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후기>
23회 문 남선
마치 대형 퍼즐을 맞추는 기분으로
21세기의 우리가 살아가는 공간을 지구촌이라고 부른다. 지구촌이란 단어는 참으로 친근감이 들면서도 마술적인 단어다. 이른 새벽 비행기에 몸을 싣고 기내 조식을 끝낸 뒤 커피 한 잔을 마시면서 조간신문을 잠시 뒤적이다 보면 서로의 풍습과 언어가 판이한 타국에 가 있기도 하는 게 요즘 세상이다. 어디 그뿐인가. 필요하다면 언제라도 지구 반대편에 있는 사람과 서로의 감정과 표정까지 공유하면서 자연스럽게 화상 대화를 나눌 수도 있는, 그야말로 꿈같은 세상에서 우리는 살고 있다.
신반 중학교는 1945년 광복 후 새 시대를 이끌어 갈 인재 양성의 필요성을 절감하신권 태현님께서 1948년 9월 1일 설립하셨다. 개교한지 반세기를 훌쩍 뛰어넘는 기간 동안 모교의 졸업생 수만도 만여 명에 이르고, 세계 경제가 하나인 듯 움직이는 오늘날의 글로벌 시대에 국내 각계각층, 또는 세계 곳곳에서 우리 동문은 각자의 위치에서 열과 성을 다해 뛰고 있다.
모교의 교가는미타산(彌陀山) 솟은 아래……라는 가사로 시작된다. 미타산은 해발 662M에 달하는 그리 높지 않은 산이지만 신라의 김유신 장군이 군사적 요충지로 여겼고, 맑고 수려한 지역에 신라의 원효대사는 미타사(彌陀寺)를, 조선의 무학대사는 유학사(留鶴寺)를 창건했을 만큼 명산이다.
우리 동문 모두는 조회시간이면 학교 교정에서미타산 솟은 아래……로 시작되는 교가를 목청껏 부르며 3년이란 시간을 함께 보낸 소중한 추억을 가지고 있다.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다라는 불교차원의 말을 비추어볼 때 3년 이라는 기간 동안 같은 지역의 같은 학교에서 선배와 후배, 그리고 동창생으로 맺어진 인연이라면 정말 소중하고도 질긴 연이 아니겠는가.
이런 연유로 현 의령군 향우회 회장이면서 신반 중학교 총동창 회장직을 맡고 계신 권 영보 회장님께서 우리 동문의 흩어진 흔적들을 응집해서 한 곳에 모울 동창회지발간을 구상하셨던 것 같다. 하지만 광활한 지역으로 흩어진 수많은 동문들에 대한 자료 수집을 어디부터 어떻게 가닥을 잡고 정리해야할지 처음에는 난감했지만 권 영보 회장님의 진두지휘 아래 선배 고문님들과 또 각 분야의 업무를 담당한 선후배 열 대여 섯 명은 매주 한 번씩 서울 마포구 도화동에 있는재경 의령군 향우회사무실에서 만남을 가졌다.
모두가 바쁜 사람이었다. 그러나 동창회지 발간 작업 기간인 두어 달 동안 선배님들께선 바쁜 일을 마다하고 향우회 사무실을 찾는 것을 우선순위로 하시며 흔쾌히 도화동의 사무실로 발걸음을 돌려주셨다. 여기엔 동창회보를 만드는 일 때문이라는 뚜렷한 목적도 있었겠지만 그보다는 고향 사람들, 특히 모교의 선후배들을 만난다는 즐거움에 이끌려 나오신 분이 대부분이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나 자신도 그랬으니까.
인연이란 것, 특히 같은 학교의 선후배 사이라는 특별한 인연에는 아교풀처럼 끈끈한 무엇이 있는 것 같다. 동문들의 손에 동창회지가 들려지면 동문들은 아련하고도 그리운 추억을 떠올리며 즐거워할 것이다. 무서운 아버지 같기도 하고, 때로는 친근한 형님 같기도 한, 또 인자한 어머니 같기도 한 은사님과, 희로애락(喜怒哀樂)을 함께 나눴던 친구들과 선후배들을 떠올리며 즐거운 추억 여행을 떠날 것이다.
내가 담당한 기수의 기고문을 받고 또 편집 일을 보면서 동창회보 발간 작업이 마치 거대한 대형 퍼즐을 맞추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개교한지 반세기가 넘었지만 처음으로 동창회보를 발간하는 작업에 참여하신 여러 선배님의 노고와 열정은 존경할 만큼 대단했다. 내가 한 일은 선배님의 노고에 비하면 너무 작아서 부끄럽지만 그래도 그 중에선 가장 막내로서 이 뜻 깊은 작업에 작은 힘을 보탤 수 있었음에 뿌듯한 보람을 느낀다.
먼 바다에서 자신이 태어난 생명의 근원지인 설악의 남대천까지 알을 낳으러 온다는 연어! 과학적으로는 도저히 풀 수 없는 연어와 같은 본능적인 회귀성이 인간에게도 있다. 먼 타국에서는 고국을, 타향에서는 고향을 그리워하며, 특히 어린 시절의 추억이 서린 고향과 관계되는 일에는 누구나 한없는 그리움과 애착을 갖게 마련이다.
동창회보는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할 수 있는 타임머신이다. 각 페이지마다 아름다운 추억을 회상하며 즐거운 여행을 떠날 수 있는 간이역이 있다. 550여 페이지의 퍼즐 조각조각마다 고운 수채화처럼 아련한 사연들이 숨겨져 있을 것이다.
끝으로 이 대형 퍼즐 조각을 완성하는 일에 선봉장이 되어주신 회장님 이하 여러 선배님의 노고에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편집인의 한 사람으로서 첫 동창회지의 발간에 뿌듯함과 가슴 따뜻함을 느낍니다. 아울러 이 보람 찬 일을 끝냈다는 기쁨을 모교를 졸업하신 많은 선후배님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2010년 경인년(庚寅年)은 60년 만에 돌아온다는 백호(白虎)의 해입니다. 백호(白虎)의 웅대한 기운이 늘 동문님들의 일터에 함께하며 각 가정에 건강과 웃음과 행운이 함께하길 바랍니다. 다시 한 번 여러 동문님과 같은 고향, 같은 학교의 선후배라는 이 소중한 인연에 대해서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23회 졸업생 문 남선
첫댓글 담주 월욜이면 출판사 사장까지 참석하는 모임이 있습니다. 그동안 시간 내기가 번거롭고 만만치 않았지만 그럭저럭 책 한권을 내는데 필요한 대체적인 형상은 얼추 갖추어 지는 것 같습니다. 각 기수를 4파트로 나누어서 기고문을 받고 수정편집하던 편집위원 4명중 저가 제일 막내라는 이유로 대표로 편집후기를 하나 쓰라는 명을 받았습니다. 해서 그제 커피 한 잔을 옆에 두고 어떻게 쓰면 멋있고 맛있게(??) 편집 후기를 쓸 수 있을까하며 고민하다가 내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나는 이야기로 그냥 한편 썼습니다. 어때요? 맘에 듭니까??? ㅎㅎㅎㅎ
편집후기에서 문선배님의 평소 보지못한 학연과 지연에 대한 끈끈한 애정을 읽을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애 많이 썻습니다.
그동안 신반중학교 동창회보 창간에 일익을 담당한 문선배님 수고 많았습니다. 특히 애정과 열정으로 수고를 하셨으니 더욱 기대됩니다. 수고많았습니다.
ㅎㅎㅎㅎ 언제 요로코롬 날 칭찬하는 글을 퍼뜩 올려놨다우??? 이번 회보에 우리 초딩 선후배의 글을 많이많이 받지 못한게 자못 섭섭하다우. 그래도 괜찮아요. 입산 초등학교야말로 신반중, 의동중, 궁유중, ...(나중엔 모두 통합돼서 다 신반 중으로 치더라구요) 다 합한 학교보다 더 대단한 학교니깐요. 난 입산 초등학교가 제일 명문학교라고 믿어요. 작지만 크다란것!! 작은 고추가 맵다!! 신반중학교를 사랑하지만 더 사랑하는 건 신반중학교와 연계된 입산 초등학교!!! 이 곳엔 나의 체취와 언니 동생의 체취 그리고 어머니의 체취가 물씬 묻어나는 곳이기에........
중학교 졸업반 겨울방학때 고등학교 진학할 애들은 가외수업을 받고 있었다
그때 진학반 애들을 다 모아놓고 그 유명한 선배 문남선 이 고교 진학에 대해서 장장 연설을 했던거 기억하나??
정말 말 잘하더라 후배를 사랑하는 선배님의 말씀을 우린 차렷 자세로 듣곤했지 ㅋㅋㅋ
전교생 앞에서 외치던 웅변도 아참 니 노래도 잘했었다 그림도 잘 그리고 도대체 몾하는게 없었다 ㅎㅎ
모교 사랑하는맘 변함이 없네 대단하다 정말 수고 많이했네 나이 들어 가면서 이렇게 열정적으로 일할수 있는 언니 부럽다
아이고 마 미치것네. 저거집 자랑 하면 누가 좋아라하것노? 순희야! 기냥 가만히 있어라. 그게 더 낫다. ㅋㅋㅋㅋㅋ
글고 니주소랑 언니 주소 오빠주소 미정이 주소를 알림방에, 일단은 주소록 정리땜에 그러니 다 적어놔라. 대표로 브라질에 한 부 보낼 수있으면 보내라칼께. 미야가 올라 온 주소록 정리해서 내 멜로 보내주면 모레 가서 내가 부탁할게.
ㅎㅎㅎㅎ 요즘세상은 지자랑 지가 한데이 ㅋㅋㅋ
선배님 존경 스럽습니다 그리고 수고 하셨습니다
그러유. 고마버요. 격려해주는 후배님들 덕분에 늘 힘이 뽀빠이처럼 생겨유. 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