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교리 상식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묵주기도란 무엇이고, 왜 중요하고, 언제 해야 하나요?
묵주기도란 무엇인가요?
묵주기도 성월인 10월을 맞아 오늘은 묵주기도에 대해 나눠보고자 합니다. 가장 널리 알려진 기도 중 하나인 묵주기도를 어떤 마음으로 바쳐야 할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묵주기도는 장미밭이란 의미의 라틴어(Rosarium)에서 그 명칭이 유래했는데, 중국에서는 서양 꽃인 장미를 매괴라 불렀기에 과거 우리나라에서도 묵주기도를 매괴신공(매괴경)이라고도 불렀습니다. 오늘날에는 원어 그대로 로사리오(Rosario, 장미 화관) 내지는 묵주기도라는 명칭을 주로 사용합니다.
기도의 형태로 본다면 성모송의 주된 반복으로 이루어지는 소리 기도이나, 성모송은 기도를 바치는 이들로 하여금 4개의 신비(환희, 빛, 고통, 영광) 안에서 끊임없이 그리스도의 생애를 묵상하도록 초대합니다.(<가톨릭교회 교리서> 2708항 참조) 이 성모송은 두 가지로 이루어진 기도인데, 성부의 구원경륜(救援經綸) 안에서 이스라엘의 한 작은 소녀였던 마리아의 응답으로 강생하신 말씀의 육화 사건이 전반부이며, 거룩하신 어머니 마리아께 드리는 교회의 간구가 후반부입니다. 그리하여 복자 바오로 6세 교황님께서는 묵주기도를 “요약된 복음서”(<마리아 공경> 42항)라고 부르셨습니다.
묵주기도는 왜 중요하나요?
성인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께서는 지난 2002년부터 2003년까지를 묵주기도의 해로 선포하는 교서에서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단순하지만 심오한 이 (묵주)기도는 커다란 효과를 지닌 기도로서 우리 모든 그리스도인들의 신앙 여정에 매우 잘 어울립니다.”(<동정 마리아의 묵주기도> 1항) 왜냐하면 묵주기도는 우리의 마음 꽃 한 송이씩을 묵주알에 엮어 성모님과 그 아드님 예수님께 드리는 기도의 꽃다발과 같은 기도이므로, 묵주기도야말로 우리도 성모님처럼 성모님의 마음으로 그리스도의 빛나는 얼굴을 바라볼 수 있는 묵상기도이자 관상기도이기 때문입니다.(<가톨릭교회 교리서> 2679항; <어머니 공경> 2항, 46항; <동정 마리아의 묵주기도> 12항, 16항)
묵주기도는 언제 해야 하나요?
“성경 구절은 거의 못 외우지만 묵주기도에 매달리며 병든 아이를 간호하는 어머니들의 강인한 믿음을 저는 생각합니다. 또한 성모 마리아의 도움을 간구하는 누추한 집 안에 켜진 촛불에서 퍼져 나가는 큰 희망을 생각해 봅니다.”(<복음의 기쁨> 125항)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고백처럼, 묵주기도는 소중한 사랑을 지키고자 애달파하는 어머니의 절절한 버팀목이요, 간절한 구원을 찾아 헤매는 모든 이들의 길잡이가 될 희망의 노래와 같습니다. 언제 어디서든 묵주가 없다면 손가락으로 대신해도 될 만큼 간편하고 깊이가 있으며, 단순하며 심오한 이 기도는 무엇보다 나 혼자가 아닌 성모님과 함께 그분의 마음으로 예수님께 다가갈 수 있는 기도이기 때문이지요. 인류의 삶을 이루는 모든 사건에서부터 나와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겪는 모든 일상까지도 묵주 알에 꾹꾹 눌러 담아 한 단 한 단 바칠 수 있는 “인생의 맥박”(<동정 마리아의 묵주기도> 2항)과 같은 묵주기도는 기회 있을 때마다 자주 바치도록 권장됩니다. 요한 바오로 2세 성인께서도 “저는 기쁠 때나 슬플 때나 언제나 묵주기도를 바쳐왔습니다. 저의 모든 근심을 묵주기도에 의탁하였으며, 그 안에서 언제나 커다란 위안을 얻었습니다.”(같은 글, 2항) 라며 수시로 이 기도를 바칠 것을 강조하셨습니다.
* 이번 달 교리묻고답하기는 문재현 바오로 신부님(성내동 부주임)께서 집필해 주셨습니다.
[2023년 10월 15일(가해) 연중 제28주일 서울주보 6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