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네소르의 표현은 그다지 과장되지 않았다고 봅니다.
저는 책을 영화 보기 한 달 전 쯤에 그 부분까지 읽었는데,
사실 빠르게 읽었는지라 대강의 분위기만 짚고 넘어가는 정도였지만,
데네소르는 맛탱이가 간 녀석이라는 느낌이 책에서부터 있었는걸요.
피핀에게 노래를 부르게 시킨 장면은 있었던 것 같군요.
영화에서는 데네소르에게 그 사루만이 가지고 있던 구슬과 같은 종류의 것이
있다는 건 안 나왔더군요. 제가 아는 바로는, 데네소르는 그 구슬을 통해 사루만의
엄청난 대군을 봤고, 쫄아버렸죠. 그래서 싸울 의지도 없이 미쳐버린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메리가 위치킹을 찌르고 고통스러워하는 부분이 모조리 생략되어 버렸기에,
위치킹이 너무 쉽게 죽었다고 여겨지는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기억에,
에오윈인가 하던 그 사람의 정체가 위치킹을 베어버리는 순간에 밝혀지는 걸로
알고 있었는데, 영화에서는 메리를 말에 태우는 시점에 정체를 미리 드러내더
군요. 위치킹을 베고 "나는 여자거덩"이라고 말할 때의 극적인 느낌이 반감...
왕의 귀환에서 가장 마음에 안 들었던 것은 죽은자의 부대였습니다.
이건 '증원' 수준을 훨씬 넘어섰더군요. 거의 절대무적의 부대... 가뜩이나
숫자로 밀어붙이는 통해 밸런스를 잃어가던 전쟁이 순식간에 엉망이....
책을 통해 봤을 때는 해골 병사 정도라고 생각했는데요.
미나스티리스 전쟁 이후는 영화를 통해 엔딩을 보고자 책을 안 읽었는데...
그 이후 이야기는 모조리 실망스럽습니다. 눈만 번뜩이는 사우론이 불쌍했고,
1만이라던 오크떼는 떼거지로 늘어 아군을 포위하고, 반지를 파괴하자 그들이
서 있는 땅만 무너지고...
시간 제약이 있다보니 원작의 내용을 잘라낸 것 까지는 이해를 하겠지만...
지나치게 의도적으로 스케일을 키우지 않았나 싶기도 합니다.
미나스티리스 앞에 집결한 그 오크떼의 숫자하며, 로한 기마병의 숫자하며.
2편에서 헬름 협곡을 공격하던 오크떼의 숫자도.
모두 영화나 원작상의 '수치'보다 십수배는 뻥튀기 된 듯 보입니다.
초등학교 조회 시간이면 그 좁은 운동장에 3천명의 학우가 줄을 서는데 말입니다.
그래도 멋졌던 건,
엑셀리온의 백색 탑의 화려하기 이를 데 없는 위용이죠.
뉴질랜드 그 촬영 장소에 한 번 실제로 그 도시를 꾸며봤으면 좋겠다는 생각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