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중에 즐거웠던 일
스트레스 탈출구 : (화천기계공업주식회사 견학 → 거제도 → 외도)
올 여름은 유난히도 덥고 힘들었다.
작년 11월부터 시작된 피부 알레르기(두드러기)가 온 몸에 생겨 너무 심해져서
약을 먹지 않고는 공부조차 하기 힘들었다.
피부과 약을 먹으면서 벌써 2달째 한약도 함께 먹고있다.
땀을 흘리면 안된다고 의사 선생님이 말을 해서 무더위에 학원에 나가는 것을
모두 포기하고 시원하게 에어콘을 틀어 놓고 방에서 공부하면서 집에만 틀어박혀 있었다.
정말 답답하고 스트레스가 많이 쌓였었다.
그러던중 기쁜 소식이 날아왔다.
큰고모부가 서울 화천기계공업주식회사 사장님이신데 경남 창원에 있는 화천기공회사
견학도 할 겸, 거제도와 외도에 가자고 해서 15일 광복절에 큰아빠네, 큰고모네, 작은고모네
식구들과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경남 창원에서 모였다.
이번 1학기 기말고사 사회에서 남동 임해 공업지역을 공부했는데
실제로 그곳을 가볼수 있게되어 많은 기대를 하며 출발했다.
점심때 창원의 한 횟집에서 사장님이신 큰고모부의 특별 주문으로 싱싱한 자연산 회를
먹었는데 어찌나 쫄깃쫄깃하고 맛있던지... 배가 부르도록 먹고 또 먹었다.
오후에는 화천기계공업주식회사에 모두 견학을 갔다.
휴일인데도 사장님 친척들이 왔다고 회사 중역간부들이 모두 나와서 맞이해주고
땀을 뻘뻘흘리며 따라다니면서 안내 해 주었다.
나중에 혹시 내가 사장이 된다면, 쉬는날에 간부들을 힘들게 하는 일은 없게 할 것이다.
책에서만 보았던 남동임해공업지역은 광주하남공단의 30배나되는 엄청나게 넓은 지역으로
각종 회사의 공장들이 빽빽히 들어서 있었다.
화천기계공업주식회사는 각종 기계부속품들을 생산해 내는 회사인데,
현대자동차에 납품하는 매우 정밀하고 거대한 엔진에서부터 각종 기계부품들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공장장님의 친절한 안내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또한 세개의 큰 공장들이 있었는데, 3000평이 넘는 큰 공장에서 기계의 전 자동화 업무때문에
큰고모부가 30여년 전에 이곳 회사에 심었다는 벚꽃들이 큰 나무들로 울창하게 자라
수많은 매미들이 붙어있었는데, 그 매미들의 시원한 울음소리가 땀으로 범벅된 나의 몸의 피로를
한꺼번에 싹~ 날려주었다.
저녁에는 창원에서 가장 유명한 바싹 소고기 불고기를 실컷 먹고
사촌들과 오랜만에 노래방에서 목이 터져라고 맘껏 노래부르고 춤도 추었다.
다음날 우리나라에서 제주도 다음으로 큰 섬인 거제도로 향하였다.
광주는 큰 도로들이 그리 많지 않고 2차선과 4차선이 대부분인데, 마산과 창원, 거제도를
지나오면서 6차선과 8차선 10차선까지 뚫린 넓은 도로들을 보며, 호남을 멸시하고
박정희 때부터 경상도에만 투자하여 발전시켜온 모습들에 분통이 터졌다.
이 다음에 내가 건축가가 되어 우리나라의 모든 지역을 골고루 발전시킬 수 있는 데
도움을 주는 영향력 있는 리더자가 되어야겠다고 다짐했다.
거제도에 있는 대우 조선소는 정말 엄청나게 컸다.
세계 조선업 1위인 우리나라에서 만든 배들을 볼 수 있었는데, 한국인의 뛰어난 기술들을
직접 보니 한국인임이 너무나도 자랑스러웠다.
외도에 들어갈 배를 타기위해 거제도 해금강 선착장에 도착했다.
유람선을 타고 바다의 금강이라고 부르는 해금강을 보니 너무나 아름다웠다.
특히, 십자모양의 동굴안으로 유람선을 타고 들어가 사방으로 둘러싸인 기암괴석의
절벽들을 보니 감탄이 절로 나왔다.
외도로 가는 뱃길에 돌고래들이 나를 환영이라도 해주듯 바닷물위로 헤엄쳐 다녔다.
모두들 돌고래를 보고 함성을 질렀다.
뱃머리에 앉아 흰 파도를 가르며 바닷바람을 맞으니 지금껏 쌓였던 모든 스트레스들이
남김없이 사라지고 말았다. 내가 마치 '캐리비안의 해적'의 '죠니 뎁'이 된 기분이었다.
흰구름이 둥실떠다니는 푸른 하늘과 하얀 파도와 수평선을 바라보니 가슴이 탁 트였다.
외도에 들어서니까 초등학교1학년 어린이날에 와서 보았던 기억들이 조금씩 나기 시작했다.
섬 전체를 마치 천국의 정원처럼 이국적으로 아름답게 꾸며놓은 것이 열대지방에 온 것 같았다.
외도에서 나와 거제도에 있는 작은돌로 이루어진 몽돌해수욕장에서 친척들과 튜브를 타고
파도도 타고 헤엄도 치고 물놀이를 하면서 더위를 식히며 신나게 놀았다.
한약과 피부과 약을 미리 챙겨 먹었어도 땀을 뻘뻘흘리며 몸은 여전히 가려워 힘이 들었지만
내 눈속에 들어온 푸른 바다와 모든 아름다운 풍경들은 잊지못할 추억으로
오래도록 가슴속에 간직될 것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