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독일월드컵은 사상 유례없이 이른 시점에 예선무대가 벌어져 2004년 지구촌축구계에는 월드컵 열기가 빠르게 확산될 전망이다. 2002월드컵이 끝난 지 1년여 만인 지난해 가을부터 이미 아시아와 남미 지역이 2006월드컵을 향한 첫걸음을 뗐고 올해는 다른 대륙들도 일제히 지역예선에 돌입한다. 더욱이 올해는 국제축구연맹(FIFA)이 창립 100주년이 되는 해로, 새로운 100년의 축구역사를 장식하게 될 독일월드컵을 위해 2004년부터 지구촌에 몰아닥칠 축구전쟁은 어느 때보다 치열할 전망이다.
◇축구전쟁은 시작됐다
1차예선을 끝낸 아시아는 다음달 18일부터 8개조로 편성된 32개국이 조별리그를 통해 2차예선에 들어간다. 한국은 레바논, 베트남, 몰디브와 최종예선 진출을 가린다. 각 조 1위가 출전하는 최종예선에서는 8개팀이 2개조로 나뉘어 열전을 벌여 상위 네팀이 본선에 직행하고 5위팀은 북중미 지역 4위팀과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남미는 10개국이 풀리그를 치러 상위 4개팀이 본선에 나간다. 월드컵 경기방식 변경으로 전 대회 우승팀인 브라질은 사상 처음 본선 자동출전권을 받지 못하고 예선에 참가한다. 지난해 9월부터 팀별로 4경기를 치른 가운데 파라과이, 아르헨티나, 브라질, 우루과이순으로 상위랭킹을 차지하고 있다.
유럽은 오는 6월 포르투갈에서 열리는 유로2004(유럽축구선수권대회)를 마치고 9월부터 51개팀이 8개조로 나뉘어 13장이 걸린 본선티켓 싸움에 돌입한다. 지난해 10월 1차예선을 끝낸 아프리카는 6월 최종예선에 돌입하고, 북중미 지역은 다음달 18일부터 1차예선을 시작으로 내년 10월까지 2차예선과 최종예선을 치른다. 0.5장의 오세아니아 지역도 3월부터 예선에 들어간다.
◇시선 집중, 시련 속의 도전
74·78대회에서 잇따라 준우승했던 ‘오렌지군단’ 네덜란드는 매번 우승 후보로 거론됐지만 월드컵 성적은 명성에 걸맞지 못했다. 74월드컵에서 개최국인 서독에 밀려 아깝게 준우승했지만 요한 크루이프를 앞세워 ‘토털 사커’ 돌풍을 일으켰기에 32년 만에 독일 땅에서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도전에 나선다. 최근에는 거스 히딩크 감독의 지휘 아래 98프랑스월드컵에서 4강에 올랐지만 2002월드컵 때는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그러나 강호 체코, 루마니아, 핀란드 등과 1조에 편성돼 8년 만의 본선행을 위해 힘겨운 싸움이 예상된다.
74월드컵에서 단 한번 본선무대를 밟았던 호주도 독일과의 인연을 내세운다. 호주는 오세아니아에 배정된 0.5장의 특수성 때문에 다른 지역 국가와의 플레이오프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94월드컵 플레이오프에서 아르헨티나, 98년 이란, 2002년은 우루과이에 석패하며 본선 문턱에서 좌절했다.
한편 ‘축구종가’ 잉글랜드가 유럽 예선에서 영국에 속해 있는 웨일스, 북아일랜드와 함께 5조에 편성돼 자존심 싸움을 벌이는 것도 관심을 집중시키는 무대다.
◇수치로 본 2006월드컵 지역예선
FIFA 회원국 중 2002월드컵까지 17회 대회를 치르며 본선에 진출한 나라는 69개국에 한정된다. 이번 대회도 예선에 참가한 197개국이 31장의 본선티켓을 놓고 경쟁한다. 수치상으로는 대략 6.4대1의 경쟁률. 2002월드컵까지 다섯 차례 우승을 차지한 브라질은 그 명성에 걸맞게 지금까지 한번도 빠지지 않고 대회 본선에 개근했다. 세 차례 우승한 독일과 이탈리아는 15번 출전했다. 2006월드컵 개최국인 독일은 차기 대회 자동출전권을 확보해 14연속 진출을 확정했다. 54스위스 월드컵에서 처음 본선에 진출했던 한국은 86월드컵부터 6연속 본선 진출에 도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