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사를 찾은 이스라엘의 왕 여호람(요람)에게 엘리사가 반응한 “내가 당신과 무슨 상관이 있나이까?”라는 말은 이스라엘의 여호람(요람) 왕을 향한 냉소적인 반응입니다. 엘리사는 여호람(요람)의 부모인 아합과 이세벨이 바알 신과 아세라 신을 섬겼던 것을 빗대어 당신도 그 신들에게 찾아가 보라고 이야기한 것입니다. 아합과 이세벨, 그리고 그 뒤를 이어 이스라엘의 왕이 되었던 아합의 아들이자, 여호람(요람)의 형인 아하시야도 우상을 섬기면서 하나님을 멀리했었습니다. 여호람(요람)은 아합처럼 극악하지는 않았고, 바알의 주상(鑄像)을 없애기는 했지만, 여전히 하나님만을 온전히 제대로 섬기지는 않으면서 악을 행하고 있었기에, 난관에 봉착하자 자신에게 찾아온 것을 반갑게 여기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러나 여호람(요람)은 “그렇지 아니하니이다”라고 말하며, 하나님의 선지자가 아닌 다른 우상들에게 가는 것은 안 될 일이라고 말한 것입니다. 그러면서 지금 전쟁을 위해 떠난 군사들과 가축들이 먹을 물이 없어 어려움을 겪게 된 상황에 대해 하나님의 진노로 말미암은 것이라고 말한 것입니다. 여호람(요람)이 이렇게 말한 것은 하나님의 신뢰해서라기보다는 엘리사가 하나님을 섬기는 선지자라면 해결해 주면 좋겠다는 의미에서 한 말이라 여겨집니다.
엘리사가 여호람(요람)의 요청에 대해서는 매우 냉소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뜻을 묻게 된 것은 남왕국 유다의 왕인 여호사밧 때문이었습니다(14절). 여호사밧은 하나님을 잘 섬기면서 바른 일을 많이 행한 왕이었습니다. 물론 여호사밧이 북왕국 이스라엘과 화친(和親) 정책을 유지하고, 하나님을 거역하고 악행을 행하는 아합이나 아하시야, 여호람(요람) 등과 동맹을 맺은 것은 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상을 타파하고, 하나님의 말씀을 유다 백성에게 가르치도록 하는 바른 일들을 많이 행했기에 하나님께서는 엘리사를 통해 하나님의 뜻을 알려주신 것입니다.
엘리사는 이스라엘, 유다, 에돔 왕들에게 거문고 탈 자를 데려오게 하여 거문고를 타게 하였는데, 그때에 하나님의 손이 엘리사에게 임하여 말씀하십니다(15절). 엘리사는 하나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골짜기에 개천(웅덩이)을 많이 파라고 전합니다(16절). 거문고를 타게 한 것은 아마도 하나님을 찬양하는 것이었으리라 여겨집니다. 하나님은 엘리사를 통해 바람도 불거나 비가 오는 것을 보지 못하였음에도 그 골짜기에 물이 가득하게 되어 가축과 짐승이 마실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17절). 20절에 기록한 것처럼 에돔 쪽에서부터 물이 흘러와 가득하게 됨을 예고하신 것입니다. 이스라엘과 유다와 에돔의 군사들이 머무는 골짜기에는 비가 오지 않았어도 어디선가 비가 내려 그 물이 흘러서 그 골짜기까지 온 것이리라 생각합니다. 하나님께서 말씀하신대로 물의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었습니다. 그리고 엘리사는 모압 사람들도 이스라엘과 유다와 에돔의 연합군에게 넘기실 것이라는 하나님의 말씀도 전합니다(18절). 그러면서 모압의 모든 성읍을 치고, 그곳의 좋은 나무를 베고, 모든 샘을 메우고, 좋은 밭에 돌을 던져 척박하게 만들라고 말씀합니다(19절). 단순히 모압을 정복하는 정도가 아니라, 모압에 필요한 공급과 생산이 손상당하게 한 것입니다. 그 당시 어떤 나라나 지역을 점령하면 좋은 나무와 좋은 밭과 샘 등을 잘 보존하여 그것을 전리품으로 얻거나 이득을 얻으려는 것이 일반적인데, 그러한 것들을 취득하지 못하게 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모압을 쳐서 승리하게는 하시겠지만, 얻을 이익은 그다지 많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유다의 왕인 여호사밧을 생각하셔서 전쟁에 승리를 주시겠지만, 이 전쟁에서의 이득을 얻게 하는 것에 대해서는 하나님께서 허락하시지 않으신다는 것처럼 보입니다.
이러한 때에 모압의 왕과 백성은 이스라엘과 유다와 에돔의 연합군이 쳐들어오고 있음을 듣고 싸울 준비를 갖춥니다(21절). 그런데 이스라엘과 유다와 에돔 연합군이 진치고 있는 지역을 아침 일찍 바라보니 그 골짜기에 물이 가득한데, 아침 햇빛에 반사되어 물이 붉게 보이는 것을 보고 그 연합군에 내분(內紛)이 생겨 서로 싸워서 흘린 피가 흥건한 것으로 착각합니다(22절, 23절). 에돔 땅의 흙이 붉은 편이어서 골짜기의 물이 약간 붉은 색을 띄고 있는데다가 아침의 붉은 햇살이 반사되어 그렇게 보였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모압 왕은 그 틈을 타서 공격하기로 하고 진격했는데, 오히려 참혹한 패배를 당하고 맙니다(24절, 25절). 하나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모압에 있는 성읍들의 샘들과 나무들과 밭들을 황폐하게 만듭니다(25절). 모압의 수도인 길하레셋(Kir hareseth)만 남긴 채 모압의 다른 성읍들은 결국 모두 황폐하게 패하고 맙니다. 이러한 상황에 당황한 모압의 왕은 정예 군사들을 데리고 에돔 왕을 치려고 했지만, 그 계획 역시 실패하고 맙니다(26절). 이스라엘과 유다에게 협조한 에돔의 왕을 치려고 했던 모양입니다. 이러한 상황에 이르자 모압 왕은 자기를 이어 왕에 될 맏아들을 모압의 신 그모스(Chemosh)에게 불태워 드리는 극단의 행동을 하게 됩니다(27절). 아마 긴박하고 절실한 상황에서 그들의 신 그모스에게 간구하는 최후의 몸부림을 하였을 것입니다.
그런데 마지막 부분은 좀 의아한 내용입니다. 모압의 왕이 자기의 신에게 자기의 맏아들을 번제로 드렸는데, 이스라엘에게 크게 격노함이 임하여 그들이 각기 고국으로 돌아갔다는 내용입니다(27절). 공동번역은 이 부분을 “그러자 무서운 신의 진노가 이스라엘 군에 내려, 이스라엘 군은 진을 거두고 본국으로 돌아갔다”라고 번역했고, 새번역 성경은 “이것을 본 이스라엘 사람들은 크게 당황하여, 그곳을 버리고 고국으로 돌아갔다”고 번역하고 있습니다. 공동번역의 번역처럼 “무서운 신의 진노”가 그모스 신의 진노라고 보기에는 마치 모압의 신인 그모스 신이 큰 능력을 행한 것처럼 오해할 수 있는데, 아마 신의 진노가 그모스 신의 진노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새번역 성경의 번역처럼 모압의 왕이 자기의 맏아들을 그모스 신에게 제물로 드릴 정도로 결의(決意)를 다져서 모압의 백성과 군사들이 의기투합(意氣投合)하는 분위기에 당황하고 두려워한 것으로 보는 것이 더 나을 것 같습니다. 아무튼 이스라엘과 유다와 에돔의 연합군이 모압을 친 이 전쟁에서 승리는 하였지만, 큰 실익(實益)은 취하지 못하고 어느 정도 응징(膺懲)하는 것으로 끝난 것으로 보입니다. 하나님께서 모압의 성읍들에서 아무것도 취할 수 없을 정도로 나무들과 샘들과 밭들을 황폐하게 만들라고 하신 것처럼, 전쟁에서도 승리하긴 했지만 큰 이익은 얻지 못한 전쟁으로 끝난 것으로 보입니다.
전쟁을 시작할 때부터 모압이 이스라엘을 배반하자, 이스라엘의 여호람(요람) 왕은 하나님께 묻지 않고 자기의 생각에 따라 이스라엘과 연합하여 모압을 치려고 하였습니다. 먼저 하나님께 묻고 모압을 칠지 말지를 결정했어야 했는데, 순전히 그 당시의 정세(政勢)나 상황만 보고 결정하여 행했던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도 이러한 실수를 자주 범합니다. 먼저 하나님께 묻기보다는 자기가 먼저 고민하면서 생각하고, 이러저러한 상황을 고려하며 무엇이 좋을 것인지를 판단한 후에 하나님께는 자기가 결정한 것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기도하는 것이 일반적인 모습입니다. 그러나 자기의 생각을 정리하고 결정하기 전에 먼저 하나님께 아뢰고 물어야 합니다. 먼저 하나님 앞에 나아가 하나님의 뜻을 구해야 합니다. 자기가 생각하여 결정한 후에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하면서 마치 하나님의 뜻을 행하는 것인 양 착각해서는 안 됩니다. 그렇게 할 땐 그 모든 상황에 끝날 때도 아무런 결실을 보지 못하게 될 때도 있을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먼저 하나님께 아뢰고 물어야 합니다. 먼저 하나님의 뜻을 구해야 합니다. 지금 내 앞에 있는 상황, 문제, 미래를 위해 먼저 하나님께 기도해야 합니다.
(안창국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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