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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앞선 글에서 서구보다도 우리나라 사람들이 검은 백조를 더 많이 보게 될 것 같다고 말씀드린 적이 있습니다. 그 이유는 우리나라에 한쪽으로 치우친 일방적인 믿음이 많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이번 금산분리완화를 둘러싼 논의를 볼 때도 그런 측면이 있습니다.
금산분리란 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을 분리시킨다는 것입니다. 지금 금산분리 완화를 둘러싼 논란을 보면, 대기업(산업자본)이 은행(금융자본)을 지배하려 한다는 우려가 주류입니다.
생명보험사연합회인가 하는 단체에서 금산분리완화를 조속히 시행해달라는 촉구 메시지를 내는 것을 보면, 대기업들이 금산분리 완화를 열망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 대기업들이 검은 백조의 날갯질을 보게 되지 않을까 걱정스럽습니다.
세계적으로 보면 금융자본이 산업자본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결국 금산분리는 산업자본을 보호하기 위한 측면이 더 큰 것입니다. 우리에게는 반드시 필요한 제도입니다.
우리 금융자본은 서구에 비해 매우 취약하기 때문에 경쟁 자체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철저하게 분리하는 것이 대기업들에게도 좋습니다. 지금 논의 과정에는 이 부분이 도외시되고 있다고 보입니다.
금산분리 완화의 결과는 십중팔구 외국 금융자본에 의한 한국 산업자본 지배가 될 것입니다.
쉽게 생각해보면 됩니다.
98년 경제위기시 우리나라에 금산분리 제도가 갖추어져 있지 않았다면, 그때 이미 우리 대기업들 중 상당수가 넘어갔을 것입니다.
앞으로 같은 경우가 얼마든지 반복될 수 있습니다.
경제에는 순환주기가 있습니다. 경기는 항상 변동합니다. 산업자본은 금융자본보다 경기의 변동에 취약합니다. 물론 최근엔 금융자본이 격하게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최근의 위기를 전대미문이라 표현하는 이유 중의 하나입니다) 평균적으론 산업자본이 금융자본보다 경기변동에 훨씬 취약한 것입니다.
산업자본이 대출금을 갚지 못하게 됐을 때 금융자본은 이를 출자 전환하여 주식을 소유하게 됨으로써 매우 쉽게 산업자본을 장악할 수 있습니다. 이 게임은 구조상 금융자본이 이길 수 밖에 없게 되어 있습니다.
산업자본은 금융자본으로부터 대출을 받아야 하고 금융자본에게 이자를 내야 합니다. 반면 금융자본은 신용창조를 통해 무(無)로부터 자본을 조달할 수 있습니다. 자본을 조달하는 데에 어떤 비용도 들지 않습니다(예대마진이 보장됩니다). 이 상태로 시간이 흐르기만 하면, 경기변동이 몇 차례 발생하기만 하면 결과는 정해져 있습니다. 이를 ‘시간문제’라고 합니다.
이는 세계적으로, 그리고 역사적으로 실증이 된 사실입니다. 몇 번의 금융공황을 거치다 보면 결국 금융자본이 산업자본을 완전히 지배하게 됩니다. 미국도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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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년말 1차 금융위기시 산업자본이 지배하던 종금사, 보험회사, 증권회사 등 많은 금융회사들이 도산했습니다.
2003년 2차 금융위기시 대기업에서 운영하던 신용카드사들로부터 카드사태가 촉발되었고 대기업 계열 카드사가 무너졌습니다.
1차, 2차 금융위기시에는 금융회사들만 망했습니다. 금산분리 원칙이 존재했기 때문입니다. 이번 금융지주회사법 개정(은행법 개정에 비해 주목을 덜 받고 있습니다)을 통해 보험지주회사에게 비금융 자회사를 둘 수 있도록 허용(결국 보험지주회사를 통해 대기업 계열사 전체를 지배하도록 허용하는 것입니다)하면, 보험사가 넘어갔을 때 대기업 계열사 전체의 지배권이 넘어가게 됩니다.
대기업에서 경영하는 보험사는 안 넘어갈 거라고 생각하시나요?
AIG가 넘어갈 거라 생각했던 사람이 없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국내 대기업에서 운영하는 생보사가 AIG만큼의 경쟁력을 갖췄나를 생각해보면 알 수 있습니다. 급변하는 금융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췄나를 생각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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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의 지배 아래 있는 우리나라 증권사, 보험사들은 비록 국내시장에서는 1류 행세를 하지만 국제시장에서는 2류, 3류 수준에 불과하다, 국내 재벌들은 은행의 소유를 욕심내기 전에 우선 자기들이 소유한 증권사, 보험사를 국제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금융사로 만들어야 한다, 그런 능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지금히 타당한 말씀입니다.
대기업은 은행에 대해서까지 과도한 탐욕을 부리다 결국 그 탐욕으로 인해 자기 자신마저 외국 금융자본에 예속당하고 마는 결과를 빚게 될까 걱정스럽습니다.
대기업들 스스로 검은 백조를 상기해야 합니다.
앞으로 대기업 계열 카드사, 생보사 무지 어려워질 것이라 봅니다.
우리는 왜 자꾸 한쪽 방향만 볼까요?
왜 일방적으로 한쪽으로 쏠린 믿음을 갖고 있을까요?
그 만큼 우리의 역사적 경험이 특이한 것이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우리는 한쪽 방향만 경험했습니다. 근대 경제를 발전시켜오는 과정에서 거의 어려움을 겪어보지 않았습니다.
저는 앞 글에서 South Corea는 미국에 의해 육성된 쇼케이스 국가라는 사실을 말씀드렸습니다. 미국 입장에서 South Corea는 전세계 제3세계 국가들이 선망할 자본주의의 성공모델 국가로 육성하고자 했습니다. (월트 로스토우의 ‘근대화 이론’, 1959년 ‘(미국)대통령을 위한 군사 원조계획 검토위원회’의 보고서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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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th Corea 스스로에게는 북한이라는 라이벌이 존재했습니다.
강력한 철권통치를 휘두르는 권위주의 정부 하에서 은행은 관치금융의 수단에 불과했습니다. 우리가 은행에 대해 갖는 인상은 허구헌날 정부에 이리 채이고 저리 채이는 불쌍한 존재라는 느낌입니다. 정부의 부당한 간섭으로부터 보호해주고 싶다는 보호본능을 불러일으키는 약한 존재라는 느낌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갖고 있는 은행에 대한 이런 인식(넓게는 금융자본에 대한 인식)은 세계적으로 보면 유례가 없는 것입니다. 이를 분명히 인식해야 합니다.
가령 미국인들에게 은행은 어떤 존재일까요?
존 스타인벡의 소설 ‘분노의 포도’를 보면 잘 알 수 있습니다.
분노의 포도는 대공황 당시 미국 중서부 농경지대(오클라호마)에 살던 주인공 일가가 대대로 농사를 짓던 땅에서 쫓겨나 일자리를 얻기 위해 캘리포니아로 이주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끝까지 다 읽지는 못했습니다. 스타인벡의 묘사가 탁월하다 보니 결말을 알고 있는 저로서는 중간에 가슴이 미어져서 내려놓고 말았습니다.
소설엔 안 나오지만 먼저 이들이 왜 땅에서 쫓겨나게 됐는지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실 그 과정이 아주 비정상적인 것이었습니다.
미국은 이민자들이 개척한 신대륙이었습니다. 인구에 비해 땅은 무한하다 싶을 만큼 넓었습니다. 미국은 개척 초기부터 이민자들에게 땅을 무상으로 불하했습니다.
1862년 링컨 대통령은 ‘자작농법(Homestead Act)’을 도입하여 농민들에게 대대적으로 공유지를 무상 불하합니다. 원하는 모든 농민들에게 땅을 무상으로 나누어주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각각의 농민들에게 불하된 면적이 160에이커, 우리 면적 기준으로 약 19만 6000평이었습니다. 무려 19만 6000평! 우리 기준으로는 대지주라고 할 만 합니다.
그 농민들이 왜 얼마 지나지도 않은 시점에 땅으로부터 쫓겨나게 되었을까요?
미국 인구통계청은 1890년에 토지 개척이 마감되었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즉 1890년까지도 무상 불하가 지속되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분노의 포도 주인공 일가는 1930년대 대공황 당시 땅으로부터 쫓겨나고 있습니다. 무상으로 19만 6000평이나 주어졌던 때로부터 불과 40년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입니다.
도대체 왜 그렇게 되어버린 것일까요?
은행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1939년에 열렸던 미 상원 청문회에서는 이에 대한 공식적인 언급이 나옵니다.
“1920년 초에 농민들은 매우 부유했다. … 그들은 대출을 얻어 새 땅을 사들였다. 그러나 1920년 하반기에 갑자기 들이닥친 통화(대출)의 긴축으로 그들은 대규모 파산 사태를 맞았다. 1920년에 발생한 농민 파산은 정상적인 상태에서는 결코 일어날 수 없는 일이었다.”
상당수의 농민들이 1920년에 파산하고 말았던 것입니다.
불과 30년 전에 19만 6000평이나 무상으로 주어졌고 1920년초에 매우 부유했던(1차 대전의 영향으로) 농민들이 1920년 하반기에 갑작스레 대규모의 파산사태를 맞게 되는 것입니다. 언뜻 납득하기 어려운 상황이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1920년 초 미국의 은행들은 저리로 농민들에게 대출하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대대적으로 중서부지역의 농민들에게 대출을 권유합니다. 대출을 통해 새로운 토지를 구매하도록 합니다.
많은 농민들이 대출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1920년 하반기에 중서부지역에 금융위기가 몰아닥칩니다. 엄격한 통화의 긴축(대출 억제)이 가해집니다.
전개과정을 보면 은행들은 중서부지역의 농민들을 대상으로 너무 어이없을 정도로 돈을 풀었고 또 너무 갑작스럽게 역시 어이없다 싶을 정도로 돈줄을 조여버렸습니다. 그 때문에 상원 청문회에서 1920년의 대규모 농민 파산은 정상적인 상태에서는 결코 일어날 수 없는 일이었다고 결론내리고 있는 것입니다.
은행에 대한 당시 미국 농민들의 인식은 어떤 것일까요?
이를 한 번 가만히 느껴볼 필요가 있습니다. 혹시 앞으로 우리에게도 은행이 지금까지와는 다른 모습으로 다가올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하는 분노의 포도에서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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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하튼 그들 모두는 자신들보다 더 크고 힘센 무엇에 이끌리고 있는 것이었다. … 마치 은행이 생각이나 감정을 가진 무슨 괴물이나 되는 존재여서 자기들에게 고약한 일을 하도록 강요하고 있다는 말투였다.
그래서 자기네 같은 대리인들은 은행을 대신해서 어떤 책임을 떠맡을 수 없다는 태도였다. 자기들은 그저 시키는 대로만 하는 대리인이며, 은행은 어떤 불가항력의 기계 같은 조직체로서 모든 것을 지배한다는 그런 식이었다. 그들 중 어떤 사람들은 이런 냉정하고 강력한 지배자의 심부름꾼이라는 것을 자랑스러워하는 자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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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아시겠소? 은행이라는 곳은 그런 일은 못 해 주는 데요. 요 괴물들은 공기로 숨쉬는 것도 아니고 고기를 먹고 사는 것도 아니오. 무얼 가지고 사느냐면 말이요, 이익을 숨으로 들이마시고 돈과 이자를 먹고 산단 말이요. 그놈이 돈이나 이자를 못 먹으면 그냥 죽어요. 당신들이 숨 못 쉬고 고기 못 먹으면 죽듯이 말이오. 참 슬픈 이야기지만 사실이 그런 거요. 꼭 그렇다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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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이라는 괴물은 항상 끊임없이 이익을 먹어야 한다. 잠시도 그냥 기다릴 수는 없다. 그러면 죽게 되니까… … 괴물은 잠시라도 성장을 중지하면 죽는다. 그래서 그것은 한가지 크기로 남아 있는 법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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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그렇겠지. 허나 우리 소작인들 생각으로는 이건 바로 우리 땅이다. 우리가 이 땅을 측량하고 나누고 갈았다. 우리는 이 땅에서 태어나 이 땅에서 죽어온 사람들이다. 이제 쓸데없는 불모의 땅이 되어 버렸을지라도 이것은 우리 땅이다. 여기서 태어났고 여기서 일생 동안 일했고 그리고 여기서 죽어왔다는 사실, 그것이 바로 이 땅에 대한 우리들의 소유권이다. 그것이 진짜 소유권이지 숫자 나부랑이 몇 개 적어 놓은 종이 쪽지가 소유권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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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안 된 일이지만 우리가 하는 짓이 아니다. 그 괴물이 문제다. 은행이란 놈은 사람 같지가 않단 말이다.
하지만 그 은행이란 것도 다 사람들이 하는 노릇이 아닌가?
아니지. 당신들이 바로 그걸 잘못 생각하는 거야. 그게 틀린 생각이다. 은행은 사람이 아닌 다른 물건이다. 공교로운 일이지만 은행에 있는 사람들은 은행이 하는 일을 다 싫어한다. 그러면서도 은행은 그것대로 일을 해 나가지. 은행은 말하자면 사람 이상의 어떤 존재다. 바로 괴물이다. 그래서 인간이 만들어 낸 것이면서도 인간이 마음대로 다스릴 수 없는 괴상한 물건이라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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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은행(과 금융자본)이 무서운 존재(?!)임을 인식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 한국인들 눈에는 은행이 불쌍하고 우스운 존재처럼 보일 지 몰라도 세계적으로 보면 무서운 존재라는 것이 객관적인 모습에 가깝습니다.
국가의 운영, 사회의 제도와 시스템이 민주화되면 될수록 결국은 금권이 지배하게 되더라는 것이 역사의 가르침입니다. 그 금권의 핵심엔 금융자본이 있습니다. 산업자본이 아닙니다.
현재 우리나라 4대은행의 지분구조를 볼 필요가 있습니다.
외국인 지분율을 보면 4대은행 중 3곳은 사실상 우리나라의 은행이라 보기 어렵습니다. 이미 이 3곳의 은행은 외국 금융자본인 셈입니다.
그런데 왜 우리는 이들을 우리나라 은행처럼 느끼는가? 왜 이들이 그토록 조용한가?
금산분리라는 족쇄에 매여있기 때문입니다.
금산분리가 없었다면 98년에 이미 이 은행들은 국내기업들을 장악했을 것입니다. 그랬다면 은행들이 보여주는 모습이 지금과는 양상이 달랐을 것입니다.
금산분리라는 족쇄가 풀렸을 때 은행이 어떤 모습일 수 있는지는 다음 기사를 보면 짐작할 수 있습니다.
관련기사: 은행이 무서운 기업들
이번 금융지주회사법 개정안을 보면 완화대상이 ‘비은행 금융지주회사’라고 한정해놓긴 했습니다.
하지만 과연 한번 풀린 빗장이 이후에 계속 굳건하게 유지될 수 있을까요?
은행들이 PEF나 보험사 등을 통해 우회하지는 않을까요?
국가의 백년, 천년지대계를 눈앞의 작은 이익으로 그르쳐선 안됩니다. 우리나라는 금융산업에 대해서는 이미 98년에 다 개방을 한 상태입니다. 그리고 3대 시중은행은 이미 외국 금융자본인 셈입니다.
앞으로 여러 번 반복될 수 있는 금융공황시에 서구의 앞선 금융자본의 지배를 막아낼 수 있을까요? 금융산업이 취약한 우리로서는 철저한 금산분리 만이 우리나라 산업자본이 살 길입니다.
어느 대기업이 보험지주회사 체제로 지배구조를 개선한다 쳐봅시다. 앞서 말했듯이 AIG가 넘어가듯 보험지주회사가 넘어간다면 그룹 전체의 지배권을 일거에 외국 금융자본(3대 시중은행일 수도 있습니다)에게 빼앗기는 결과가 될 수도 있습니다.
금산분리 완화에 대해 대기업들이 샴페인을 터뜨릴 준비를 하고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검은 백조를 조심해야 할 것입니다.
이번 금산분리 완화방안을 보니 PEF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고 있더군요. 국내 대기업이 참여하는 PEF가 은행을 지배하는 구도를 염두에 두고 있는 듯 합니다. 그런데 과연 은행이 우리 PEF의 차지가 되기는 할 지부터 검토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무슨 근거로 그렇게 판단하나? 외국 금융자본이 주도하는 PEF와 비교시 누가 더 자본조달능력과 금융노하우가 뛰어난가?
금산분리 완화를 통해 국내 대기업이 스스로 막강한 금융자본의 위치로 올라서겠다는 그림일까요? 외국 금융자본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을까요?
이번 경제위기 관련하여 국내의 대기업들이 어떤 상황 인식을 가지고 있고 어떤 대응전략들을 짜놓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혹시 아직 확고한 전략이 굳어지지 않은 상태라면 반드시 이기는 전략을 충고드리고 싶습니다.
반드시 이기는 전략이란, 자연의 이치에 맞는 전략, 역사의 흐름에 맞는 전략입니다.
아메바의 지혜를 배우시길 바랍니다. 아메바의 세포에 아로 새겨진 지혜는 46억년 동안 지구가 진화해오면서 터득한 가이아(지구)의 지혜입니다. 탐욕에 바탕을 둔 인간의 어리석은 지혜는 46억년 동안 진화해온 가이아의 지혜를 당할 수 없습니다.
관련글: 이런 아메바 만도 못한 놈!
이 가이아의 지혜가 아메바의 세포에만 새겨져 있을까요?
우리 인간의 세포에도 아로 새겨져 있습니다. 앞으로 불황이 심화되면 우리들은 그동안 탐욕에 취했던 인간들이 가이아의 가르침에 따라 무의식 중에 스스로 변해가는 것을 목격하게 되리라 봅니다.
어려운 시기가 오면, 그동안 혼자 잘났다고 돌아다니던 아메바도 가족을 찾습니다. 서로 도우며 어려움을 이겨냅니다.
‘불황’에도 긍정적인 역할이 있다고 합니다. 불황이 오면 사회 구성원들의 연대의식이 고취된다고 합니다. ‘불황’은 개인이 혼자 잘났다고 돈벌이에 매달려 봤자 소용이 없다는 걸 알려주고 사회의 어두운 곳에까지 신경을 쓰게 만듭니다.
미국 대공황 때도 그랬습니다. 좀 더 바람직한 사람 사는 세상에 가까워지는 것입니다.
더 이상 국민들을 상대로 탐욕을 충동질하고 경쟁심을 부추기고, 효율을 내세우고 그렇게 속여 넘어갈 수 없습니다.
과도한 탐욕이 전대미문의 위기를 불러왔습니다. 이를 더 큰 탐욕으로 넘어가려 해선 안됩니다. 그것은 필패의 전략입니다. 실패할 수 밖에 없는 전략입니다.
지금 국내의 대기업들은 한국 근현대사에서 중대한 역사의 기로에 서 있다고 보입니다. 앞으로도 국민들의 성원을 받는 기업으로 남을 것인가, 아니면 국민들의 손가락질을 받는 기업으로 변할 것인가?
그리스의 모습을 보시기 바랍니다. 그리스는 소수의 가문이 족벌체제를 통해 경제를 지배하고 정치마저도 지배한다고 하는군요. 국가 전체가 소수의 가문에 장악당한 모습. 이런 모습을 이상향으로 그리고 있는 것인가요?
모든 국민들에게 손가락질을 당하더라도 그것은 무지렁이들의 시각일 뿐, 국가 전체를 지배하고 독점이윤을 누릴 수 있으니 좋기만 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닐 것이라고 봅니다.
그리스와 같은 지배상태가 얼마나 가겠습니까?
그리고 지금 현 시점에서 피끓는 한국사람들을 상대로 그리스와 같은 지배상태를 구축하는 것이 가능하기나 할까요?
필패의 전략을 취하지 말고 필승의 전략으로 나가시길 충고드립니다.
미국은 필승의 전략으로 가고 있습니다. 저는 미국의 패권을 주도하는 그룹들이 전략적으로 매우 탁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들은 자연의 흐름, 역사의 흐름을 타고 있습니다. 역사의 흐름을 타는 전략은 반드시 성공할 수 밖에 없습니다. 우리나라를 이끄는 전략가들도 이들의 모습을 지켜보고 배우길 바랍니다.
미국이 취하는 전략이 어떤 것인지, 어떤 방향으로 나가려는 지는 다음 글에 잘 나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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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대공황 직후의 뉴딜정신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저는 앞에서 뉴딜은 삽질이 아님을 말씀드린 적이 있습니다. 진정한 뉴딜정신이 어떤 것인지, 미국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가려는지 알고 싶으시면 ‘폴 크루그먼, 미래를 말하다’를 참고하시길 권해드립니다.
그 동안 한국의 기득권층에서는 국민들을 상대로 항상 ‘미국’을 외쳐왔습니다. 이제 와서 미국과 다른 주장을 펼치면서, 그리고 그 주장이 국민들의 이익에 반하는 것인데, 국민을 상대로 이를 납득시킬 수 있을 거라 보시는지요?
현명한 전략을 선택하시길…
추신:
저는 이번 완화방안 중 ‘연·기금의 은행주식 보유 확대’에 대해서는 찬성합니다.
논란이 있을 수 있겠으나 연·기금의 지배권 확대가 그나마 낫다고 봅니다.
연기금을 통해 정부가 은행에 관치 개입할 것을 염려하고 있지만, 최소한 정부는 4년이나 5년에 한 번씩 국민들의 심판을 받는다는 차원에서 그나마 낫다고 보는 것입니다.
차선조차 되지 못하는 방안일 수 있지만, 최악을 피하기 위해 차악이라도 선택해야 하는 것이므로, 찬성을 말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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