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하나 꽃 피어 조동화 나 하나 꽃 피어 풀밭이 달라지겠느냐고 말하지 말아라. 네가 꽃 피고 나도 꽃 피면 결국 풀밭이 온통 꽃밭이 되는 것 아니겠느냐. 나 하나 물들어 산이 달라지겠느냐고도 말하지 말아라. 내가 물들고 너도 물들면 결국 온 산이 활활 타오르는 것 아니겠느냐. https://blog.naver.com/chungchup/222131699429
‘나 하나’라는 말이 ‘나만이라도’를 만나면 소신이 된다. 나 하나 꽃 피면 풀밭이 온통 꽃밭이 되고, 나 하나 물들면 온 산이 활활 타오른다. 나만이라도 빛이 되면 어둠을 물리칠 희망이 되고, 나만이라도 소금 되면 부패를 막을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그러나 ‘나 하나’라는 말이 ‘나 하나쯤이야’를 만나게 되면 비겁이 된다. ‘나 하나쯤이야’에 숨겨진 자신 혹은 상대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마음은 풀밭을 병들게 하고 온 산을 황폐하게 하고 결국 산천을 허허벌판이 되게 한다. ‘나만이라도’를 선택해 소신껏 살아갈지, ‘나 하나쯤이야’를 선택해 비겁의 삶을 살아갈지, 선택은 삶을 대하는 ‘나’의 소견에 달려 있다.
※ 이 글은 한국성서대학교 <코코스>지에 ‘임경미의 토닥토닥 시’라는 제목으로 연재하는 임경미선생님의 단상(斷想)으로, 2023년 10월호의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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