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소는 우리 몸에서 구석구석 작용하고 있다. 몸속에서 가장 바쁘게 활동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효소는 화학반응에서 자신은 변하지 않고 반응속도를 증가시키는 촉매 역할을 하는 단백질이다. 단백질이기 때문에 온도, pH(수소이온 농도) 등 환경적인 요인에 따라 활동능력이 달라진다. 대부분 35~45℃, pH7 정도 중성인 환경에서 활동이 활발하며, 그 이상 혹은 그 이하면 변형되어 활약이 줄어든다. ‘기질특이성’을 가져 특정 분자에만 반응하므로 체내에서 일어나는 화학반응의 종류만큼 헤아릴 수 없이 많은 효소가 존재한다.
>>어떤 일을 할까?
각질제거제에 효소가 흔히 사용된다. 파파인, 브로멜린 등 과일에서 추출한 단백질 분해 효소는 각질을 분해해 거친 피부를 매끄럽게 가꿔 준다. 식사 후 속이 더부룩할 때 먹는 소화제에도 효소가 들어 있다. 우리 몸에서 생산되는 효소가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을 분해하는 것처럼 소나 돼지의 췌장 소화효소를 정제한 판크레아틴, 맥아당에서 정제한 디아스타제 등 소화제에 포함된 효소는 영양 성분을 분해해 소화를 돕는다.
대체로 효소가 작용하는 기질의 어미를 ‘-아제(aze)’로 바꿔 부르는 법칙이 적용되므로 각각의 효소가 어떤 일을 하는지는 이름을 보면 알 수 있다. 비교적 잘 알려진 소화효소 중 프로테아제는 프로틴(단백질)을 분해하고, 아밀라아제는 아밀로오스(녹말), 셀룰라아제는 셀룰로오스(섬유소)를 분해한다.
>>현대인에게 효소가 부족하다?
특정 음식을 먹으면 설사를 하거나 소화를 못 시키는 사람이 있다. 이는 소화효소의 결핍에서 오는 증상으로 ‘락타아제 결핍’이 대표적이다. 락타아제는 젖당을 포도당과 갈락토오스로 분해하는 효소. 어려서는 체내에 풍부하지만 성장할수록 감소하거나 전혀 나오지 않아 우유를 소화하지 못하는 ‘유당불내증’이 생긴다. 락타아제의 부족이나 결핍 증상은 동양인의 70%에 해당할 정도로 흔하다.
섬유소를 소화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섬유소를 분해하는 셀룰라아제가 체내에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섭취하면 그대로 소화기관을 통과해 배출된다. 하지만 칼로리가 적은 대신 포만감을 주고, 변비를 해결해 주므로 다이어트 보조제로 각광받는다. 아밀라아제, 프로테아제 등 일반적인 소화효소가 부족한 사람이 있다.
또 나이 들면 효소를 생성하는 기관이 노화하므로 효소 부족에 시달린다. 노인이 음식을 잘 소화하지 못하는 이유다. 효소는 환경이 맞지 않으면 변성되어 활성을 잃는다. 부족한 효소는 음식을 통해 보충할 수 있지만, 요리ㆍ가공ㆍ살균 식품을 주로 섭취하는 현대인의 식습관은 효소 부족을 초래한다.
>>식단에 효소를 더하라!
최근 효소 다이어트, 효소를 활용한 건강식품 등이 여럿 출시되면서 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몇몇 제품은 식약청으로부터 신진대사 기능, 체질개선, 건강증진 및 유지 기능 등을 인정받아 건강기능식품으로 출시되었다. 시판 효소 식품은 단백질, 지방이 많이 함유된 식품을 과다섭취해 디톡스(Detox, 독소해소)가 필요한 사람이나 소화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에게 도움이 된다. 하지만 가공 과정에서 효소가 활성을 잃거나 첨가된 화학물질이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무조건 섭취하면 안 된다. 물론 효소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에게는 전문의가 효소보조제를 처방하기도 한다.
일반인이 효소를 섭취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인스턴트 식품, 자극적인 식품 등을 피하고 가급적 효소가 풍부하게 들어 있는 과일과 채소류를 조리하지 않고 섭취하는 것이다. 신선한 채소를 갈아 주스로 만들어 먹으면 도움이 된다. 파파야ㆍ파인애플 등의 과일과 신선한 채소, 청국장ㆍ된장ㆍ김치 등의 발효식품, 무순ㆍ브로콜리순 등 싹이 난 식물 등에 효소가 풍부하다.
과일과 채소에는 효소의 활동을 돕는 조효소인 비타민, 미네랄이 많이 들어 있다. 발효식품을 섭취하면 식품에 함유된 효소 외에 효모균 등 미생물이 분비한 효소까지 동시에 섭취할 수 있어 일석이조지만 과다한 염분 섭취를 주의한다. 된장, 청국장 등은 끓여 먹으면 효소의 활성을 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