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0대 대통령 선거가 있던 지난 3월 9일 전남 광양으로 매화구경 갔다 왔슴메~
출발 당일은 태안에 터를 잡고 후반기 인생을 재미나게 살고 있는 어느 초등학교 동창을 만나기 위해
애견 토리와 함께 구로를 지나 서해안 고속도로로 나섰습니다. 서산 IC에서 국도로 들어선 이후
서산읍을 지나 정오 무렵 태안읍 근교 마을에 둥지를 튼 죽마고우와 邂逅하게 되었습니다.
그 집도 우리 토리와 같은 種인 푸들 '꽁이'를 키우고 있었는데 우리가 집 현관에 들어서자 마자 서로
으르렁대는 것을 보면서 破顔大笑가 저절로 나왔습니다. 수컷들은 만나면 무조건 먼저 싸울려고만 드니...
ㅉ ㅉ........ ^^
집에서 간단히 차 한 잔을 마시고 태안읍에 나가 점심식사를 했는데 옛날 고향의 추억을 회상하면서
얘기하다 보니 시간가는 줄 모르고... 고향 친구란 언제 만나도 반갑고 하룻밤도 금새 지나가 버립니다.
나중 또 재회할 것을 약속하고 헤어진 후 태안의 명소 안면도의 꽃지해변, 그리고 대천해변의 백사장을
걸으면서 서해 바다를 바라보니 가슴이 뻥뚫리는 것 같았으며 그제서야 공해에 찌든 서울을 떠나온 것이
새롭게 느껴졌습니다.
다음 날은 20세기 초 일제 강점시대의 식민지 문화에 대한 공부를 하기 위해 군산에 들렸습니다.
<근대 역사박물관>과 일본식 가옥을 관람하면서 당시 우리 조선사람들 눈에는 일본의 근대 문물이
얼마나 신기하고 또 부럽게 보였을까 생각되면서 한편으로는 일부 선각자들이 "우리 조선인도 단합하고
깨우쳐서 기필코 독립을 쟁취해야 해... 우리도 열심히 노력하면 저 쪽바리 일본놈들 이상으로 잘 살 수
있어" 라는 생각을 하면서 깊은 각성과 각오를 하지 않았을까 혼자 짐작해 보았습니다.
개인이나 집단의 교육적인 측면에서 주변 환경의 역할은 매우 크다고 생각됩니다. 만약 우리가
구한말 당시 처럼 외국과 교류가 없이 계속 폐쇄되어 있었거나 아프리카 국가들처럼 가난한 문맹국들이
우리나라 주변을 에워 쌓고 있었다면 아마 우리도 지금처럼 발전할 수 있는 어떤 깊은 자극이나 동기부여를
받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미래에 대한 꿈과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지도자들도 나올 수 없었을 것입니다.
역사를 되돌아 보면 국민들이 각성하기 위해서는 똑똑한 지도자들이 나타나 우매한 국민들을 올바로
깨우치도록 이끄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그 나라의 지정학적 위치 또는 주변국들도
국민들을 각성, 단합시키는데 많은 영향을 주는 중요한 요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관람을 마치고 점심 식사 시간이 되어 촐촐하던 차에 군산의 맛집인 쌍용반점이 근처에 있다고 해서
그곳으로 이동했습니다. 메뉴표에 평소 좋아하던 해물짬뽕이 있어서 간단히 시켜 먹었습니다.
가격은 1만원 정도였는데 홍합, 바지락이 많이 들어 있어 정말 맛있게 먹었습니다(가성비 짱 ~^^ )
오후에는 군산을 출발해서 옥구, 김제, 완주를 거쳐 임실읍에 잠깐 들렸다가, 남원, 구례를 지나서
쌍계사가 있는 경남 하동에서 1박을 하였습니다. 아직 3월 초순이라 그런지 남녘의 땅끝지역이었지만
조석으로 차거운 기온때문에 여전히 옷깃을 여미게 만들었고 길가의 가로수와 새싹들은 이제사
겨우 작은 움을 틔우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하지만 바로 다음날, 인접해 있는(17Km) 광양으로 이동하여 매화농장에 가봤더니 그 곳에는 봄이
벌써 먼 바다를 건너와 화창한 햇살 아래 아지랑이와 함께 날개짓 하고 있는 모습을 여실히 볼 수
있었습니다. 들판의 매화꽃들은 하양, 분홍색의 꽃봉오리를 터트리고서 활짝 웃고 있었고 농장 주변의
울창한 대나무 숲과 장독들이 관광객들을 반기며 어서 오라고 손짓하고 있는 것만 같았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市에서 주관하는 축제가 취소되었기 때문에 구경꾼들이 얼마 없을 것으로 생각하고
갔었는데 홍쌍리 님이 운영하는 청매실 농장에는 인근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물론 우리 같이 원정온
賞春客들까지 이제 막 개화한 매화꽃을 보기 위해 이곳 저곳에서 와서 다 함께 모여 있었습니다.
특히나 전라도, 경상도, 또 서울에서 온 듯한 남녀노소의 많은 관광객들이 하하호호 떠들면서 야단법석인
것을 보니 갑자기 "지금 코로나 상황이 맞어? "라는 의구심이 들 정도였습니다.
도회지에서의 일정을 접고 모처럼 꽃구경을 하니 삶이 여유로워지고 평안해지는 것 같습니다~
오늘이 가장 젊은 날입니다! 늙어지면 가보고 싶어도 못가게 되니깐 젊어서 자주 놀러 가세요...
모두 행복한 일상되시길~
첫댓글 멋져요!
Thanks a lot ~ 임공께서도 여행가서 재미있었던 얘기들을 한번 올려 보세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