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발길 머무는 곳
누구나, 가슴에 꿈 하나쯤 품고 산다.
결혼생활 44년, 그저 앞만 보며 바쁜 삶을 살아온
서광석(70). 허정숙(66) 부부에게도
오랜 세월 가슴에 품어온 꿈이 있었다.
바로 ‘365일간의 전국 여행’!
은퇴 후, 무료한 삶에서 벗어나 꿈을 실현에 옮기기로 결심한 부부.
1년간 설거지 막노동으로 여비를 모아,
직접 태양광 캠핑카를 만들어 365일간의 여행을 시작했다!
그간 걸어온 70년 인생길처럼,
노부부에겐 길 위의 삶 역시 녹록지 않았다.
변화무쌍한 날씨에 부족한 여비, 속일 수 없는 체력까지…
급기야 아내 정숙 씨는 여행 중 응급실 신세까지 지게 되는데…
그래도 부부가 이 여행을 포기할 수 없었던 건
이전에는 몰랐던 넓은 세상을 보는 즐거움,
‘내일은 무슨 일이 일어날까’ 다시 설렐 수 있다는 기쁨,
그리고 고비마다 곁에서 힘이 되어준 평생의 동행 때문이란다.
365일의 여정도 어느덧 막바지.
부부는 여행을 하며 찾은 새로운 보금자리에 정착할 테지만,
그들의 인생 여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서로의 버팀목이 되어 같은 길을 나란히 걷고 싶다는
황혼 노부부의 여정이 다시 시작된다.
# 누구나 가슴에 꿈 하나쯤은 품고 산다!
털어도 먼지 밖에 안 나오는 빠듯한 살림,
그래도 알뜰살뜰, 2남 1녀도 훌륭하게 키워냈다.
가난하고 고단했던 지난날, 서광석(70) · 허정숙(66) 부부에게 여행이란
신혼여행 삼아 인쇄소 달력 납품 차 서울을 찾았던 게 고작이었단다.
평생 해오던 인쇄업을 접은 후,
가만히 앉아 나이만 먹고 싶지는 않았다는 광석 씨.
문득, 오랜 세월 가슴속에 품고만 있던 ‘365일 전국유람’의 꿈이 떠올랐고.
더 늦기 전에, 꿈을 현실에 옮겨보기로 결심했다!
남편의 뜻이라면 언제나 믿고 따라주던 아내 정숙 씨까지 동조해,
마침내 시작된 365일 여행 프로젝트!
한 번 마음 먹은 일은 반드시 해내고야 마는 광석 씨.
정숙 씨와 함께 호텔 주방에 취직해 여비를 모으기 시작했다.
산더미 같은 설거지거리를 해치우며 죽기 살기로 일하기를 꼬박 1년…
마침내 계획한 경비를 모두 모은 부부!!
1톤 트럭을 사들여 세상에 하나뿐인 캠핑카까지 제작했다.
그리고 2013년 8월,
주변의 격려와 호기심, 우려와 반대를 모두 뒤로한 채
두 사람은 그토록 꿈꾸던 365일간의 캠핑카 전국 여행의 첫발을 내디뎠다!
# 70대 노부부, 길 위의 365일
노부부에게 길 위에서의 365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여행 첫날부터 폭우가 쏟아져 다리 밑에서 두려움에 떨며 비를 피하기도 하고,
한겨울 추위를 만나면 히터가 나오는 화장실에서 겨우 몸을 녹이기도 했단다.
여비가 떨어지면 농가에서 일을 거들고 한 끼 식사를 얻어먹는 일은 다반사~
거기에 부부가 숙소로 택한 것은
호화 크루즈도, 최첨단 캐러밴도 아닌, 광석 씨가 직접 만든 조그마한 캠핑카!
지붕에 올린 태양광 발전기 덕에, 전기장판에서 냉장고, 미니 선풍기까지~
살림에 필요한 건 없는 것 빼고 다 갖췄다며 자랑하는 부부지만..
정작 큰딸 지연 씨는 부모님 걱정에 잠도 못 이룰 정도였단다.
명절 때도 돌아오지 않는 부부 덕에 여행지 한복판에서 제사를 지내는가 하면,
1달 동안 연락이 두절 되어 실종신고까지 한 적도 있다니 자식 입장에선 기가 찰 노릇.
그러나 유독 몸이 약했던 어머니의 얼굴에 서서히 혈색이 돌고
은퇴 후 무기력하게 집에 있던 아버지가 활기를 되찾는 모습을 보면서 마음을 비웠다.
대신 부모님을 위해 반찬을 바리바리 챙겨 보내고, 이불을 빨아 나르며,
부모님의 도전을 응원하기 시작했다고…
자식들의 든든한 응원을 받으며 다시 여행길에 오른 부부.
그런데 어느 날 새벽, 아내 정숙 씨가 갑자기 어지럼증을 호소하더니,
결국, 응급실로 실려 가고 말았다!
이 여행, 과연 무사히 마무리될 수 있을까?
# 여행이 되찾아준, 삶의 설렘
매일 잠자리에 누우면 ‘내일은 또 무슨 일이 일어날까’ 하는 기대감에
소풍 가기 전날의 소년 소녀처럼 설렌다는 이 부부!
70평생 몰랐던, 또 다른 세상을 발견하는 기쁨이 쏠쏠하단다.
무주구천동의 얼음 계곡은 ‘뼛속까지 시린다’는 말의 참뜻을 깨닫게 하고,
서산 마애 삼존불의 온화한 미소는 지난 세월의 고단함까지 품어주는 듯하다.
석모도 해안의 환상적인 낙조는 추억 속의 멜로디를 떠오르게 하고
마니산 정상의 탁 트인 풍경은 힘겨운 등산도 잊게 할만큼의 가치가 있다는데..
수많은 여행지 중에서도 광석 씨가 빠지지 않고 들리는 곳은 유적지며, 박물관들?!
어려운 형편 탓에 욕심껏 배우지 못한 것이 한으로 남았던 광석 씨.
수학여행 온 학생들 틈에 끼어 선생님 설명을 듣고, 박물관에서 안내문 몇 줄 읽는 것도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단다.
이토록 즐거웠던 일 년의 여정을 마무리하며, 부부에겐 또 하나의 숙제가 생겼다.
애초 여행의 목적 중 하나는 노후를 보낼 집터 찾기였다는데…
부부의 눈에 들어온 새로운 보금자리는 어디일까?
# 발길이 머무는 곳으로
“여행은 언제나 돈의 문제가 아니라 용기의 문제다.”
(알레프 中, 파울로 코옐료)
인생의 황혼, 바쁘게 사느라 가슴속에 품어뒀던 꿈을 꺼내
발길 머무는 곳으로… 마음 머무는 곳으로…
굽이굽이 70년 인생길처럼, 쉽지만은 않은 여행길이었다.
그래도 부부가 이 여행을 포기할 수 없는 건
이전에는 몰랐던 넓은 세상을 보는 즐거움,
‘내일은 무슨 일이 일어날까’ 다시 설렐 수 있다는 기쁨,
그리고 고비마다 곁에서 힘이 되어준 평생의 동행 때문이란다.
365일의 여정도 어느덧 막바지.
부부는 곧 새로운 보금자리에 정착할 테지만,
나란히 발맞춰 걸어갈, 부부의 인생 여정은 다시 시작이다.
연출 : 임원순
글·구성 : 홍현영
촬영 : 윤형석
취재 : 김민경
조연출 : 김민우, 이광률
제작 : 타임 프로덕션 (02-761-6921)
출처:KBS 인간극장
첫댓글 감동적인네요...
인생, 삶, 행복, 모든것을 찾은것 같아요... 정말로 감동입니다. 나도 할수 있을지?....
나는준비가되었는데
아직준비가안됬다고허시는울마나님.
이제얼마후면차도나오는데가고싶어유.
우리나라방방곡곡어디든지떠나고싶포여...
내나이61세.건강은좋은데
아직걸어다니고일도할수있으니
다리에힘있을때가야허는데/
아쉽게도못떠나고있답니다.^&^
건강하시고행복가득하게사세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