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뜨기 전의 텅스텐 빛깔의 독립기념관 주변>
<눈부신 햇살을 받으면 성지엔 서기가 어린다.>
<순간 빛내림이 연출되기도 했다.>
가을촬영여행 -흑성산-
내 유년, 아니 그 이후로도 오랫동안 지배했던 고향에 대한 기억은
신작로의 플라타너스 곁으로 어디론가 끝없이 흐르던 전봇대의 전깃줄과
도저히 오를 수 없을 것만 같던 동쪽 끝, 우뚝 솟은 흑성산이었다.
천안 주변을 일망무제로 조망할 수 있는 곳이 흑성산이었기 때문에
아주 오래 전에 그 산 정상엔 kbs중계탑이 조성되어 있었고,
어린 우리들의 눈에는 그것이 마치 거대한 미사일로 보였기 때문에
더더욱 흑성산은 공포와 두려움,
그리고 초등학교 지리책에선가 배웠던 에베레스트산 만큼이나 높게 느껴졌던 곳이다.
동네 앞을 흐르던 시냇물에서 친구들과 물고기를 잡으면서도
시선은 문득 흑성산을 향했다.
그 시냇가 밭머리에서 소에게 꼴을 먹이면서도
가끔 그 산을 바라다보면서 상념에 젖었던 기억도 선하다.
오래 사진을 함께하는 회원님들과 새벽을 달려 도착한 곳 흑성산.
그곳에서 바라다보는 독립기념관은 신성한 공간답게
성스러운 기운으로 여명을 맞이하고
눈부신 햇살로 아침을 열었다.
성지를 에워싼 골짜기 마다마다 낮게 드리운 운해들에선
조국의 자주독립을 위해 희생을 아끼지 않으셨던 열사들의 서기가 읽혔다.
흑성산에서의 황홀하고 행복한 일출 촬영을 마치고
병천의 아우내 장터에서 순대국으로 가을 촬영 여행의 첫날을 시작했다.
첫댓글 흑성산과 아우내 장터~ 그를 뒤로하고.. 이젠 병천순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듯 장엄하다 못해 사뭇 숙연한 빛의 흐름이라
어떤 색감으로도 표현해낼 수 없는 천혜의 빛깔...
자연스러운 빛의 흐름이 교묘히 합체되면서 빚어지는 오묘한 세계에
또 한번 빠지게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