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색이 강북구 대회인데
지난 일요일, 그러니까 날짜로는 정확하게 10월 26일
[제 2회 강북구청장배 및 연합회장배 동별 배구대회] 가 번동에
있는 웰빙스포츠센터 3층 대강당에서 있었습니다.
사실은 강북구 배구 대회가 있는지조차 몰랐습니다.
그 뿐 아니라 2회째인줄도 몰랐고 우리 동네 수유3동이 지난
대회 우승한 동이라는 사실은 더더욱 모르고 있었습니다.
동 행정에 조금은 관심이 있는 저 같은 사람도 모르고 있었는데
일반 주민들은 어떻게 알겠는지요.
현수막도 못 보았고 그만큼 홍보가 덜 되었다는 뜻도 되겠지요
배구대회가 열리기 보름 전쯤이었습니다.
아내가 처음 배구 연습을 하고 왔다고 하면서 팔을 걷어 보이는데
팔 둘레가 온통 멍투성입니다.
시합 때까지는 보름동안의 날짜가 남아 있었는데 월, 수, 금요일 날
같이 모여서 손발도 맞추고 두 주 동안 연습을 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아직도 연습이 많이 남아 있고 계속 그렇게 연습을 하다가는 시합을
하기도 전에 팔이 절단날 것 같았습니다.
보기가 딱해서 당장 그만두라는 말을 했지요.
선수가 없어서 대신 나간다는 말을 했지만 그 말을 듣는 아내도,
그렇게 말하는 나도 이미 시작을 한 이상 연습을 그만둘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동 대표 선수로 나가는데 배구를 한 번도 해 본 것도 아니고
그나마 연습조차 없이 나간다면 선수로서의 자격미달이지요.
강북구 17개동 전체가 다 나온 줄 알고 있었는데 참석을 안한 동도
있고 또 어느 동은 두 개 동이 합쳐서 나온 동도 있어서
모두 12개의 팀이 참가를 하였습니다.
보통 여느 때 일요일 같았으면 늦잠을 자거나 아니면 가까운
삼각산이라도 다녀올텐데 시합이 있는 일요일날은 몸보다 마음이 더
바빴습니다.
처음 보는 배구대회가 어떻게 치뤄지는지도 궁금했지만 아내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그것도 궁금했습니다.
우리 팀의 첫 시합은 9시 30분에 있지만 그래도 미리 가서 시합장의
분위기도 파악하고 연습도 할 겸 9시쯤 해서 스포츠웰빙센터에 도착을
했습니다.
입구에서 조 편성이 나온 안내 책자를 보니
우리 팀은 B 코트에서 번 2동과 붙게 되어 있었습니다.
A코트
1. 수유4동 : 수유5동 A조
2. 미아3동 : 번3동 B조
3. 수유4동 : 미아8동 A조
4. 미아3동 : 미아6,7동 B조
5. 수유5동 : 미아8동 A조
6. 번3동 : 미아6,7동 B조
B코트
1. 미아5동 : 번2동 C조
2. 수유2동 : 미아9동 D조
3. 수유3동 : 미아5동 C조
4. 수유2동 : 수유1동 D조
5. 수유3동 : 번2동 C조
6. 미아9동 : 수유1동 D조
우리 팀의 시합은 두 번째에 하게 되어 있어서 몸도 풀 겸
옥외에서 연습을 했는데 주고받으며 연습을 하는 것을 보니
와! 그냥 동네배구가 아니었습니다.
받기도 잘하고 토스도 잘해서 우승에 대한 기대를 하게 했는데
시합에 들어가니 역시나 잘했습니다.
3전 2승제로 예전을 치렀는데 4번의 시합 끝에 결승전에 올라갈
때까지 아주 신이 났습니다.
박진감 넘치는 아슬아슬한 순간이 없지는 않았지만 한 번 우리
쪽으로 쏠린 분위기는 1패도 없이 4전 전승, 8번으로 연전연승
승승장구였지요.
이 분위기대로 가면은 우승도 문제없을 것 같았습니다.
우리 팀이 다른 팀과 다른 점이 있다면 우선 선수들끼리의 화합이
아주 좋아 보였습니다.
그리고 가족들의 응원도 한 몫을 했지요.
이런 경기들이 보편적으로 그렇듯이 관중들은 모두 동호인이나
그 가족들이 대부분이지요.
우리 팀의 가족들도 다름 팀 못지 않게 열정으로 응원을 했습니다.
아니 한마음으로 일치되어 더 열심히 응원을 했습니다.
아, 그런데 우승까지 할 줄 알았던 결승전에서 그 잘 하던 선수들이
맥없이 무너지기 시작하였습니다.
예선에서는 지고 있어봐야 1. 2점이어서 바로 우리 선수들이 역전을
해서 이겼었는데 마지막 미아 8동과의 결승전에서는 첫판부터 5, 6점
차이로 벌어지기 시작하였습니다.
한 번도 역적을 시키지 못하고 20대 18까지 간신히 따라 붙었는데
결국 그 고비를 넘기지 못하자 분위기가 급속히 상대편으로 넘어가
버렸습니다.
두 번째 판은 힘도 못 써보고 10점이나 넘는 점수 차이로 그만 지고
말았지요.
두 판을 내리 져서 우승컵은 놓쳤지만 그래도 우리 선수들 참 잘했지요.
진 것이 아쉽고 또 졌으면 승복을 하는 것이 마땅한데 마음으로부터
승복을 못하는 한 선수가 있었습니다.
상대방 선수 중에서 군계일학 아니 청계일학이라고 할까요,
홍계일학이라고 할까요.
잘해도 너무 잘하는 선수가 한 명 있었습니다.
마치 프로 선수 같았습니다.
우리 쪽에서 서브를 넣으면 그 선수가 다 받고 그 다음 다른 한 선수
가 토스를 해주면 바로 때려 버리는데 그 때리는 강속구가 얼마나
빠르고 강한지 우리 선수들이 도저히 받을 수가 없었습니다.
상대팀은 그 선수 한 명 때문에 이겼고
우리 팀은 그 선수 한 명 때문에 지고 말았습니다.
그야말로 프로선수 빰치게 북 치고 장구 치고 혼자서 다 하더군요.
핑계 같지만 전력이 의심스럽다는 말이 나올 만 하지요.
응원을 하는 저의 눈도 다른 사람들의 눈도 모두 그 한 선수에게로
쏠렸습니다.
.그러나 패배한 것은 사실이고 진 것은 진 것이지요.
스포츠 정신에 이기는 것만큼이나 승복하는 자세와 정신도 필요합니다.
깨끗이 승복을 하고 내년을 또 기약을 해야겠지요.
아무튼 우승을 못하는 아쉬움 속에 배구대회는 끝났고
배구를 취미로 즐기는 사람들이 몇몇이 선수로 참가를 하기는
하였으나 평소에 배구공도 만져보지 않는 사람들이 임시로 모여서
따 낸 준우승은 값진 것이었습니다..
아마츄어들이 모여서 하는 게임이라 실력이 별로 인 줄 알고
응원 삼아 구경을 갔었는데 다른 팀들도 많은 연습을 하고 나왔는지
의외의 배구실력에 놀랐고 보는 재미도 있었습니다.
각 팀들의 응원하는 함성도 높았고 보는 즐거움도 있었지만
아직 대회를 치르어 본 본 경험이 부족한 탓인지 주최측의 진행의 미비한
점은 옥에 티였습니다.
우선 무엇보다도 관중석에 응원하는 사람이 많지 않아서 열기가 그만큼
덜했고 썰렁한 빈 객석은 추수걷이 끝난 들판같았습니다.
그리고 우리 팀이 둘째 게임에 배정이 되어서 9시 30분에 시작한다고
했는데 시간이 일, 이십 분이 늦은 것도 아니고 무려 두 시간이 넘어서
12시에 첫 시합을 시작되었는가 하면은 개회식은 관중보다 많은 내빈에다가
그 내빈을 하나하나 일일이 호명하는 지리한 소개도 그리 좋아 보이지를
않았습니다.
내빈을 위한 잔치인가요, 단순히 배구 동호회인들만을 위한 잔치인가요.
경품권을 선수들에게만 나눠주는 것을 보니까 애초부터 관중동원에도
염두에 두지 않는 듯 했는데 나라 없는 국민이 없고 구민 없는 구청이
존재를 하지 않듯 관중 없는 대회는 알맹이 없는 쭉정이 대회가 아닐까
싶었습니다.
우리 강북구의 '행복만들기' 에 여념이 없는 김현풍 구청장님도 다녀가셨고
우리동네 조천희 시의원님을 비롯하여 많은 내빈들도 참석을 하였습니다.
그래도 명색이 강북구 전체 동별 대회인데 주최측에서 요청을 안 했는지
요청을 받고도 안 나왔는지 우리 강북구 방송인 해피넷 인터넷 방송국에서도
나오지를 않았습니다.
많지 않는 관중 탓인지 몰라도 선물 또한 커서 맛이 아닌데 생활의 실속품이
아니라서 알차 보이지도 않았습니다.
끝으로 수유 3동 우리 동사무소에 동장님은 감독을 맡으셔서 팀을 준우승으로
이끄는데 일조를 하셨지요.
자치위원장님, 통친회장님, 다른 단체장님들도 오시어 선수들에게 힘을 실어 준
것은 선수들의 사기진작과 앙양에도 보탬이 되어 보기에도 좋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수들을 위한 준비와 뒷바라지가 성의가 부족하고
너무 부실해 보였습니다. 비단 이번의 배구대회 뿐 아니라 다른 대회를
나가는 것도 마찬가지겠지요
선수들은 개인의 명예를 위해서 나가는 것도 아니고 누구를 위해서라기보다
수유 3동 주민 전체의 명예를 걸고 대회에 참가를 합니다.
다음에 어떤 대회를 치르더라도 자치위원회와 동사무소에서는 선수들이
섭섭해하거나 기가 죽지 않도록 처음부터 경기가 끝날 때까지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신경을 써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첫댓글 저기 저 사진 중에 아는 사람 두 사람이 보이지요. 처음에는 우리 수삼 볼링회원 세 사람이 배구선수로 출전을 했는데 안타깝게도 한 명이 그만 중도에 탈락을 했다고 하네요.
후보로 떨어졌다고 하는데 아는 사람은 다 알지만 그 사람이 누구인지 제 입으로 차마 말은 못하지요. 하지만 상당히 미인입니다. 이쁜데다가 배구까지 잘하면 공평하지 못하니까 그런 재능은 안 주셨나 봅니다. ㅎㅎㅎ
누가아니래여,참안타까운 사연이지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