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인 최초로 월드시리즈 무대에 섰고 챔피언 반지까지 끼게 된 애리조나 소방수 김병현(22)이 13일 고국땅을 밟는다.
김병현의 국내 매니지먼트를 담당하는 '더 스포츠'의 김경훈 전무는 "김병현은 13일 한국에 도착한다"고 밝혔다.
피닉스의 집을 정리한 뒤 지난 9일부터 LA에서 머물고 있는 김병현은 현지시간으로 12일 오후 LA를 출발, 13일 오후 6시45분 아시아나항공 OZ201편으로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다. 지난 9일 귀국 예정이었던 김병현은 현지에서의 집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부득이 귀국일을 늦췄었다.
지난 9일부터 LA에서 머물고 있는 김병현은 "15일 귀국할 예정이었지만 (박)찬호형과 통화해 봤더니 같은 날짜였다. 같이 들어가면 모양새가 이상할 것같아 날짜를 앞당기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병현은 국내 여러업체에서 CF출연 섭외를 받고 있어 본인의 희망과는 달리 어느해보다 바쁜 겨울을 보낼 것으로 보인다.
김병현은 TV출연이나 광고촬영에 대해서는 "상황을 봐가며 좋은 기회가 생긴다면 부담을 느끼지 않는 선에서 할 생각이다. 내가 처신을 잘해야한다"는 입장이다. 국내의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최고의 애인감으로 꼽힌다는 소식에는 "그런 얘기는 믿지 않는다. 내가 스타라고 생각해본 적은 없다"고 한다.
하지만 김병현의 바람은 국내언론은 물론 팬들의 관심 때문에 바람으로 그칠 공산이 크다. 김병현의 부친 김연수씨는 집으로 폭주하는 전화공세에 시달리고 있고 아들이 전화를 하려해도 끊는 바람에 집에 연락할 방법도 없다.
또 언론은 물론 기업홍보와 마케팅에 관련해서도 김병현 스타만들기에 여념이 없다. 월드시리즈 챔피언 반지를 낀 김병현의 귀국에 때 맞춰 KBS 2TV 연예정보 프로그램인 연예가 중계가 방송 연예전문포탈사이트인 TV NET 회원들을 대상으로 이색적인 설문 조사를 실시했는데 김병현의 팬이나 네티즌의 시각이 곱지 않다.
회원 127명을 대상으로 '김병현과 잘 어울리는 여자연예인'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나영이 22%의 지지를 받으며 1위를 차지했다. '엽기적인 그녀' 전지현(20)은 19.7%의 득표율로 2위에 올랐으며, 'n세대 스타' 김민희(19)와 송혜교(19)가 3위와 4위로 그 뒤를 이었다.
한 스포츠신문은 "당당한 풀타임 메이저리거 3년차로 '아메리칸 드림'의 실현에 성큼 다가서고 있는 김병현은 20대 초반 미혼 여성들에게 당대 최고의 애인감." 이라고 소개하고 "특히 김병현이 최근 "여자 친구를 사귀고 싶다"고 고백한 바 있어 이 연령대의 여자 연예인들도 잔뜩 가슴이 부풀어 있다."고 전했다.
이른바 '김병현의 여자들'을 가리는 이 설문에서 '김병현과 잘 어울릴 것 같은 연상의 여자 연예인'에 대한 설문조사도따로 실시했는데 이 항목에서는 영화배우 이미연(30)이 29.1%의 압도적인 지지로 1위에 뽑혔다. 2위와 3위엔 하희라 (32) 전인화(36) 등 미시스타들이 뽑혀 이채를 띠었다.
톱스타 김희선(24) 박경림 전지현 등은 '김병현과 키스신을 촬영하면 잘 할 것 같은 연예인'에서, 엄정화 자두 성유리(핑클) 등은 '김병현과 듀엣곡을 부르면 '대박'을 낼 것 같은 여성연예인'이란 이색 항목에서 1위, 2위, 3위를 각각 차지했다.
한편 '스캔들에 목마른 네모공주' 박경림(23), '섹시퀸' 엄정화(32), '트랜스젠더스타' 하리수(25) 등은 '김병현을 좋아할 것 같은 여자연예인'의 목록 앞머리에 차례로 올랐다.
하지만 언론의 이런 보도에 대해 일부 네티즌들은 '김병현 가십거리 만들기'라며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 네티즌은 "언론에서 김병현과 어울리거나 키스신는 후보 여자연예인 명단이나 올려서 마음 여린 그를 누가 잘 다독거려줄까?"라고 반문하고 "건강한 청년, 건강한 모습으로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그렇게 아름답고 한편으로 고마울수가 없는데, 거기다 대고 그렇게 여자 연예인들과 어울리는 순위를 매기는 것은 한심하다."고 주장했다.
박찬호가 귀국했을 때 줄곧 폭로성 기사를 통해 여자 연예인들과 있지도 않은 열애설을 퍼뜨려온 언론이 이번에는 김병현을 희생양으로 바람몰이에 나서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큰 것이다.
김병현의 이번 귀국은 소리소문 없이 이뤄졌던 지난해와는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 그는 포스트시즌을 통해 LA 다저스 박찬호에 버금가는 인기를 누렸다.
특히 월드시리즈에서 결정적인 순간 홈런을 맞고 마운드에서 주저앉던 장면이 TV 화면에 나왔을 때는 온 국민이 함께 슬퍼했고 스물두살의 어린 김병현과 아픔을 같이 했다. "팬들에게 고마울 따름"이라는 김병현은 수많은 야구팬의 성원 속에 애리조나가 가장 극적으로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김병현은 "이제서야 월드시리즈 후유증이 나타나는 것 같다. 몸살이 나 집에서 축 처져있다.약을 먹어서 조금 나아지기는 했지만 몸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