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보는 '2003 경주세계문화엑스포' [출처 : http://www.ohmynews.com] |
'함께 그러나 다르게'를 주제로 지난 8월 13일 '2003 경주 세계문화엑스포'가 시작됐다. 10월 23일까지 열리는 이번 엑스포는 지난 1998년과 2000년 엑스포가 "소문난 잔치 먹을 것 없다"는 속담을 확인했다는 다소 좋지 않은 평가를 의식한 듯, 꽤나 많은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개막후 한달이 채 못된 지금, 좀더 시간이 지나봐야 더 정확한 평가가 나오겠지만 하루하루 진행되는 여러가지 행사로 보나 관람객 수로 보나 절반의 성공은 거둔 듯 하다. 하지만 여전히 엑스포 행사장 주변에 장사꾼들이 예외없이 국적불명의 음식과 기념품들을 늘어 놓아 눈쌀을 찌푸리게 하고, 행사장 안에서도 편의시설의 부족과 지나친 상업성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기도 한다.
천년고도 경주, 과거에만 머무르고 있던 경주를 현재와 어떻게 조화시킬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 끝에 기획됐다는 세계문화엑스포. 3회째를 맞는 '2003 경주세계문화엑스포'의 이모저모를 사진과 함께 둘러 보자
오전 9시 반 '난장트기'에 들어섰다. 시끌벅적한 신라의 저자거리가 펼쳐져 있다. 그때 뒤에서 "어명이오"하는 굵은 외침이 들린다. 뒤를 돌아보니 신라의 관리가 여왕의 말씀을 전한다. 오늘 엑스포에는 이런저런 행사가 열릴 예정이라는 일정소개다. 독특하고 애교있는 발상이 재미있다
▲ "어명이오!"
▲ 다양한 먹을거리를 팔고 있는 저자거리
▲ 도예체험방
▲ 첨성대 위에 둥지를 튼 새. 짚공예방에 있다
▲ 벽에 붙은 용모파기. 1000냥이면 지금 돈으로 얼마나 될까?
▲ 직접 물을 들인 모자와 옷가지 앞에서 사람좋은 웃음을 짓는 쪽물점주(店主)
▲ 득남대장군
▲ 장승깎기 체험장에서 만난 처용
▲ 방송출연은 장승에게도 영광(?)이다
▲ 박물관에서 봤던 토우(土偶) 저자거리에 나타났다
세계 신화전과 세계 성문화전은 전시행사다. 지난 두 번의 엑스포가 지나치게 의미와 상징만을 추구한 나머지 대중성을 잃어 버렸다면, 이번 엑스포조직위원회에서는 의미는 물론 대중성과 오락성을 추구한다고 공식적으로 밝히고 있다.
진짜 대중성과 오락성을 갖고 있는지는 관람객들이 판단할 일이다. 세계 신화전은 동서양의 신화들을 다양한 소품으로 표현해 놓고 있다. 각종 디지털기기들을 활용한 점도 눈에 띈다
▲ 세계신화전 입구. 지난 월드컵 붉은 악마의 추억이 담긴 치우천왕의 입으로 들어가면 된다
▲ 신화의 으뜸은 역시 단군신화!
▲ 서양의 신들이 모여 있다
▲ 물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 반해 빠져 죽었다는 신화 속의 꽃미남처럼 저 물(모니터)을 들여다 보면 뭐가 보일까
▲ 신라 박혁거세의 설화를 수다맨이 설명하려고 한다. 큰 알 속에 설치된 모니터와 수다맨이 설명한다는 설정이 재미있다
▲ 세계성문화전에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물론 어른들만
▲ 중세유럽, 십자군원정 당시 기사들이 부인에게 채웠다는 정조대. 성문화전 안에서는 원칙적으로 사진을 못찍는다. 한컷 찍으면 어디서 나타났는지 건장한 청년이 굵은 목소리로 '사진 안됩니다'라고 나직히 말한다. 찍으려고 해도 낯뜨거운 것이 너무 많다
꼼꼼히 둘러본다면 하루 만에 다 구경한다는 것은 무리인 것 같다. 볼 것이 많아 이것저것 다 구경하려다 보니 아직 못 본 것이 더 많은데 다리도 슬슬 아파오고 배도 고파온다.
입장료 본전을 뽑으려고 너무 열심히 보려면 다른 날 한번 더 와야 한다는 계산도 나올 법 하다. 이것은 고도의 상술인가, 아니면 내용이 너무 충실해서일까. 그것도 아니면 허약한 체력 탓일까.
▲ 금강산도 식후경. 그런데 이런 행사장에서 파는 음식이 맛이 없다는 건 개인적인 징크스일까? 진짜 그런걸까?
▲ 간판은 벼룩시장인데 안은 화려하기 그지없다
▲ 휴대전화 통화에 열중하고 있는 아프가니스탄 상인
▲ 유럽관. 너무 화려한 것 뿐이라서 오히려 거북하다
벼룩시장이라고 해서 어디 조그만 마을 쯤에 있을 법한 정겨운 분위기를 상상하면 곤란하다. 왠만한 전시관보다 오히려 사람을 더 오래 붙잡아 두는 건 아무래도 쇼핑이 아닌가. 이 곳은 이름과 어울리지 않게 너무 화려해 오히려 거북하다. 끊임없이 지갑을 열라고 강요하는 것 같다
▲ 지구의 환경파괴에 대한 교훈적인 세 개의 에피소드를 3D 입체영상으로 상영하는 곳. 허공에다대고 손짓하는 관객들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 "한개 만원" . 서툰 한국말이지만 이 사람의 악기 부는 솜씨는 범상치 않다. 그 악기소리에 취해 충동구매하지 마시기를..
▲ 오후에 있을 퍼레이드를 기다리고 있는 '엑스포 익스프레스'
'2003 경주세계문화엑스포'가 8월 13일부터 10월 23일까지 열리니 70일이 넘는 기간 동안 열리는 셈이다. 짧지 않은 기간이다. 긍정적인 평가와 부정적인 평가는 어디서든 공존하게 마련이니, 관람객들의 사소한 불만이라도 소중히 받아 들여 매회 새로워지고 발전하는 '경주세계문화엑스포'가 되길 바란다. 우리나라에도 이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박람회가 하나쯤은 있어야 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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