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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9월 11일 성동구청 신우회 예배 설교안
제목: 에덴동산의 인간
창세기 2:15
여호와 하나님이 그 사람을 이끌어 에덴 동산에 두어
그것을 경작하며 지키게 하시고
설교 목적
성경을 통해서 우리는 세상과 인간에 대한 새로운 이야기를 듣는다. 그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세상을 이해하고 인간의 본분을 발견한다. 이 설교는 에덴동산으로 이끌려 들어간 인간이 맡은 소명을 살펴봄으로 인간의 본분과 소명을 살피고자 한다. 그것은 직업윤리의 토대가 될 것이다.
설교 개요
1. 성경이 우리에게 가르쳐 주는 것
2. 하나님의 경륜, 성경의 대서사시
3. 세상은 하나님의 세계다
4. 인간은 하나님의 대리인이다
5. 에덴동산에서 인간이 맡은 두 가지 일
6. 줄로 재어 준 구역, 에덴동산을 가꾸는 법
1. 성경이 우리에게 가르쳐 주는 것
성경은 66권입니다. 성경은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거기에는 하나님이 하신 일에 대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스라엘의 조상들의 이야기와 그 민족의 역사도 있습니다. 사람들이 살아간 이야기도 있습니다. 성경은 이야기를 우리에게 들려줍니다. 성경을 읽고 배우는 우리에게 성경이 가르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우리는 성경을 읽으면서 무엇을 깨닫는 것일까요?
이 모든 성경 이야기를 통해서 우리는 세상과 인간 자신을 이해합니다. 사실 우리는 이미 세상과 인간 자신에 대한 이해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은 무엇입니까? 우리가 태어나 지금까지 자라오면서 경험한 일들을 통해서 가지게 된 지식입니다. 세상이 언제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는 모르지만 우리는 지금까지 세상에서 살아왔습니다. 우리는 자신이 태어난 날을 볼 수 없었지만 지금까지 살아왔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미 이 세상과 자기 자신에 대한 지식이 있습니다. 그 지식은 우리의 부모나 친구, 스승으로부터 배운 것입니다. 그것은 우리가 가정이나 학교, 그리고 사회 속에서 살면서 갖게 된 지식입니다. 그러므로 우리 모두는 이미 세상과 인간에 대한 선이해(先理解)를 가지고 있습니다.
여기 있는 우리 각자에게 다음의 두 질문을 드리고 싶습니다:
질문1. 이 세상을 무엇이라고 말하겠습니까?
질문2. 인간을 어떤 존재라고 말하겠습니까?
우리 모두는 이 두 질문에 대한 답변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답변은 어떤 이야기와 같습니다. 우리 마음에 있는 그 이야기는 우리를 미래로 이끌어가는 지도입니다. 모든 사람은 이 지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마음 속에 있는 이야기는 우리를 미래로 이끌어가는 지도이자 우리의 운명입니다. 어떤 사람의 마음 속에는 어둡고 음침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것은 세상과 인간에 대한 그 사람의 그림입니다. 어떤 사람의 마음 속에는 밝고 생기발랄하며 희망적인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것은 세상을 바라보는 그 사람의 마음 속 지도입니다. 그 ‘이야기 지도’를 가지고 우리는 자신의 인생여행을 점검하고 예측합니다.
우리 시대에 과학문명이 발전하고 국민소득이 높아져도 마음 속에 있는 이야기가 어둡고 왜곡되어 있다면, 아마 이런 말이 우리 마음과 입에서 나올 수 있을 것입니다:
사는 게 뭔지~
인생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인생, 뭐 별거 있나?! 다 그렇고 그런 거지!
죽고 싶다. 이 세상 차라리 훌쩍 떠나버리고 싶다!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성경에서 새로운 이야기를 듣고 그 이야기를 받아들입니다. 그것을 부지런히 배우고 듣고 생각하다 보면 어느 새 성경의 이야기가 자기 마음 속에 있는 옛 이야기를 밀어내고 마음 속에 새 지도로 자리잡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이전에 세상을 이해하고 자신을 바라보던 관점과는 다른 새로운 관점을 갖게 됩니다. 자기가 하는 일에 대한 새로운 의미와 보람, 그리고 소명의식을 갖게 됩니다. 그와 같은 일은 마치 그 사람에게는 다른 인생을 사는 것에 비교할 수 있습니다. 그는 차라리 다시 태어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성경의 용어로 그런 현상을 거듭남이라고 말합니다. 새로운 세계를 보고 새로운 정체성을 인식합니다.
예수님은 그런 변화가 사람에게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진실로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사람이 거듭나지 아니하면 하나님의 나라를 볼 수 없느니라. (요한복음 3:3)
이처럼 우리는 성경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통해서 세상과 자신에 대하여 새로운 이해를 가지게 됩니다. 그 이야기는 우리의 마음 속에 있는 이야기와는 다른 것이며 더 강력하고 더 매력적입니다. 그래서 그 이야기를 받아들여 자기의 낡은 이야기와 바꾸고 소중히 간직하면 새로운 인생이 시작됩니다. 성경은 우리에게 새로운 인생을 살아갈 위대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2. 하나님의 경륜, 성경의 대서사시
성경의 이야기는 위대한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지난 세월 많은 사람들이 이 이야기를 통해서 새롭고 모험적인 인생을 살았습니다. 이 이야기는 문명을 세우고 나라를 일으키기도 합니다. 그래서 평생 성경을 가까이 하며 그 이야기를 묵상하면서 살아간 사람들 중에 위인이 많은 것은 결코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아브라함 링컨이 미국의 남북전쟁 중에도 막사에서 성경을 묵상하며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다는 이야기는 너무나 잘 알려진 일화입니다.
성경의 이야기는 66권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 장르도 매우 다양합니다. 하루 아침에 그 모든 이야기를 다 배울 수는 없지만 그 대략의 이야기는 다음의 여섯 문장으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1. 하나님은 세상을 창조하시고 다스리신다.
2. 인간은 하나님의 대리인으로 지어졌으나 언약을 깨트리고 말았다.
3. 하나님은 아브라함의 자손 이스라엘 민족을 통해 열방에 복을 주시고자 하셨다.
4. 이스라엘의 반역으로 하나님은 예수 그리스도를 이 세상에 보내셨다.
5. 예수님은 제자들을 불러 세상에 복을 주는 새로운 이야기를 전하게 하셨다.
6. 하나님은 마지막 날에 이 세상을 새롭게 하셔서 새 하늘과 새 땅으로 완성하신다.
이 여섯 문장은 성경 66권 전체의 줄거리를 요약한 것입니다. 그리고 그 안에 있는 각종 작은 이야기들이 이 큰 줄거리를 구성합니다. 하나님이 세상을 창조하신 이야기며, 인간이 타락한 이야기, 노아홍수와 바벨탑 이야기, 그리고 아브라함과 그 자손의 이야기, 출애굽과 모세 이야기, 광야를 지나는 이스라엘 백성 이야기, 가나안 땅에 정착한 이야기, 다윗과 솔로몬 같은 왕들의 이야기, 이스라엘의 패망과 포로 이야기, 그리고 예수님과 제자들 이야기, 사도들의 전도와 교회 이야기, 그리고 마지막 날에 새롭게 완성될 세상의 이야기 등입니다.
드라마처럼 펼쳐지는 이 이야기를 배우고 듣고 생각하노라면 우리 안에는 새로운 마음 지도가 그려집니다. 그 지도는 우리에게 새로운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그 이야기 중에 가장 두드러진 이야기는 아마 이것일 것입니다:
이 세상은 하나님의 작품이다!
인간은 하나님의 대리인이다!
3. 세상은 하나님의 세계다
성경이 들려주는 가장 첫 번째 가장 중요한 이야기는 하나님이 세상을 창조하셨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창조 이야기는 이 세상이 하나님께 속했음을 깨닫게 합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은 세상의 주인이시며 이 세상을 통치하십니다. 창조 이야기에 나오는 대로 하나님의 창조는 혼돈한 땅에 질서를 세우시고, 공허한 땅에 생명으로 가득 채우는 활동입니다.
비유하건대 성경은 하나님을 농부와 같다고 설명합니다. 농부가 땅에 울타리를 두르고 샘물을 파고 망대를 세워 포도원을 가꾸는 것처럼 하나님이 하신 일을 그와 같은 모습으로 그려줍니다. 하나님은 세상을 자신의 포도원처럼 만드시고 가꾸고 계십니다. 이것이 성경이 들려주는 하나님의 이야기입니다.
생각해 보건대, 하나님의 창조활동을 보면 먼저 빛을 만드시고 낮과 밤을 나누셨습니다. 그리고 궁창을 만드셔서 궁창 위의 물과 궁창 아래의 물로 나누셨습니다. 물론 궁창 위의 물이 땅으로 떨어지면 비가 됩니다. 그것은 성경이 설명하는 방식으로서 과학적인 설명과는 다른 이야기입니다. 중요한 점은 하나님이 하늘이라는 공간을 만드셨다는 것입니다. 궁창 아래의 물을 한 곳으로 모으시고 바다를 만드셨습니다. 이에 따라 뭍이 드러나고 바다라는 공간이 생겼습니다. 하나님은 혼돈되어 뒤섞인 곳을 나누어 경계를 정하시며 공간을 만드셨습니다. 그것은 하나의 질서가 세워지는 모습입니다.
그렇게 생긴 공간에 하나님은 하나씩 채워 넣기 시작하셨습니다. 궁창에는 해와 달과 별을 만드시고, 바다에는 물고기를 가득 채우셨으며, 하늘에는 새들로 가득하게 하셨습니다. 육지에는 온갖 씨 가진 열매 맺는 나무들과 풀들이 가득하게 하셨고, 그것을 먹고 사는 동물들로 가득하게 하셨습니다. 하나님의 창조 활동은 이처럼 공허한 공간을 생명으로 충만하게 채우는 일로 그려집니다.
그리고 이 모든 만물을 다 만드시고 나서 하나님은 그것을 보시면서 기뻐하셨습니다. 왜냐하면 그 모든 것이 보시기에 심히 좋았기 때문입니다. 그 이후로 하나님은 세상에 문제가 생길 때마다 새롭게 고치시면서 세상을 경영하십니다. 때로는 홍수로 죄를 몰아내시고, 때로는 그 백성을 어둠 가운데서 건져내시고 나라를 세우게 하셨습니다. 이 모든 일들은 하나님의 세계를 고치시고 새롭게 하시려는 하나님의 노력입니다. 이처럼 하나님은 자기 포도원을 가꾸고 돌보는 일을 끊임없이 하고 계신다고 성경은 들려줍니다. 그리고 마침내 세상의 끝 날에 하나님은 이 세상을 새롭게 만드실 것입니다. 그것을 성경은 새 하늘과 새 땅(新天新地)이라고 부릅니다.
4. 인간은 하나님의 대리인이다
성경이 우리에게 들려주는 두 번째로 중요한 이야기는 인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인간은 하나님의 대리인입니다. 하나님을 대신하여 이 땅을 관리하고 다스리는 임무를 맡았습니다. 그런 이유로 성경은 인간을 ‘하나님의 형상’(the Image of God)이라고 그 특징을 소개합니다. 하나님의 형상이라는 말은 하나님을 드러낸다는 말입니다. 국가원수가 장관을 임명할 때는 대통령의 의중을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사람을 세웁니다. 그것은 장관을 통해서 대통령의 의도가 드러나고 성취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인간을 하나님의 형상으로 만든 이유도 이와 동일합니다. 하나님의 뜻과 의도를 세상에 펼치라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이르시되
우리의 형상을 따라 우리의 모양대로 우리가 사람을 만들고
그들로 바다의 물고기와 하늘의 새와 가축과
온 땅과 땅에 기는 모든 것을 다스리게 하자 하시고
창세기 1:26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은 인간이 할 일은 하나님을 대신하여 만물을 다스리는 것입니다. 이를 대리통치 또는 위임통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성경은 인간을 어떤 존재라고 소개합니까? 인간은 세상의 주인이신 하나님의 대리인으로 세상 모든 것을 다스리는 임무를 맡았습니다.
이처럼 하나님은 인간을 지으시고 그 인간에게 어떤 구역을 지정해 주십니다. 아담과 하와 부부에게는 에덴동산을 주셨습니다. 성경은 이 사실을 다음과 같이 소개합니다:
여호와 하나님이 동방의 에덴에 동산을 창설하시고 그 지으신 사람을 거기 두시니라
창세기 2:8
에덴동산은 하나님이 아담 부부에게 지정하여 주신 땅입니다. 그리로 하나님은 그 부부를 이끌어 들이셨습니다. 그곳을 경작하고 지키게 하셨습니다. 그들 부부가 그 동산을 잘 가꾸고 돌본다면 생수의 샘물이 동산에서부터 온 세상을 적시고 비옥하고 풍요로운 세상이 되게 할 것입니다.
강이 에덴에서 흘러 나와 동산을 적시고 거기서부터 갈라져 네 근원이 되었으니
첫째의 이름은 비손이라 금이 있는 하윌라 온 땅을 둘렀으며
그 땅의 금은 순금이요 그 곳에는 베델리엄과 호마노도 있으며
둘째 강의 이름은 기혼이라 구스 온 땅을 둘렀고
셋째 강의 이름은 힛데겔이라 앗수르 동쪽으로 흘렀으며 넷째 강은 유브라데더라
창세기 2:10~14
하나님이 세상을 통치하시는 방법을 성경은 위임통치라고 설명합니다. 그리고 그 구체적인 방식은 ‘원심운동적 확산’입니다. 즉, 에덴을 중심으로 온 세상에 생수가 흘러가게 하듯이 한 지역을 잘 가꿈으로 다른 지역을 살리는 방식입니다. 이것을 예수님은 겨자씨의 비유나 누룩의 비유로 설명하기도 하셨습니다. 작은 나무가 큰 나무로 성장하고, 적은 누룩이 반죽 전체를 부풀게 하는 것처럼, 하나님 나라는 그렇게 확산되고 확장된다는 것입니다. 이는 한 사람의 역할과 책임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우리 가정과 교회 그리고 우리 부서라는 작은 단위가 세상을 변화시키는 출발점임을 알려주는 그림이며 지침입니다.
그렇게 보면 천하만민에게 복을 주시려고 하나님이 한 사람 아브라함을 부르신 것은 자연스런 일입니다. 그리고 가장 작고 볼품 없는 민족으로 애굽에서 종살이 하던 이스라엘 자손을 불러내어 시내산에서 언약하시면서 세상 모든 민족에게 복을 줄 제사장 나라가 되게 하신 것도 이해됩니다. 이스라엘의 황금기를 이끌 사람 다윗이 그의 집 8형제 중에서 막내라는 점도 이해됩니다. 예수님이 온 세상을 맡길 임무를 주시려고 부르신 사람들이 갈릴리 시골 지방의 어부들이라는 점도 이해가 됩니다. 이것이 하나님이 일하시는 방식이라고 바울은 꿰뚫어보았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세상의 미련한 것들을 택하사
지혜 있는 자들을 부끄럽게 하려 하시고
세상의 약한 것들을 택하사 강한 것들을 부끄럽게 하려 하시며
하나님께서 세상의 천한 것들과 멸시 받는 것들과 없는 것들을 택하사
있는 것들을 폐하려 하시나니
이는 아무 육체도 하나님 앞에서 자랑하지 못하게 하려 하심이라
고린도전서 1:27~29
성경이 우리에게 밝히 보여주는 바는, 세상은 하나님의 영역이며, 하나님의 세계며 하나님이 통치하시는 하나님의 왕국이며, 하나님이 가꾸시는 하나님의 포도원이며, 하나님의 나라입니다.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을 받아 그 포도원을 가꾸는 일꾼이며, 그 왕국의 백성이며, 그 나라의 대리인들입니다. 그리고 인간은 저마다 자기가 가꾸고 경작할 구역을 지정 받아 거주의 경계 안에서 하나님이 정하여 주신 연대를 살다가 하나님께 돌아갑니다. 그리고 언젠가 하나님이 세상을 새롭게 하시는 날 우리는 부활하여 새 하늘과 새 땅에서 살게 될 것입니다. 이것이 성경의 가르침이며 우리가 주일마다 고백하는 사도신경의 내용입니다.
5. 에덴동산에서 인간이 맡은 두 가지 일
이처럼 우리는 한평생이라는 시간 동안에 우리에게 줄로 재어 준 구역에서 살아갑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가 거주하는 곳은 일종의 에덴동산입니다. 아담 부부처럼 우리는 우리의 거주지 또는 우리의 활동영역을 에덴동산처럼 하나님께로부터 받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면 우리는 무슨 일을 해야 합니까? 아담 부부는 어떤 일을 맡았나요?
여호와 하나님이 그 사람을 이끌어 에덴 동산에 두어
그것을 경작하며 지키게 하시고
창세기 2:15
아담 부부가 맡은 일은 동산을 경작하고 지키는 일입니다. 이 두 가지 일은 모든 대리인들의 공통된 일이며 가장 본질적인 일입니다. 포도원을 맡은 일꾼은 그 포도원을 경작하고 지켜야 합니다. 경작한다는 말은 물을 주고 거름을 주며 사랑한다는 말이며, 지킨다는 말은 병충해로부터 보호하고 들짐승의 침입을 막는 것입니다. 그래서 울타리를 쳐야 할 수도 있고 수시로 벌레를 잡아주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때가 되어 하나님이 풍성한 결실을 주시기를 기다리는 것이 농사하는 일군의 일입니다. 이것이 경작하고 지키는 일입니다.
그러면 대통령의 일은 무엇입니까? 대통령도 역시 하나님의 대리인으로 맡아 경작하고 지켜야 할 구역이 있습니다. 이것은 대통령 선서문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이 선서문을 통해 우리는 대통령의 임무가 경작하여 풍성하게 하는 일이며 위험으로부터 지키는 일임을 알 수 있습니다:
헌법 제66조[선서] 대통령은 취임에 즈음하여 다음의 선서를 한다.
“나는 헌법을 준수하고 국가를 보위하며
조국의 평화적 통일과 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 및 민족문화의 창달에 노력하여
대통령으로서의 직책을 성실히 수행할 것을 국민 앞에 엄숙히 선서합니다.”
미국의 대통령도 이와 유사한 선서를 합니다:
Before he enter on the Execution of his Office,
he shall take the following Oath or Affirmation:
—“I do solemnly swear (or affirm)
that I will faithfully execute the Office of President of the United States,
and will to the best of my Ability,
preserve, protect and defend the Constitution of the United States.”
미국의 대통령은 미국의 헌법을 준수하고 보호하며 보전하는데 최선을 다한다고 선서합니다. 한국의 대통령도 헌법을 준수하고 국가를 보위하며 잘 가꾸겠다고 선서합니다. 가꾸고(경작) 지키는 것(수호)은 대리인의 임무입니다.
시장도 구청장도 대리인이며, 모든 공직자는 일종의 대리인입니다. 각자에게 맡겨진 권한과 책임이 있습니다. 그것은 각 사람에게 줄로 재어 준 구역입니다. 각 사람의 에덴동산입니다. 그것을 경작하고 지키는 것이 모든 대리인의 임무입니다. 국장과 과장, 계장과 주임 등 저마다 자기에게 부여된 에덴동산이 있습니다. 그것을 잘 관리하고 지킬 때 그 곳은 풍요로운 에덴동산이 되어 거기로부터 흘러나오는 생수가 주변을 비옥하게 하여 마침내 성동의 땅이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하나님이 보시고 기뻐하시는 땅이 될 것입니다.
6. 줄로 재어 준 구역, 에덴동산을 가꾸는 법
여기서 우리의 에덴동산을 가꾸는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서 좀 더 생각해보겠습니다. 성경은 그 방법을 경작하고 지키는 것이라고 소개합니다(창세기 2:15). 그러면 ‘경작하고’(to work) ‘지킨다’(to keep)는 말의 의미를 생각해 봅시다.
경작한다는 말은 물을 주고 거름을 주는 등의 활동을 말하므로 가꾸고 사랑하며 돌본다는 말입니다. 그렇게 하여 생명이 살아나고 자라나도록 하는 것입니다. 지킨다는 말은 더러운 것이나 해로운 것이 침범하지 못하도록 보호한다는 말입니다. 이것은 바르고 깨끗하고 정직하게 사는 삶을 의미합니다. 우리의 에덴동산에 거짓이 들어오거나 사기나 뇌물이 들어오면 에덴동산은 혼란에 빠집니다. 병충해가 창궐한 포도원은 금방 피폐해질 것입니다. 에덴동산을 잘 가꾸는 법은 우리가 있는 지역을 가꾸는 것이며, 에덴동산을 경작하고 지키는 것은 곧 우리가 맡은 임무를 따뜻하고 참되게 감당하는 것입니다. 이를 가리켜 인자(仁慈)와 진리(眞理)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대리인들은 언제나 이 두 가지를 보물처럼 잘 간직해야 합니다. 성경은 이를 다음과 같이 강조합니다:
인자와 진리가 네게서 떠나지 말게 하고 그것을 네 목에 매며 네 마음판에 새기라
그리하면 네가 하나님과 사람 앞에서 은총과 귀중히 여김을 받으리라
잠언 3:3~4
우리가 거주하는 곳이 어디이든지 그곳은 우리의 에덴동산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맡은 직위가 무엇이든지 우리는 그 곳을 관리하는 대리인들입니다. 그리고 그 대리인들은 언제나 어디서나 인자와 진리를 잘 간직하고 목에 목걸이처럼 매고 마음판에 새겨야 합니다. 명심하고 잊지 말라는 말씀입니다. 인자와 진리는 사랑과 진실이며, 따뜻하고 참되게 행하는 것입니다.
구약시대에 하나님은 예언자 미가를 통하여 말씀하셨습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대리인들에게 하나님이 요구하시는 세 가지 덕목이었습니다.
사람들아, 여호와께서 선한 것이 무엇인지 너희에게 보이셨다.
그가 너희에게 요구하는 것은 옳은 일을 행하며 한결같은 사랑을 보이고
겸손한 마음으로 너희 하나님과 교제하며 사는 것이다.
미가 6:8, 현대인의성경
에덴동산은 흔히 낙원에 비유합니다. 그런데 성경은 아담 부부에게 에덴동산을 경작하고 지키라고 하셨습니다. 그 말은 할 일이 있다는 말입니다. 물을 주거나 거름을 주어야 하고, 병충해를 잡거나 들짐승으로부터 보호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우리에게 줄로 재어 준 구역도 일종의 에덴동산입니다. 그곳에도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문제가 발생합니다. 민원도 들어옵니다. 우리의 관심이 필요한 곳이 있습니다. 우리가 살아 있는 한 우리의 에덴동산에 문제는 발생할 것입니다. 그 문제를 해결하라고 우리를 이리로 이끄신 분이 하나님이시라고 성경은 말합니다. 우리를 여기에 두신 분이 하나님이시라고 성경은 소개합니다.
그러기에 우리의 에덴동산을 경작하고 지키는 일은 우리 자신에게 주어진 하늘의 명령이며 사명입니다. 그 일을 하는 방식은 경작하고 지키는 것입니다. 곧 정직과 친절, 진실과 사랑입니다.
설교의 초두에 저는 성경을 통하여 우리는 세상을 이해하고 자신의 정체성을 발견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누군가 성경의 말씀을 진심으로 믿고 받아들인다면 그는 세상을 하나님의 나라로 여길 것입니다. 그리고 자신을 그 나라의 대리인으로 여길 것입니다. 그가 맡은 영역이 어디에 있든지, 그 규모에 개의치 않고 그는 그곳을 에덴동산으로 여기고 경작하고 지킬 것입니다. 그렇게 참되게 따뜻하게 살아가는 그 사람은 문제 앞에서 두려워하지 않고 문제를 하나씩 해결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로 인하여 그의 자리는 말 그대로 에덴동산이 되어 동서남북 네 갈래의 물줄기로 생수를 흘려 보낼 것입니다. 이것이 우리가 사는 인생이라고 성경은 말씀합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