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열이 나면 부모는 다급해진다. 그것도 한밤중에 닥치게 되면 허둥대기 마련이다. 아이를 키우는 대부분의 부모들이 겪는 소아 응급상황에 대한 대처 요령을 양산 부산대 어린이병원 소아과 전문의들을 통해 알아본다.
· 열이 날 때
신생아의 정상 체온은 36.5도에서 37도 사이다. 이 범위를 벗어나서 36도 이하이거나 38도를 넘어서면 이상이 있다고 판단하면 된다.
영유아의 경우 체온이 우선적인 판단 기준이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연령이다. 3개월 미만인 아이가 열이 나면 폐렴 백일해 등 급성 또는 중증 감염질환에 걸렸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3개월 미만인 영아는 열이 나면 곧장 병원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하지만 3개월 이상된 아이가 열이 있을 때는 먼저 해열제를 먹은 뒤 두 시간 이상 지나도 열이 내리지 않을 때 병원을 찾는다.
아이가 열이 나면 옷을 벗겨줄 것인지 아니면 따뜻하게 해 줄 것인지, 찬물로 몸을 닦아줄 것인지 따뜻한 물로 할 것인지를 몰라 우왕좌왕하는 경우가 많다. 열이 나면 일단 옷을 벗기고 미지근한 물로 몸을 닦아준다. 차가운 물은 혈관이 수축돼 체온이 오히려 급격하게 오를 수 있다. 열을 떨어뜨리기 위해 알코올을 사용하는 것은 좋지 않다. 알코올이 피부를 타고 몸에 흡수돼 중독현상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예방접종을 한 지 48시간이 지나지 않았을 때는 전반적인 컨디션이 평소와 다르지 않다면 물로 몸을 닦아준 후 경과를 지켜본다.
의식 없으면 약, 물 먹여선 안돼 3개월 이상은 해열제 처방부터 경련 5분 이상 지속땐 응급실로
· 장 중첩증
흔히 장이 꼬였다고 하는 질환이다. 상부 장이 하부 장 속으로 망원경처럼 말려 들어감으로써 극심한 복통이 유발된다. 3개월에서 6세 사이에 잘 발생하는 장 폐쇄의 가장 흔한 원인이다. 통증과 장 폐쇄뿐만 아니라 시간이 지나면서 장 괴사 및 패혈증, 쇼크로 진행할 수 있기 때문에 증상이 의심되면 빨리 병원을 찾아야 하는 응급 질환이다.
증상은 잘 놀던 아이가 얼마간 시간 간격을 두고 심하게 보채거나 복통 증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복통과 함께 구토가 동반될 수 있고 끈적끈적한 점액성 혈변을 보일 수 있다. 보채지 않을 때 배를 만져보면 소시지 같은 덩어리가 만져지기도 한다. 대부분 원인을 알 수 없는데 위장관 감염 등으로 인해 림프조직이 부어서 유발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2~8%에서는 용종이나 혈관종 등 구조적인 원인 질환이 발견될 수 있다.
초음파를 이용하거나 항문 쪽으로 바륨 관장을 실시해 정확한 진단을 내린다. 꼬인 장을 풀기 위해 항문으로 공기, 물, 바륨 등을 주입하는 방법으로 압력을 이용해 말려 들어간 장을 밀어내는 시술을 한다. 대개 70~90%가량 성공률을 보인다. 하지만 증상이 발생한 지 24~48시간 이상 경과하였거나, 괴사로 인해 장에 구멍이 났거나 심한 탈수, 쇼크 상태에서는 개복 수술을 시행하게 된다.
장 중첩증의 재발률은 10% 미만이다.
· 경기가 날 때
아이들이 갑작스러운 자극에 팔다리를 떨며 놀라는 것을 흔히 '경기'라고 한다. 단순히 놀라는 경기도 있지만 고열과 경련을 동반하는 열성 경련인 경우는 주의해야 한다. 열성 경련은 대부분이 2~3분 이내에 멈춘다. 그 정도의 경련은 아이에게 심각한 부담을 주지는 않는다. 이때는 경련을 멈추기 위한 특별한 조치가 필요하지는 않다.
다만 아기가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호흡을 자유롭게 하지 못해 호흡 근육에 강직이 올 수 있기 때문에 옷을 느슨하게 풀어주는 것이 좋다. 또 입안에 분비물이 증가하고, 간혹 토할 경우 구토물이 기도를 막을 수 있다. 이런 경우에 고개를 옆으로 돌려주어 입 안의 내용물이 밖으로 흘러나올 수 있도록 도와준다.
간혹 경련 중에 이로 혀를 물어 상처와 출혈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나무젓가락 같은 부드러운 막대기를 치아 사이에 가볍게 물려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입안에 수건과 같은 부피가 큰 물건을 쑤셔 넣으면 질식 위험이 있으며 너무 작은 물건을 사용하면 기도로 넘어갈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열성경련이 있을 때는 물이나 기응환과 같은 약도 안 된다.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는 물이나 약이 기도로 잘못 들어가 흡입성 폐렴을 일으킬 수 있다.
경련을 중단시킬 수 있는 방법은 약물치료가 유일하다. 5분 이상 경련이 지속되면 응급실로 빨리 옮기는 것이 최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