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10월 경북도 의원 미주지역 연수보고서를 보고
장고 끝에 자충수
2006년 10월 24일부터 약2주간에 걸쳐 미주지역에 경북도의원 14명은 1억원이 넘는 돈으로 다녀온 후 공무 국외여행 보고서를 100여일이 지난 2007년 2월 말 발간했다. ‘선진외국정책 비교 연수’를 목적으로 김응규 의회 운영위원장이 집필한 50여 쪽에 보고서는 인터넷 지식 검색에서 찾을 수 있는 지식적, 환경적 요소의 나열과 같은 종래의 그것과는 ‘본 모습과 느낀 점’을 피력한 점에서 일견 다른 면이 있었다.
그러나 귀국 후 100여일이 넘는 시일을 보내면서 만든 소위 ’연수 보고서‘는 의원들이라면 누구나 입만 열면 ‘도민의 혈세 절감’ 이란 말이 ‘입에 침도 바르지 않고 하는 부질없는(?) 입발림’이 아닌가 의심하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그 첫째는 여론의 질타를 인식하면서도 강행할 수밖에 없었을 만큼 필요한 연수라는 말과는 거리가 멀게 보고서에 말처럼 형편없는 우리나라(?)를 인식할 만큼 현실에 대한 사전 연수준비는 전혀 없었고 타이틀에서 ‘선진외국 정책비교연수’라는 목적과는 다르게 내용에서는 연수의 목적과 책임이 ‘우리자신 스스로에게 갖고 있는 고정된 이미지와 타국인이 우리에게 갖고 있는 그릇된 이미지를 찾고 고쳐나가는 과정’이라고 한 것은 스스로가 준비도, 목적도 없이 2주간 미주를 연수라는 이름이나 형식으로 관광하고 왔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둘째는 본론이라 이름붙인 내용은 경북도의원들의 상식이나 의식의 한계를 분명히 보여준다. 즉 ’미국은 골고루 발달한 나라이고 지역감정은 없고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경제 발전의 차이는 없는......‘ 식으로 이어지는 대국 칭송, 무작정 대국 존중, 강자중심의 역사관 등과 우리들에 대한 소아적인 패배의식은 분통을 터뜨리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미국인의 5%이상이 월 200달러 정도의 극도의 양극화, 악명 높은 인종차별, 자국의 이익을 위해 지구 환경문제에도, 전쟁도 불사하면서 약자들을 죽음으로 몰아가는 비도덕의 극치, 등, 조금만 생각해도 충분한 사실에 대해 눈감고 이렇듯 보고서를 만든 이유는 용비어천가가 아닌‘용비 미 합중국가’라도 부를 심산이신지?
좋다 그래도 한걸음 양보해서 이런 의식에서나마 ‘그래서 우리는 어떻게…….’라는 대안 제시나 방식을 기다렸다. 그런데 50여 쪽의 어디에도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고 그곳을 잘 아는 분이 다수 포함된 14명이 2주간의 체험에서 우리에 맞는 최소한 연결방식을 제시하지 못하는 연수가 무슨 의미가 있으며 대표라는 이름에 부끄럽지 않은지?
1억 이상이 들여 다녀온 소위 연수(표지는 그렇지만 내용은 관광수필!)의 보고서는 그래도 한 지방 광역단체의 의회에서 만든 책자인데 호적조차 갖추지 않았고(발행일, 저자, 발행자, 발행처,....), 페이지를 늘이기 위해 편집하고 짜 넣은 모습을 차라리 측은하기까지 하다. 이처럼 100여일이 넘게 기다린 보고서로써 지금까지 도의원은 연수 아닌 관광을 도민의 돈으로 다녀왔으며 그래도 ‘혹시나’ 하여 기다린 도민들을 철저히 우롱한 사실을 스스로 만천하에 공개한 것이다.
하여 우리는 경북도 의회가 앞으로 이와 같은 해외연수 명목으로 ‘도민의 돈으로 놀러다니는 행태’를 계속할 것인지 그리고 일고의 가치도 없는 ‘보고서’라는 관광후기(?) ‘를 실질적인 대안 제시나 적용 보고서로 만들 의향은 없는지, 진솔한 답변을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