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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철하면서도 따뜻한 시선으로 세상의 뉴스를 전해주던 김은혜 앵커. 아직 신혼의 재미에 담뿍 빠져 있는 그녀가 또 반가운 소식을 들려주었다. 임신 4개월차로 예비엄마가 되었다는 것. 입덧으로 고생하지만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는 그녀의 아기 사랑. 글_이경선 기자 사진_김수현 아침에 일어나면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한 채 습관처럼 TV를 켜고 채널을 맞춘다. 어설피 깬 잠을 달아나게 하는 동시에 세상일을 챙기겠다며 뉴스를 시청하는 것. 그럴 때 선택하는 프로그램이 바로 그녀의 방송이다. 냉철하지만 온화한 기운이 어린 아침 뉴스를 보고 나면 괜스레 의욕이 생기기 때문. 그런데 한동안 별다른 소식 없이 TV에서 얼굴을 대할 수 없었다. 궁금한 마음에 전화를 걸자 아기를 가졌다는 반가운 소식을 들려주는 목소리. 몸이 조금 불편하다는 말에 며칠 후 다시 수화기를 들었고, 그녀는 엄마가 된 설레는 마음을 전해주었다. “임신한 줄 모르고 있었어요. 남편하고 여름휴가를 떠나려고 휴가계를 냈는데, 바로 그날 아기를 가졌다는 걸 알았죠. 그런데 소식을 전했는데도 남편이 믿지를 않는 거예요. 제가 결혼 초에 상상임신을 한 적이 있거든요.” 아이를 무척이나 바라던 차 몸도 피곤하고 열이 나자 임신인 줄 알았다는 그녀. 그런데 단지 선거방송 하느라 잠을 못 자고, 미국 출장을 다녀오느라 피곤한 탓에 신열이 생긴 것뿐이었단다. 좋아서 펄쩍펄쩍 뛰던 남편은 상상임신으로 밝혀지자 허탈의 극치를 달렸고, 또 한 번의 상상임신으로 늑대소년 기질을 발휘하자 정작 임신일 때는 믿지 않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입덧하는 아내 위해 석류 찾으러 백화점을 다 뒤진 남편 “시어머니를 비롯해 어르신들이 많이 좋아하세요. 저희 친정에서는 이제 전 뒷전이에요. 전화를 걸어도 제 안부는 묻지도 않고, 아기만 잘 크냐고 물어보세요. 제가 잘 지내야 아이도 잘 크는 건데 말이에요.” 이제 4개월에 접어드는 뱃속의 아기. 한 생명을 잉태해 키워내는 일이 어찌 쉽겠느냐마는 입덧이 심한 터라 유난히 힘들다. 그로 인해 회사에도 3개월의 휴직을 냈을 정도. 때문에 가리지 않는 식성에 소담스럽게 먹던 이가 아기를 갖고는 오히려 살이 조금 내렸다. 지금은 많이 좋아졌지만 하루 24시간 중 18시간 정도는 세숫대야를 안고 산다고. “대부분 입덧을 하고 있지만 가끔씩 무언가 먹고 싶다고 반짝할 때가 있어요. 그럴 때면 남편이 사다주죠. 저는 돌아다니지를 못하니까 남편이 매일 회사에서 퇴근하기 전에 그날의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 전화를 해요. 미안한 마음에 대부분은 슈퍼마켓에서 해결하려고 노력해요. 한번은 석류가 먹고 싶어 부탁했는데 그날 남편이 강남에 있는 백화점을 다 뒤지면서 고생을 했어요. 여름엔 안 나오니까 결국 못 사왔죠.” 입덧 때문에 운동 등으로 몸을 관리하기보다는 주로 침대에 누워 안정을 취하는 시간이 많은 요즘, 태교는 주로 음악 감상과 독서로 진행 중이다. 부부가 둘 다 음악을 즐기는 취향으로 클래식과 국악을 듣고, 서양미술사 등 그림이 많은 책을 보고 있다. 기자 생활을 할 때는 상상도 못했던 호사스러운 일상이다. “평소에 아이와 이야기를 많이 해요. 무언가를 가르쳐주려는 건 아니고요, 아침에 일어나면 인사하고, 대화하듯 보듬어주는 거예요.” 휴가를 5일 이상 써본 기억이 없다는 13년간의 기자 생활. 그렇게 정신없이 지내다 마치 정지한 듯한 날들을 보내고 있다는 그녀는 지금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이 생경하면서도 값지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 몸도 불편하고, 빠르게 돌아가는 바깥세상과 단절된 것과 다름없이 지내는 요즘, 생각지 못했던 선후배들에게 연락이 오면 푸근한 배려가 느껴져 하나하나 소중한 인연이라는 감사의 마음을 갖게 된다. “잠시 게을러져 있는 상태지만, 다시 세상에 나갈 때를 위해 준비하고 기도하는데 한층 단단해지는 것 같아요. 또 한층 여유롭고 너그럽게 세상을 바라보게 되는 듯하고요.” 아기를 가졌다는 소식이 알려진 후 여자 선후배들은 물론이고 남자 선배들까지 수시로 전화를 해 출산과 육아에 대해 조언을 해줄 때면 고마움을 감출 수 없다. 몸이 안 좋다는 말에 긴 휴가를 내주면서 몸이 호전되기를 기다려준 회사의 배려 역시 마찬가지. “몸 상태가 안 좋은 것을 알렸는데 회사측에서 처음에 한달간의 휴가를 주면서 기다려줬어요. 시간이 지나면서 입덧이 점점 심해져 결국 안 될 것 같다고 얘기를 했죠. 그런 상황에서 바로 앵커를 바꾸지 않고 저를 기다려주었다는 점이 정말 고마웠어요.” 아이와 하루 종일 대화하며 보듬어주는 태교 아이를 품은 후 어머니의 존재감을 더욱 가까이 느낀다는 그녀는 어머니를 향해 안쓰러우면서도 더욱 깊은 마음을 지니게 됐다고 말한다. 내리사랑이 치사랑을 덮을 수는 없겠지만 아이를 가진 후에야 ‘우리 엄마 역시 이렇게 24시간, 365일 매순간 나를 느끼고 사셨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안쓰러우면서 뒤늦은 자책감마저 든다고. 임신으로 인해 계획된 여행도 취소하고, 신혼에 즐겨야 하는 쏠쏠한 재미들을 느끼지 못하는 생활. 하지만 아기를 가졌다는 것은 그 모든 것을 다 채워줄 수 있을 만큼 행복한 일이기 때문에 전혀 아쉬움은 없다. 다만 자신은 움직이지도 못하게 하고 장 보는 일에서부터 부엌일까지 다 하는 남편이 안타까울 뿐이다. “아이가 당당함과 자신감을 지니면서도 베풀 줄 아는 사람으로 자라길 바라요. 자신이 가진 능력과 재능을 함께 나누고, 그를 통해 행복을 느끼고 한층 더 발전하는 역량을 지닌 사람이요. 그리고 긍정적인 사고로 세상을 밝게 바라보고 독립적이면서도 주체적으로 설 수 있는 사람으로 자랐으면 좋겠어요.” 아이에 대한 바람을 묻자 미리 생각이라도 해놓은 듯 술술 마음을 털어놓는 초보 엄마. 그녀는 아이가 엄마 아빠의 장점을 지니길 바라지만 단점을 갖고 태어나더라도 “어쩜 이렇게 똑같니?”라고 투덜거리며 행복해할 거라며 밝게 웃는다. 신실하면서도 너그러운 마음을 지닌 사람이라는 남편 유형동 씨, 그리고 세상을 향해 여유로우면서도 따뜻한 시선을 지니고 있는 김은혜 앵커, 이 두 사람을 닮은 아기가 빨리 보고 싶어진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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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오랜만에 올라온 은혜님 기사..넘 잘읽었습니다^^
흠흠흠.. 빨리 결혼해야지~ -_-;;
나중에 아이가 태어나거든 꼭 grace room 에 소식 전해주셔야해요~ ^^
와~우 반가운 기사..넘 넘 잘 봤어요.그레이스 룸에도 어여 새 글이 올라왔음 좋겠구요.은혜언니..건강 잘 챙기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