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경남 산청에서 열리는 산청한방약초축제에 다녀왔다. 왕복 여섯 시간 남짓 걸리는 먼 길이었다. 일곱 시 반에 출발하여 열 시 반경 도착하였는데 산청 요금소를 빠져나가자마자 행사장이 바로 붙어 있어서 찾기가 수월했다. 평일이라서인지 사람이 그리 많지 않았고 오송바이오엑스포처럼 학생들이 많지 않아 돌아보기가 수월했다.
메인 전시관인 듯한 동의보감관엔 약초 동산으로 꾸민 약초생태관, 약선음식을 펼쳐놓은 약선관, 한방가공업체의 제품을 모아놓은 항노화산업관, 사상체질 진단 및 반신욕을 체험하는 혜민서, 한의서와 기구를 전시한 한방역사관 등의 주제관이 마련되었다. 주제관 바깥의 부스는 일부 체험공간을 제외하곤 대부분 한약재나 한방 관련 제품을 판매하는 판매부스였다.
행사장 음식 코너에서 늦은 점심을 먹고 차로 십분 정도 거리에 떨어져 있다는 동의보감촌으로 향했다. 산자락에 자리 잡은 동의보감촌은 우선 방대한 면적과 화려한 외양으로 시선을 압도하였다. 이곳에서는 계단형으로 펼쳐진 주제관, 동의보감박물관, 약초관, 한방기체험장 등을 둘러보았다. 이중 주제관과 박물관은 내용에 비해 면적이 지나치게 크다는 느낌이 들었다. 특이한 것은 약초관이었는데 온실 외관을 한옥 형태로 꾸며 독특한 느낌을 자아냈다.
전체적으로 돈은 많이 들였다는 게 한눈에 보이는데 조악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문화적 이질감을 느끼게 하는 거대한 풍차라든지 쓸데없이 크기만 한 황금거북이와 역시 거대한 곰 머리 구조물 등은 영 눈에 거슬렸다. 산만하고 조악한 느낌의 구조물 대신 자연 친화적인 형태로 꾸미고 볼거리를 더 갖춰 내실을 기하면 좋은 테마 공원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또한 지리산이라는 자원을 연계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나는 우리나라 산 가운데 지리산을 가장 좋아한다. 멀지 않은 곳에 천왕봉이 보일 정도로 지리산이 인접해 있는데 가지 못하고 발길을 돌리자니 못내 아쉬웠다. 산청에서 세 시 반에 출발하여 충주에 도착하니 날은 이미 어두워져 있었다. 다녀와서 흡족한 느낌이라면 장거리 이동의 피로감이 금세 가셨을 텐데 기대에 많이 못 미쳤기에 몸의 피로도가 배가되는 느낌이었다. 소문 난 잔치에 가서 배만 곯고 온 기분이랄까?
첫댓글 올해 가을에 치뤄지고 있는 행사들이 왜 그런가요 ㅜ
대구커피박람회도 별로 였어요. 입장료는 8,000 씩이나..ㅠ
지나치게 크게 하려다 보니 비용을 뽑기 위해 상업적으로 흐르는 듯합니다.
저는 학생들과는 8일. 갔었습니다
그러셨굿요.이제 끝났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