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성만교회 “다음세대, 교회공동체가 함께 세워간다”
‘독서마라톤’ 등 새 패러다임 프로그램 펼쳐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이 방학을 시작하면 부모들은 걱정부터 앞선다. 맞벌이 부부건 아니건 간에 마찬가지다. 방학동안 집에서 아이들이 시간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방안이 없기 때문이다. 부모들이 아이들의 시간을 제대로 관리해주지 못하면 요즘 아이들은 TV, 스마트 폰 등 화면이 나오는 기기의 세계에 빠지기 십상이다. 이런 상황에서 부천 성만교회(담임목사 이찬용)는 교회에서 아이들이 방학동안 집중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부모의 염려와 맞벌이 가정의 고민을 교회가 함께 나누기 위함이다.
무더운 여름과 여름방학이 막바지에 이른 8월 18일 오후 부천 성만교회(www.sungman.net)의 지하 1층 유치부 예배실은 삼삼오오 앉아서 책을 읽고 있는 어린 아이들로 가득 찼다.
여름방학 때 혼자, 또는 또래 친구들끼리 어울려 놀 수밖에 없는 아이들이 교회당에 함께 모여서 공부하고 책을 읽는다. 바로 성만교회가 여름과 겨울방학 때 시행하고 있는 ‘독서마라톤’이다. 유치부 7살과 아동부, 중고등부 아이들이 ‘독서마라톤’이라는 이름으로 방학동안 교회에서 공부하고 책을 읽는다. 각각 35~40명과 4,50명 정도 아이들이 함께했다.
‘독서마라톤’은 독서를 마라톤(42.195km)에 접목함으로써 책 1쪽을 1m로 계산해 목표코스를 완주하는 독서 프로그램이다. 독서마라톤은 방학과 함께 시작되고 끝난다.
엄마에게 두려운 방학! 교회가 아이들을 맡아준다. 독서의 필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아이들에게 독서의 습관을 길러주며, 문화 활동을 통한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게 한다. 이것들이 성만교회가 독서마라톤을 여는 이유다.
독서마라톤은 화수목금 이뤄진다. 유치부와 아동부의 하루 일과는 오전 10시에서 오후 5시까지. 중고등부는 오전 8시에서 저녁 8시까지다. 50분간 공부와 독서, 10분간 휴식으로 진행되며 중간에 점심과 간식을 준다. 한 주 등록비용은 1만원. 등록한 아이들은 거의 다 온다고.
하루 시작은 교역자가 전하는 하나님의 말씀(QT)과 함께 한다. 성경을 읽고 외운다. 오전에 책을 읽기도 하지만 주로 공부하거나 숙제를 한다. 아이들이 독서록을 쓰기에 좋은 기회다. 하루 종일 책을 읽어서다.
아이들은 가장 편안한 자세로 책을 본다. 이곳에서 독서록을 씀으로 초등학교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아이도 있다. 아이들이 원하는 대로 책을 읽을 수도 있지만 학년별 권장 필독서를 선정해 아이들이 꼭 읽도록 한다. 아이들의 독서력을 향상시키고 좋은 책을 놓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또 읽어야 할 책은 이동도서관 차량을 이용하거나 교인들로부터 협찬을 받으며 개인이 준비해서 돌려보기도 한다. 아이들이 떠들고 싶어도 책 읽는 시간만큼은 집중하는 분위기다.
독서마라톤에서 책을 준비하는 것만큼 중요한 게 바로 식당 봉사자의 역할이다. 권사회, 여집사회, 각 교구와 각 부서 교사, 독서마라톤에 참여하는 아이들의 엄마들이 식당 봉사를 하는 숨은 일꾼들이다. 식사비용도 해당 봉사팀에서 담당한다. 메뉴는 같은 것을 막기 위해 미리 정한다. 아동부 교사와 교역자, 독서마라톤에 참여하는 아이들의 엄마와 교인들이 독서지도봉사를 한다.
이와 함께 아동부 교사로 20년째 섬기고 있는 김수영 집사가 아동부 독서마라톤을 전체적으로 관리한다. 아이들이 책을 읽는 시간에 떠들지 않고 조용하게 책을 읽게 하는 것도 김 집사의 몫이다.
수년째 독서마라톤을 섬기며 미술 재능 기부에도 함께 한다. 1주일에 한 번 목요일 미술, 비누클레이, 푸드아이 등 재능 기부가 아이들에게 흥미와 재미를 더한다. 화목에는 성만교회 청년부 선생님들이 국어, 영어, 수학을 지도한다.
아동부 독서마라톤을 총괄하는 김수영 집사는 “저희 자녀들이 어릴 때 미술학원을 운영하면서 방학이 되면 고민됐다. 우리 아이들을 어디로 보낼지? 그래서 독서마라톤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지역사회에 맞벌이 부부들이 방학 때 아이들 때문에 고민이 많다.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편안하게 엄마들이 직장생활을 할 수 있도록 아이들을 돌보고 있다”고 말한다.
독서마라톤 중에 번개모임도 진행된다. 어제(8월 17일)는 교회에서 담임목사와 잠깐 번개모임이 이뤄졌다. 아이들이 책을 읽다가 학원에 갔다 오기도 한다. 독서마라톤에 대한 부모들의 반응이 좋다. 아이들이 아침부터 저녁(오후)까지 공부함으로써 책을 읽는 습관을 갖게 되고 생활이 규칙적으로 바뀌며, 점심과 간식까지 챙겨주기 때문이다.
이에 독서마라톤을 기다리는 성도들이 많다고 한다. 친구를 따라 왔다가 교회에 나오는 아이들도 있다. “교회에 출석하지 않으나 독서마라톤에 함께하는 아이들도 담당교역자가 아침에 하나님의 말씀을 이야기할 때 거부 반응 없이 잘 듣는다”고 김 집사는 귀띔한다. 8월 23일에는 독서마라톤에서 성경골든벨도 치러졌다. 이를 위해 아이들에게 예상 100문제를 미리 공부하도록 했다.
부천 성만교회 담임 이찬용 목사는 “독서마라톤은 교회가 성도들에 대한 당연한 역할이다. 교회 주변에는 맞벌이 부부들이 많다. 아이들이 학원에 갔다 오면 방치되다시피 한다. 교회가 이런 기회를 마련하면 교사들이 재능을 기부하고 성도들이 돌아가면서 돌봐주고 점심도 해주면 아이들이 교회 오면서 행복해 할 수밖에 없다. 크게 어려울 게 없다”며 “아이들이 교회에서 놀면서 건강하게 자란다.
교회가 어린이들이 같이 책을 읽고 놀도록 한 달 동안 자리를 마련하면 된다. 아이들을 교회에서 봐주니까 무엇보다 성도들이 만족한다. 점심과 간식 비용은 성도들이 따로 후원하기 때문에 교회 지원은 없다”고 말한다.
아이들이 앉아서 공부하고 책만 읽는 것은 아니다. 아이들이 지루하지 않고 즐거움을 더하기 위해 한 번쯤은 밖으로 나가기도 한다. 교보문고 등 장소를 옮겨서 책을 본다든가, 박물관, 미술관 등을 관람한다. 평소 아이들이 개별적으로 하기 어려운 것을 경험하게 하는 것이다.
이 목사는 “교회는 공간이 있다. 우리는 어쩌면 소중한 기회를 잃어버린다. 아이들은 혼자 있으면 노래방, PC방, 스마트 폰 등에 빠진다. 세상에는 건강한 곳이 별로 없다”며 “교회가 어렵고 안 된다고 하는 데 아이들에게 건강한 공간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강조한다.
성만교회는 중고등부 아이들에게 세계적인 안목을 넓히고 비전을 심어주기 위해 중고등부 아이들 8명을 선발해서 올 10월 마지막 주 또는 11월 초에 미국을 여행할 계획이다.
성만교회 허성구 장로는 “이찬용 담임목사님은 아이들에게 투자를 많이 하는데, 아이들이 우리 교회뿐 아니라 한국교회의 미래이며 이 아이들을 잘 키우는 게 우리에게 맡겨진 사명이라고 생각한다. 내년에는 청년부와 중고등부 조를 만들어서 그들이 나라를 선택해서 갈 수 있도록 교회가 지원할 방침”이라며 “독서마라톤도 그러하지만 성만교회가 계속해서 아이들에게 더 넓은 세계를 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고자 한다”고 설명한다.
성만교회는 방학 중 독서마라톤 외에 ‘담임목사와 함께하는 파자마 토크’, 5월 5일 ‘꿈을 먹고 살지요’, ‘지역 청소년 축제가 되고 있는 ‘프렌즈데이’, ‘아동부 중고등부 1박 2일’ 새내기 여행, 온 세대가 함께하는 ‘우리들의 여름이야기’, 전도축제 ‘컴앤씨’, ‘성인식 여행’ 등 새로운 패러다임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파자마 토크는 교회 청소 후 조별 식사, 부흥회와 금요기도회 특송과 더불어 ‘우리들의 여름이야기’의 조별 3대 필수 미션이다. 조별 선택미션으로는 여행, 등산 등이 이뤄진다.
성만교회는 놀고먹는 이야기 속에서 한국 교회교육의 비전을 본다. 빠르게 변화하는 이 시대에서 교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찾지 못한다면 더 이상 한국교회와 우리의 다음세대는 희망이 없다는 인식이 부천 성만교회에서는 강하게 나타난다. 변화해가는 성만교회도 여전히 변화에 대해서 고민이다. 성만교회는 모든 성도가 강력한 공동체가 돼 다양한 사역으로 다음세대를 함께 세워간다. (기독교보 이국희 기자 2017. 09. 06) 10dnjfghdptj aksskd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