 가는 겁니다...^^
산길이 낯익어서 수락산이라 안하셨어도 어딘지 알 거 같네요/ 담이네님 후기에서 자주 보다 보니 담이는 잘 알고 있는 옆집 아이같은 생각이 드네요. 귀엽고 씩씩한 담이..
어디든 잘 다니시죠? 크리스마스 때 뵜는데 또 크리스마스가 코앞이네요... ^^
참 부지런 하시네요 언제서울와서 등반까지 하시고 다음에 오시면 전화주세요 하산주는 제가 쏨니다 막걸리루.....
다음엔 꼭 전화 드리죠... 하산해서 막걸리 안 마시면 꼭 뭐 하나 빠진 것 같이 허전하고 그렇더군요....ㅎㅎ
보기 좋습니다.집앞산인데...반성해야 겠습니다.
반성하실 것까지 있겠습니까.... 캠핑 다니시는 모습 잘 보고 있습니다.... ^^
"욕심 내지 않고 가볍게"가 즐거움의 비결 아닐까요.. 저는 그 산 아래를 불암산에서 바라보았습니다^^
어렸을 때 그쪽 아랫동네 수영장 가면 뼛속까지 시렸던 기억이 있네요... ^^
발톱까기가 힘들다면...ㅎㅎ, 뒷모습...이런 제목의 사진책이 있었습니다. 몽땅 뒷모습만 찍어놔서...좋았습니다. ㅎㅎ. 담이가 이제 제법 청년티가 날려고 하네요.
조금만 기다리시면 자유자재의 발톱깎기 자세를 보여드리겠습니다. 지난 주부터 런닝머신 무쟈게 타고 있습니다... ㅎㅎ
날이 갈수록 아이는 날래지고, 아빠는 아이 따라가기 바쁘게 될 터인데... 가볍게 자주 다니다보면 어느새 내 몸도 가볍게 느껴지고 아이와 같이 갈 수 있게 되겠지요...^^ // 감벌(X), 간벌(間伐)(O)
아이 따라가기 바빠질 때쯤이면 당분간 각자 놀아야 할 시기 아닌가요...? ㅎㅎ 교정도 감사하고요...^^
언제부턴가 산에 오른다 보다는 산에 든다는 말이 익숙해졌습니다. 등산과 입산의 차이가 뭐겠냐만 한결 가벼운것만은 확실합니다. ^^ 올해 딸아이가 5살인데 이 아이가 2살때 등에 업고 칠선계곡 두지동을 갔었고 3살때 노고단을 갔었는데 올해 5살나이에 직접 걸어서 보리암을 올랐습니다. 마을버스로 정상가까이에서 걸은 1킬로 남짓 거리였지만 뿌듯하더군요. 함께 자주 산책을 한 덕분이라고 자찬을 했드랫습니다.
제가 지금 담이와 하고 싶은 정도가 딱 그만큼이 아닐까 싶네요... 내년에 걷기캠핑 하면 사진도 올리고 하겠습니다....^^
그냥 웃음짓다 갑니다. 산은 역시나 사람을 달라지게 합니다. 여러가지로 말입니다.
뭔가 의미심장한 이 어구들은 뭐라 말인지? 별 볼일 없던 눔이 산 다니니까 좀 호전된다 뭐 이런 말처럼 들립니다... 자격지심인가... ㅋㅋ
산.... 산.... 산....담이네님하구 달걍과 함께 병에 山 이라고 써있는 병안에 든 거시기 함 마시고 잡습니다. ㅎㅎㅎ
산 따라 오면 "산" 써 있는 거 하고, 달걀하고, 덤으로 커피도 한잔 쏩니다...^^
날씨가 화창하게 좋은 날이네요. 올 겨울 혼마를 불가마로 만드시면 뱃살도 좀 줄지않을까요... 캠핑을 너무 쉽게 하시면서 게을러지신듯 ... 베스티블은 사용 잘 했습니다. 어메니티 들어가니 공간이 없더군요...^^
예전에 열심히 나무 할 때도 뱃살 빼기는 녹록치 않더군요... 그래도 빼야 할 단계에 와 있는 것만은 맞습니다....^^
예전에 짬밥묵을때 자주 갔던곳인데...제가 초,중,고딩,군딩생활을 석관동,,장위동,불암산에서 했네여~~수락산...마이 댕겼던곳인데도..기억이 가물가물~~암튼 반갑네요..^^
서울 북쪽 동네에서 사셨군요.... 한번 살아본 동네라서 저도 정이 많이 가느 곳입니다...^^
허허... 산에다니는 기본자세가... 산에 청바지 입고 가시마시라니깐.. 담이 방학하기만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산에 가려고 했던 게 아니라니까요... 서울 나들이 왔다가 걍 간 거지... 슬리퍼 안 끌고 간 걸 다행으로 아세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