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은 절대 사람을 기다려 주지 않는다◀
( 詩庭 박 태훈 )
자정이 넘었네요
봄 비가 주룩주룩 많이도 내리고 있습니다.
옛날 생각에 잠을 잊었습니다.
세월은 절대 기다려 주지 않습니다.
잘알고 있는 말이지만 새롭다는 생각이 듭니다.
몇 년 전 지리산 등반을 하고 하산 길에
갑자기 소나기를 만나 일행 셋 이
피 아 골 산골에서 비를 피한 적이 있었습니다.
두 노인 부부가 살고 있었는데
비가 꽤 오래 내려 한참 머물렀습니다.
할머니가 술상을 우리 일행에게 차려 주셨지요
산골에는 대접 할 것이 없어요
드셔 보세요 할머니께서 술 상을 권하십니다.
우리 영감 님이 약초를 캐와서 담가 놓은 술이요
마침 목도 마르고 시장기도 드는 참이라
우리들은 단숨에 술을 마셨습니다.
술 맛이 꿀맛이라고
정말 목마를 때 마시는 술 맛은 꿀 맛입니다.
비가 그쳐 할머니께 수고 값을 드렸더니
정 없이 무슨 일이냐고 안 받으십니다.
정 없이 무슨 일이냐고- 정 없이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인사를 하고
다음에 꼭 선물을 하 리라고 맘먹고 할머니 집을 나왔습니다.
그리고 지난 여름 휴가 때 그 계곡을 찾아 갔습니다.
그런데 산골 그 할아버지 집엔
잡초만 무성했고 쓰러져 가는 빈집이 되어 있었습니다.
이사를 가셨나 행여 돌아가셨나
돌아서는 발길이 서운함으로 가득 했습니다.
산 아래 식당에서 식사를 하면서
피 아 골 계곡의 할아버지 소식을 물었더니
그 영감 님 내외 한 재작년에 돌아 가셨지요
세월은 사람을 절대 기다려 주지 않습니다.
그 생각에 오늘 밤 잠이 안 오는 모양 입니다.
봄을 재촉하는 봄 비에 밤은 더 깊어 갑니다.
사람에게 묻는다.
우리 왜 살고 있지? 대답은~
"세월 따라 가느라고 살고 있는거야
세월은 절대 사람을 기다려 주지 않는다.
세월은 절대 절대 사람들을 기다려 주지 않는다.
가는 세월을 그 누가 잡을 수가 있다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