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에 돈까지 뜯긴 故이영승 교사, 사망 2년 만에 순직 인정
김명일 기자
입력 2023.10.20. 10:38
업데이트 2023.10.20. 10:57
2021년 12월 극단 선택을 한 경기 의정부 호원초 교사 이영승(당시 25세)씨. /MBC
학부모들의 악성 민원에 시달리다 극단적인 선택을 한 고(故) 이영승 교사가 사망 2년 만에 순직 인정을 받았다.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은 20일 페이스북을 통해 인사혁신처가 이영승 교사의 사망에 대해 순직 인정을 했다고 밝히며 “경기도교육청은 이런 비극적인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인사혁신처는 지난 18일 공무원재해보상심의회를 열어 이영승 교사의 순직 인정 여부를 논의한 바 있다.
이영승 교사는 경기 의정부 호원초등학교에서 근무하다 지난 2021년 12월(당시 25세) 극단적 선택을 했다. 해당 학교에서는 이영승 교사를 포함한 두 명의 교사가 6개월 사이 잇따라 극단적 선택을 했지만 학교 측은 교육청에 ‘개인 사유에 의한 추락 사고’라고 보고했었다.
이영승 교사는 학부모 3명으로부터 악성 민원을 받아왔다. 특히 2016년 수업 중 한 학생이 페트병 자르기를 하다 손을 다쳐 해당 학생 학부모로부터 시달려 왔다. 이영승 교사는 해당 사고 이듬해 휴직하고 군입대를 했지만, 학부모의 보상 요구는 계속됐다.
수업 중 사고가 발생하면 원칙적으로 학교 안전 공제회가 보상금을 지급하게 되어있다. 해당 학부모는 공제회에서 보상금을 지급 받고도, 이영승 교사에게 추가 보상을 요구했다. 학교 행정당국에서도 이영승 교사에게 보상을 종용했다고 한다. 결국 당시 200만원 정도의 월급을 받던 이영승 교사는 2019년 4월부터 매달 50만원씩 총 400만원을 해당 학부모에게 보냈다.
또 다른 학부모는 자녀의 장기 결석과 관련해 2021년 3월부터 12월 이영승 교사의 사망 당일까지 메시지 394건을 주고받으며 ‘문자폭탄’ 민원을 제기했다. 이 학부모는 이 교사가 숨진 이후 사망 사실을 확인하러 학교와 장례식장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은 “(이 교사의 사망을) 학부모들의 지속적인 민원으로 인한 업무상 재해로 인정해준 공무원재해보상심의회의 결정에 감사드린다”며 “경기도교육청은 이런 비극적인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다. 학교현장에서 국가의 책무를 다하시는 선생님들의 어려움을 외면하지 않고, 선생님 홀로 모든 일을 감당하시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
김명일 기자
김명일 기자
기사 전체보기
뉴스레터
관련 기사
‘의정부 교사 사건’ 학부모 회사에 근조화환...학생 학교엔 “악녀 자식” 대자보
숨진 의정부 교사, 매달 민원 학부모에 50만원 보냈다
매달 50만원 뜯어간 학부모, 숨진 교사에 받은 돈 더 있었다
많이 본 뉴스
“미안하고 고마웠어 럭키야” 눈물로 떠나보낸 경찰 폭발물 탐지견
“미안하고 고마웠어 럭키야” 눈물로 떠나보낸 경찰 폭발물 탐지견
“외국인 친구, 강남 미용실서 101만원 결제” 네티즌 와글와글
“외국인 친구, 강남 미용실서 101만원 결제” 네티즌 와글와글
이재명 "텔레그램 보낸 대로"… <br> 수차례 거부에도 위증 요청
이재명 "텔레그램 보낸 대로"…
수차례 거부에도 위증 요청
100자평4
도움말삭제기준
100자평을 입력해주세요.
찬성순반대순관심순최신순
sookmek
2023.10.20 11:07:35
이영승교사 참 훌륭한 분 당시 교장 교감 엄벌에
답글작성
11
0
사람이최고
2023.10.20 11:19:03
가해자는 물론 관리를 소홀히한 교장, 교감 등을 처벌해야 한다.
답글작성
6
0
YAWT
2023.10.20 11:11:32
누가 착하기만 하면 좋아하나? 그건 하나님 부처님 처럼 도?M는 종교인들의 입에 발린 상투적인 말이다. 죽어서 천국? 다 소용없다. 살아서 행복하라. 그러려면 법대로 살고 양심을 버리라. 당신 착하기만 하고 고통만 받고 너무 안타깝다. 이기적이되라. 더구나 저런 못된 학부모들은 법대로 철저히 이기적이되라. 안타까운 마음에 이글 적는다. R.I.P
답글작성
4
0
노예의 길
2023.10.20 11:24:11
이영승 교사를 애도하며, 그의 죽음이 업무상 재해로 인정되었으니, 악의적으로 괴롭혀 죽음에 이르게 하였고, 비열하게도 금전까지 착취한 추악한 그 학부모를 관련 기관이 형사 고발의무를 다하길 바란다.
답글작성
2
0
많이 본 뉴스
1
“與가 살 길은, 文에 실망해 尹 찍은 ‘유권자 연합군’ 복원”
2
탐지도 못하면서…北, 美전략폭격기 B-52 착륙에 “첫 소멸 대상”
3
與 위기론 확산 속...부인할수록 더 커지는 ‘김한길 역할론’
4
소나무 몇 그루뿐이던 70년 전 청와대… 이승만이 심은 나무는 숲이 됐다
5
“쌀알 두 개 양으로 사람 죽이는 펜타닐, 한국도 곧 위기 닥친다”
6
“외국인 친구, 강남 미용실서 101만원 결제” 네티즌 와글와글
7
이재명 "텔레그램 보낸 대로"…
수차례 거부에도 위증 요청
8
故 최종길 서울대 교수 50주기...‘中情 출신’ 동생이 추모한 형의 마지막 길
9
美 해군, 홍해서 예멘반군 미사일 격추… “이스라엘 겨냥 의심”
10
英 국방부 부장관 “尹 국빈 방문, 140년 한영관계에 경이적인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