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인류가 만들어 낸 게임 중에 가장 오묘한 전략게임은 바둑과 체스라고 한다.
바둑은 동양을 대변하고 체스는 서양을 상징하는 보드게임이다.
그런데 벌써 10년도 더 되었지만 1997년 인간과 컴퓨터의 체스 대결에서
당시 미국의 슈퍼컴퓨터 딥블루가 체스 세계 챔피언 러시아의 게리 파스파로프를 불과 12수 남짓만에 꺾어 세계를 경악케 하였다.
파스파로프는 6십억 인류를 대표하는 체스마스터이고 딥블루는 초당 2억개의 행마를 탐색하는 말그대로 인류사상 초유의 컴퓨터였다.
인간에 대한 컴퓨터의 승리를 말해주는 이 사건은
앞으로 기계가 인간을 지배할 수도 있다는 인공지능의 탄생에 보다 한발 성큼 다가선 것이 아니냐 하는
희망과 우려섞인 기대심리를 낳게 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아직 컴퓨터가 바둑을 정복했다는 이야기는 들려 오지 않는다.
이를 두고 항간에서는 바둑이 체스보다 한수 높은 게임이어서 그렇다는 둥,
여러가지 말들이 나돈다.
바둑계의 말은 컴퓨터가 바둑의 기성을 이기려면
적어도 인간과 같은 대국적 직관의 분석능력을 갖춘 고도의 지능을 갖추었을때 만이 바둑을 상대할 수 있다고 말한다.
단순히 체스와 같이 계산을 누가 빨리 오차없이 잘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엇갈리는 것과는 다르다고 주장한다.
즉, 바둑의 알고리즘을 아는 컴퓨터의 출현이 있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더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다.
아니 바둑 정복은 미래에도 불확실하다고 입을 모으기도 한다.
그러나 체스계의 말은 다르다.
바둑이 아직 컴퓨터에 의해 정복되지 않는 것은 바둑이 복잡해서가 아니라 그 프로그램 개발이 너무 뒤쳐졌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에 비해 체스는 구미각국에서 수십년 전부터 세계적 체스마스터들에 의해서 엄청난 프로그램 개발이 이루어져 왔기 때문에
결국 컴퓨터가 인간을 누르는 일이 가능해다는 것인데,
거기에 비하면 바둑은 지금도 극히 초보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것이다.
또 바둑의 기보 해설서는 기껏 350 여권 남짓인데 비해,
체스는 무려 전세계적으로 1만 2천여권이 있을 정도로 방대하다는 것도 그들의 논리를 어느 정도 뒷받침한다.
바둑계와 체스계의 논쟁은 꽤 민감한 부분이다. 앞으로의 추이를 지켜볼 일이다.
그러나 우리나라가 동양권이라 그런지는 몰라도 아무래도 바둑의 주장이 더 가슴에 닿는다.
바둑은 직관(直觀)을 중시한다.
즉, 바둑의 게임적 특성은 361개 점선의 전체 반상에서 벌어지는 바둑돌 한 수의 차로 곧바로 승패가 결정 되지는 않는다는 사실에 있다.
또 바둑은 체스와 달리 한번 놓은 바둑돌, 주춧돌을 다시 움직이지 못하는, 누가 더 넓은 영역으로 견고한 집을 짓는가 나누는 집짓기 게임이다.
그러므로 이는 대국적 견지에서 바라보는 바둑은 그만큼 자유도가 깊다는 뜻이 되겠다.
전체 판세를 감각적 묘와 운용으로 지배할 줄 알아야 한다는 의미이다.
반면 체스는 철저한 계산(計算)이다.
체스는 서양인 특유의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시스템이 낳은 추상전략게임이다.
말 그대로 64칸의 말판위에서 각각 상대방이 32개씩의 말을 가지고, 이동해 가면서 벌이는, 치열한 승부수를 다투는 전쟁게임이다.
그러다 보니 한수 한수가 그야 말로 살 얼음판을 걷듯이 조심스럽다.
즉, 실수로 한수만 삐끗해도 바로 승패로 연결지어 지는데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된다.
따라서 체스맨들은 그야말로 머리가 빠개질 정도의 치밀한 계산을 요한다.
결론을 말한다면 바둑과 체스는 각각 그 게임적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우열을 논할 수는 없다.
다만 인류가 창조해 낸 가장 위대한 게임의 하나라는 공통점은 있다.
물론 많은 게임 중에는 스타크래프트 같은, 이들을 추적해오는 게임이 상당수 있다.
그러나 아직 바둑과 체스를 능가할 수 있는 게임은 없다.
이는 그만큼 바둑과 체스, 두 게임이 인간의 머리로는 미처 다 헤아릴 수 없는 무궁무진한 전략적 깊이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말은 이들 게임이 가진 경우의 수가 대양만큼 넓고 깊어 오묘하다는 뜻이 되겠다.
이 글이 전략보드게임을 좋아하는 게이머들에게 조금이나마 읽을거리가 되었는지 모르겠다.
첫댓글 제목이 자극적이네요.
바둑의 해설서가 체스의 그것에 비해 숫적으로 뒤떨어지는 이유는 더 어렵기 때문이다 라고 주장하면 될 듯 하네요
음... 바둑은 할 줄 모르니까 일단 체스.... 나중에 바둑 할 줄 알게 되면 그때는 달라질 수 있겠지만...
저는 바둑에 한 표
컴퓨터가 아직 못 이기는 이유가 바둑이 더 오묘하고 어려워서 라는 말은 참 웃기네요...경우의 수가 더 많아서 라고 하는게 맞는 표현 일텐데요. 두 개의 게임이 상당히 다른 게임이기는 합니다. 다만 수 싸움이라는 점에서는 공통점이 있군요. 바둑계의 주장을 보면 저 사람들은 컴퓨터와 프로그램에 대해서 완전히 문외한이구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딥블루라는 컴퓨터는 슈퍼 컴퓨터이긴 하지만 인공지능 컴퓨터가 아닙니다. 즉 스스로 판단하고 생각하는 컴퓨터가 아니고 단지 연산을 빠르게 하는 컴퓨터란 말입니다. 중요한건 그 수를 판단해내는 프로그램의 능력에 달려 있죠. 알고리즘 제작자의 게임에 대한 이해도가 어느정도
냐에 따라서 승패가 좌우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프로그램만 가지고 있다면 슈퍼 컴퓨터가 아니어도 되구요. 단지 결과값을 빨리 볼 수 있기 위해서 슈퍼 컴퓨터가 필요한거죠. 아니면 같이 게임하는 사람이 지켜울 테니까요. 집의 컴퓨터로 하면 한 수 두고 밥 먹고 한 수 두고 책 읽고 해야 한다는 겁니다. 슈퍼컴의 알고리즘을 짠 프로그래머는 서양인일테고 당연히 바둑의 룰도 잘 모를겁니다. 안다고 해도 기본 룰만 숙지한 정도 겠죠. 그리고 위의 시합은 정식 시합 룰을 가지고 하는 거라고 알고 있습니다. 즉 시간 제한이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슈퍼컴이 필요한 거죠. 바둑은 수를 더 많이 필요로 하기 때문에 더 많은 처리 능력을
가진 컴퓨터가 필요합니다. 바둑이 체스보다 좀 더 오묘하고 어려운 게임인 거는 사실이지만 그래서 컴이 못 이기는 건 아닙니다. 단지 처리능력이 아직 모자라고 그걸 보완할 만한 알고리즘도 없기 때문이지요. 게다가 바둑 하는 사람들은 바둑 알고리즘을 잘 안짜니까 더더욱 더디겠네요. 언젠가는 나오겠죠. 그리고 기계가 사람을 이기네 뭐네. 직관력을 갖춰야하네 뭐네.....하는 말은 인공지능을 이용한게 아니기 때문에 컴퓨터에 관한 지식이 부족한 일반인들과 기자들의 어불성설입니다. 인공지능으로 이겼다고 말하려면 순수한 학습능력을 지닌 컴퓨터를 가지고 바둑이나 체스를 가르쳐 준 뒤 시합에 내보내서 이기게 해야 합니다.
지금은 그저 컴의 성능과 알고리즘의 효율성을 테스트하기 위한 실험에 불과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겠네요.
장기 한표!
틀리신부분이 있는데.. 바둑이 체스보다 더 많은 계산을 해줘야합니다.. @_@);;;; 직관력..이런것보다 상대가 어떤수로 나오는지에따라서, 자기가 어떤수로 대응을 해야하는가.. 이런 수싸움이죠... 체스도 마찬가지로 수싸움입니다. 더 많은 수를 내다 볼 수 있는 사람이 이길 수 있는거죠...
전 동양게임인 바둑에 한표를 던질게요.
사실 컴퓨터가 이기지 못한 게임이라고 생각했는데, 각기 주장도 일리가 있네요.
그래도 전 동양게임 바둑에 표합니다.
저도 바둑에 한 표요! 이유는 조금 다른데.. 체스는 처음에 모두 배치를 해두고 말이 하나씩 없어지는 '유'에서 '무'로 흐르는 게임이라면 바둑은 허허벌판에 돌이 한점, 한점 모여서 세로운 한 판이 나오는 '무'에서 '유'로 흐르는 게임이거든요. 그래서 매판 창조적인 전략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느낌입니다. 그래서 더욱 깊이가 있는 듯 해요. 바둑에 인생이 담겼다는 말도 있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