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등학교 친구들과 여수 여행기 Ⅱ
일시 : 2002년 2월 23일~15일
장소 :
전라남도 여수시
※각 사진을 클릭하시면 큰 사진을 볼 수 있어요
오동도에서
제법 걸었더니 다리가 무척 뻐근했다. 돌아오는 길엔 걷기보단 '동백열차'라고 하는
교통수단에 몸을 맡길 수밖에 없었다. 500원 짜리라 별 부담 없이 올라탔다. 오동도
입구에 들어서 우린 따듯한 남도에 햇살을 받으며 잠시 쉬었다.
이번 관광지는 자산공원이다. 공원이름이 왜 자산공원인지는
전혀 알 수 없다. 오동도와 시내사이에 산으로 이루어진 이 공원은 작년 오동도 왔을
때 꼭 가보고 싶었던 공원이었다. 오동도 입구에 자산공원이 있다. 매우 험난한 계단이지만
우린 아직 점머~ 하며 올라갔다.
날씨가 따듯하다 못해 덥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그냥 서로 말은 안하지만 무척 힘든 등산길(!)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하지만 자산 공원에 올라서서 탁트인 바다와 오동도 그리고 여수시내를 바라볼 때 그 느낌은 이 따위 등산길이 힘들다는 생각을 잃게 했다.
바다로 유유히 지나가는 유람선을 보며 사진 한컷 찰칵~! 그리고 여수 시내도 정말 멋졌다. 희미하게 나마 우리가 아침에 갔었던 만성리도 보이더라~ 와웅! 베베~
오동도는 우리의 추억을 간직한채 저 멀리 둥둥 떠있고... 여수 신항에는 배들이 나즈막한 파도에 덩실덩실 춤을 추고 있었다. 그 옆으로 있는 여수역엔 색깔이 곱게 입혀진 열차들이 발차대기를 하고 있었고...
정말 내가 이 아름다운 세상에 일부를 보아서 못났느니 꾸름하다드니 이야기를 했던 것 같다. 세상은 아름다운 것이다.
자산공원에 가면 망원경이 있다. 흔히 경치 좋은곳에 설치되어 있는 500원짜리 동전 전용 망원경인데~ 여행 Tip! 이 망원경 아랫부분에 보면 태엽 비슷한게 있다. 이걸 몇바퀴 돌리면 무료료(!) 망원경을 볼 수 있다. 500원짜리로 인식하는 것이다. 으하하하~ 잘해보셈!
자산공원에서 사진 몇 번 찍은후 우린 내려와야 했다. 점심식사를 해야했기 때문이다. 무얼먹을까~? 남도 그 특유의... 그 특유의 음식을 먹고 싶었다.
사진에서 보듯이 무궁화는 벌써 눈이 움틀라고 하고... 정말 날씨도 좋고 무언가 신비가 가득한 도시이다.
자산공원에서 여수 구항쪽으로 가는 길을 걸어가기로 택했다.
여수시내가 그리 크지 않는 점도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이곳이 해안도로라서 무척이나 걷기 좋은 곳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다 쓰러져 가는 낡은 판자집이 있는가 하면 정말 특이한 구조로 된집도 있었다.
여수가 부자동네라고 하는데... 그건 옛 이야기인 싶다. 내가 보기엔 적어도, 우리동네보단 가난해보였기 때문이다.
쩝..
하지만 가는길은 무척 좋았다.
따듯한 햇살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이 길을 같이 걸어가는 친구들이 있다는 사실이 좋았다.
길 왼쪽으로 탁트힌 바다는 정말 마음조차 흐뭇하게 만들어 줬다. 멀리 다음 여행지인 돌산대교가 보였다.
하지만 지금은 너무나도 배고프기에 이루 할말이 없었다.
일단 해변가의 있는 벤치에 앉아서 수다를 떨기로 헀다. 고등학교때 있었던 일을 중심으로...
음... 고등학교 시절 이야기를 듣다보니 참 재밌는일이 많았다.
그리고 내가 참으로 별종같은 짓도 많이 했다는 생각도 들고...
모라고 표현해야 하나?
기억은 잘 나지 않는데 기억을 하는 것~ 그런 상태라고 해야 하나? 평소에 모르고 지냈다가 친구들에 이야기를 듣고 기억을 할 수 있었다.
서로 배꼽을 잡고 웃으며 고등학교 학창시절에 빠졌다. 정말. 재밌었다.
하지만 웃고 즐길려고 해도 밥은 먹어야지~ 다시 배고픔의 고통이 우리를 갈망하게 만들었다.
이제는 웃을 여유도 없다. 인간의 최대의 욕구중 하나인 식욕을 충족 시켜야 했기 때문이다.
남도의 음식이고 뭐고 할 필요도 없었다. 우린 그냥~ 짱게 먹기로 했다.
배고픈데 뭐든 못먹겠나? 짱게에 탕수육~ 오늘 점심 메뉴이다.
여수시내에 중국집 찾기는 의외로 어려운 행동이었다. 왜 글까??
거리를 거닐다 보니 저 멀리 춘심원이라고 하는 중국집이 보였다. 우린 저마다 환호성을 질렀다. 저런!
중국집 안은 어느 중국집과 다른점은 없었다. 오호~ ㅋ
그런데 무척 신기한건 발견했다. 나 뿐 아니라 다른 아이들도 신기하게 여겼으리라...
바로 무척큰! 성냥갑이다. 이걸 보니 돌아가신 할아버지 생각도 나고... 우리 할아버지는 애연가이셨는데 이렇게 생긴 성냥을 피셨다. 쩝.. 옛생각 나는구만.
짜장면이 오자 정신없이 먹었다. 이게 바로 남도 특유의 짱게~라고 하고 싶었으나 사실 우리동네와 맛이 크게 다르지 않다. 오히려! 인천 차이나 타운에서 먹던 것 보다 맛이 크게 떨어졌다.
배고픈데 그런거 가리랴~ ㅋㅋㅋ 일단 입속으로 쑤셔 너어야지.
꺼억~! 통통이 올라온 배를 퉁퉁 치며 식욕을 채운 느낌을 만끽하고 있었다. 배도 부르겠다 잠도 오겠다... 아휴~ 클났네...자면 안되요!
다음 관광지는 돌산대교. 이게 아무래도 오늘 마지막 여행지가 될꺼 같더라... 점심이라 해서 먹은게 3시 너머였고... 여수는 어두우면 볼 게 돌산대교밖에 없으니까..
배가 무겁고 귀차니즘에 피로까지 겹쳐 돌산대교까지 갈 때는 가뿐하게 택시를 이용했다. '가문의 영광'이라는 영화에서 나오듯이 ㅋㅋ
어렸을 때 시골에 갈 때마다 배에서 바라보곤 하는 다리였다. 어렸을 때는 여행할 틈도 없었고 아니 돌산대교 자체게 갈 이유도 없었다. 그저 다리 아래로 지나가는 배를 타면서 저 다리위에 길로 쭉 가면 어딜까? 하는 호기심만 있었다.
이번이 돌산대교 횡단에 3번제다.
ㅅ자 모양에 이 다리는 1980년부터 공사가 들어가 1984년에 개통한 국도 17호선에 일부로 현재 왕복 2차선에 450m길이인 현수교이다. 다리의 독특한 모양새와 더불어 근처에 풍경 좋은 '돌산공원'이 있어서 관광지로서 톡톡히 수행하고 있다.
그렇다고 다리를 건너거나 공원에 들어간다고 돈이 드는건 없다. 뭐든지 무료일뿐이다.
택시는 높디 높은 돌산 공원까지 올려주었다. 우린 이곳에서 바라본 여수시내와 돌산대교를 보며 탄성을 질렀다. 와~~
민섭이와 종운이는 무슨 조각에 걸텨서 잠을 잤다. 훗날 이야기 하거늘 '등판이 아주 따듯하기에... 푹 잤더라'라고 하던데... 얼마나 피곤했으면... 쩝!
나와 형석이는 둘이서 공원 내부 이곳 저곳을 싸돌아 다니며 연신 셔터를 눌러댔다.
해가 늬역늬역 넘어갈 때쯤에야 우린 일어날 수
있었다. 일출은 못봐도 일몰은 봐야지~ ㅋㅋ 해는 지고... 돌산공원을 벗어났다.
바다에서 불어오는 매서운 바람들... 정말 춥고 지친다. 와웅... 하지만 우린 걸어서
돌산대교를 건넜다. 근데 날이 제법 어두워 졌음에도 불구하고! 왜 돌산대교의 야경은
안켜지는거야? 아휴!
저마다
아무말 없이 대교를 건넜다. 나는 그냥 이곳저곳에 모습을 사진에 담기 정신 없었다.
저어 멀리 우리 할머니가 사시는 도장개라고 하는 마을이 안보인다.
하긴.. 여수항에서 20Km나 떨어진곳인데... 쩝!
시내엔 점차 가로등 불빛수가 현재가 어두워진다는 알리듯이 점점 켜진다.
근데 바름은 너무나도 찬게 아니야? 콧물이 질질 나온다.
다리를 다 건넜을 때야 드디어 돌산대교의 야경 효과가 들어온다. 이런 쓉통! 너무나도 아쉬었다. 제대로 사진도 못찍고...
하지만 못본게 아니기에 그냥 참기로 했다. 쩝...
우린 시내에서 삼겹살 거리를 사가지고 고모댁을 향했다.
저녁은 그래도 고길 먹어야지 ㅋㅋ
택시를 잡고 고모댁에 올라갔다. 고모는 계셨다...
얼마나 좋던지.. 서로 씻고 편안 옷으로 갈아입었다. 드디어~ 쉴 수 있는구나.. 정말 기분이 아햏햏 했다. ^^
정말 내 생애 먹은 삼겹살중 가장 맛있었던 것으로 기억을 한다.
제법 배도 부르고...
텔레비젼을 보고 뒷풀이를 했다.
하지만 여기에 모인사람은 하나같이 술을 지대로! 마실줄 아는사람이 별로 없었다.
그래서 어설프게 했다. 으흐~ 그래도 추억 만들기자너!
안주는 갈비찜, 멸치 몇마리, 생선찜, 그리고 콜라와 새우깡이 전부였다. 쩝.. 그래도 양주가 있었다. 형석이 외삼촌이 주신건데... 술을 마시면서 진실게임을 하는데 여자관계가 무척이나 단순한 나는 진실이라고 말할 것도 없었다. 술자리가 어떻게 되든... 너무 피곤한 우리 육체는 잠에 이끌었다.
얘들이 자고 있을 때... 난 살짝 나가서 무언가 하고 왔다. 바로 전망 좋은 고모댁에 옥상에 올라가서 여수시내의 야경을 찍는 것이었다. ㅋ
사진을 찍고 방으로 돌아오니 고요속의 코고는 소리가 들려온다.
나도 무척이나 피로했기에 그냥 편한자세로 누워서 바로 잠자리에 들었다.
오늘 무얼 했나 생각을 해보고...
참으로 좋은 여행이었구나...
이렇게 여수에서의 밤은 깊어만 갔다.
친구들이 깨울 때는 이미 11시정도 되었다. 저런~
나의 게으름이... 친구들에게 걸렸다. 와웅... 잠에서 일어나도 피곤해서 그런지
정신을 못차렸다. 밥을 먹고 씻을 때쯤에야 정신이 들었다.
형석이 외삼촌을 만나기로 하였기에 정신없이 준비를 했다. 그리고 고모에게 인사를 하고 나왔다. 정말 하루 신세를 진 것이 너무 고마울 뿐이었다.택시를 타고 여서동에 있는 원앙아파트에 갔다. 형석이 외삼촌은 그곳에 살고 계셨다.
그분은 낚시를 좋아하시는 분이었다. 여름에 한번 놀러오면 같이 낚시를 하러 가자고 하신다. 그래야겠다 ㅋㅋ
그리고 여수에 와서 해산물 한번 안먹어보면 여수 구경 제대로 한게 아니라고 일부러 우리를 위해 점심을 사주셨다. 여정식당이라고 하는곳인데... 아구찜 大를 시키셨다.
와~~ 난생 처음본 아구찜. 아니.. 맛도 처음 보는 것일까? 정말 새롭다. 아니 언능 먹고 싶다.
푸짐한 콩나물에 김이 뿌려진 밥에 비벼 먹는게 이 음식을 먹는 방법이다. 맵지도 않으면서 정말 맛있었다.
무슨 맛이라고 해야하나??
아무튼 대단히. 아주 맛있다. 오이시 데스네~ Taste good! 이브지옵~!
정말... 형석이 외삼촌에게 지금 이순간에도 감사한다.
얼마나 맛있던지... 와웅~~
밥을 먹고 나니 형석이 외삼촌이 고급 승용차 무쏘!로 우릴 역까지 배웅 해주셨다. 이제 여행은 끝나는 것일까??
정말.. 떠나기 싫은 여수였다. 남도의 따스한 햇살과 공기를 한번더 맡고 헤어지고 싶었다.
문득 어렸을 때 일이 생각에 났다. 난 이곳 여수를 꼭 친구들에게 초청하고 싶었었다. 왜냐하면 무척이나 아름다운 경치등을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지금에 와서야 그 작은 소망을 이루게 되었다.
추억이라는 것은 이런 것인가 보다. 있을 때는 모르고 있다가 나중에 그때의 흔적을 더듬는 것... 정말 소중한 것이다.
짧은 시간이나마 여수에서 즐거웠다. 이제 앞으로 더는 이런 여행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올지 모르겠다. 서로 자신의 일의 충실해지고, 하지만 이 짧은 여행기간에 싹튼 우정이 커서도 서로 만나고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사이가 된다면 여행의 목적은 확실해진것이다.
이번 여수 여행은 잊지 못할 추억이렷다.
글 작성 시간 : 2002/02/28 PM 04:23
사진 뒷 이야기...
어휴~ 피곤해 죽겠네! |
민섭아~ 군대 잘 다녀와라! |
형석아~ 밥 또 사줘! |
종운아~ 기타 언제 줄꺼니? |
첫댓글 사진요.. 새마을호인가요
ㅎㅎ 부럽당.ㅋㅋ 군뎅..여수에 살고 잇눈 나이지만...정말 새롭게 보였습니당....헤헤
객차 모양으로 보아 새마을호 맞네요.. 여수행 새마을호는 기관차가 끌고 다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