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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 동서남북 (7월 11일, 화요일 방송) 심층인터뷰 (고독사, 1인가구 증가로 전연령 증가추세 대책은?) 질문 - 노년유니온 고현종 사무처장 - 전화녹음시간 : 오후 3시 30분 |
최근 고독사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핵가족 사회에서 혼자 사는 노인이 늘어나면서 그동안 고독사는 노인문제의 하나로 인식돼 왔는데요. 이제는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전 연령층에 나타나는 사회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오늘 심층인터뷰에선 우리 사회의 변화에 따른 고독사 실태를 살펴보고 이를 예방할 수 있는 대책은 무엇인지, 이야기 나눠 보겠습니다. 노년유니온 고현종 사무처장 전화로 연결합니다. 안녕하십니까?
Q1 : 먼저 ‘고독사’라는 용어가 일본에서 유래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개념인지 설명부터 부탁드립니다.
A1: 1990년대 이후 일본에서 나홀로 죽음이 급증하면서 생긴 신조어입니다. 2011년부터 방송으로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비슷한 개념으로 무연고 사망이 있긴 한데, 고독사는 명확한 정의가 없는 신조어인 반면 무연고 사망은 법적으로 연고가 없는 사람을 일컫는 용어입니다. 독거노인의 고독사와 장애인의 고독사는 방송과 언론의 집중조명을 받지만 일자리를 잃거나 사회에 적응하지 못한 독신 30~50대 중장년 남성들은 고독사 문제에 대해 약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아무런 조명을 받지 못하는 취약계층이기도 합니다. 게다가, 경기불황이 장기화되면서 30대~40대의 사회부적응자 젊은 층의 고독사도 점차적으로 늘고 있습니다.
경제적 이유, 사회적 고립, 가족간의 갈등이 고독사의 기반이 되고 있습니다.
Q2 : 고독사와 관련된 뉴스가 자주 보이고 있는 것 같은데요. 실제로 예전보다 고독사가 늘고 있는 건가요? (통계 없는 죽음이라고 하던데요?)
A2: 무연고 사망자가 해마다 늘면서 2014년에 1000명을 넘었습니다 특히 50세 미만 무연고 사망자가 187명으로 2013년 117명보다 59.82% 증가했다. 이는 홀로 쓸쓸히 죽어가는 이른바 ‘고독사(孤獨死)’가 65세 이상의 노인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으로 해석된다. 보건복지부의 ‘2014 시도별·연령대별·성별 무연고자 사망자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4년 무연고 사망자는 1008명으로 2013년의 878명보다 14.8% 늘었다. 무연고 사망자는 2011년 682명, 2012년 719명, 2013년 878명 2014년 1008명 2015년 1245명등으로 매년 증가 추세를 보입니다. 2014년 무연고 사망자 중에서 주민등록번호 및 성별 파악이 불가능한 신원 불상자를 비롯해 자료 오류로 미상자로 분류된 인원은 89명(8.8%)입니다. 성별로는 2014년 전체 무연고 사망자 중 남성 75.8%(764명), 여성 15.4%(155명)로 남성 사망자가 여성 사망자의 약 4.9배에 이르렀습니다.
Q3 : 대체로 노인분들이라고 이야기를 했는데 질병도 함께 가지고 있는 분들도 많지 않나요? (저소득층,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
A3: 독거노인… 5명 중 1명 꼴 이처럼 노인들의 고독사는 최근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사회 문제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더욱이 고독사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독거노인의 수는 갈수록 급증하고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2015년 한 해의 독거노인 수는 약 138만 명으로 전체 노인 5명 중 1명꼴이다. 이는 20년 후인 2035년에는 약 343만 명으로 현재보다 2.5배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만큼 독거노인 고독사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독거노인의 외로운 죽음은 사회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노인들이 고독사하는 경우는 점점 늘고 있지만 이에 관한 실태 조사는 한 번도 이루어진 적이 없다. 시체가 부패하고 악취가 나기 시작하면 비로소 죽음이 드러난다. 그 역시 이슈가 되지 못한 채 금방 잊혀진다.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생을 마감하는 그 순간 까지도 사회의 관심밖에 버려져 있는 셈이다.아무도 관심갖지 않는 죽음, 고독사. 고독사의 가장 큰 문제는 바로 ‘무관심’이다. 배우자와 사별하거나 자식들에게 외면 받아 혼자 사는 노인들은 이렇다 할 말벗 하나 없다. 아파도 걱정해줄 사람이 없으며, 밥은 먹었는지 물어봐 줄 사람도 없다. 단지 외로움과 쓸쓸함 만이 존재할 뿐이다. 그들은 죽음을 외면 받기 전부터 철저하게 고립된 삶을 살았다. 경제적인 문제도 무시할 수 없다. 고독사 한 독거노인의 경우 80%가 경제적 빈곤에 시달리고 있었다고 한다. 실제 2011년 기준 독거노인 10명 중 4명은 최저생계비(당시 436,044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비용으로 생활하고 있었다. 또한 그 해에 조사된 노인빈곤율 지수 역시 48.6%로 OECD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노인들은 퇴직 후 일자리를 얻지 못해 경제적으로 어려운 삶을 살게 되고, 어려운 경제력은 다시 위축되고 갇힌 삶을 만든다. 생계 유지 조차 버거운 경제 사정은 사회적 활동이나 교류의 참가도 불가능하게 한다. 타인과의 사회적 관계가 완전히 단절되는 것이다. 경제적, 사회적으로 고립된 이러한 노인들의 죽음은 가스비를 받으러 온 검침원, 밀린 집세를 받으러 온 집주인에 의해 발견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고독사는 자연사로만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최근에는 자살 후 발견되는 고독사의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누군가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노인들이지만 개인성향이 만연해진 사회에서 그들을 도와줄 사람은 없고 정신적, 육체적 스트레스는 물론 우울증까지 깊어지게 되면서 노인들은 삶의 의욕을 잃는다. 또한 경제적인 빈곤함까지 더해진다면 삶의 희망과 욕구는 사라지고 결국은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것을 선택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즉, 고독사는 우리 사회가 만들어낸 죽음인 셈이다. 그럼에도 이를 해결하려는 노력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노인돌봄서비스’가 있지만 63세 이상의 노인들에게 한정되어 있고 이마저도 일주일에 2~3번 전화를 하거나 한 노인돌보미 당 배정된 노인들의 수가 많아 제대로 된 관리가 어려운 실정이다. 보건복지부에서는 작년 ‘독거노인 친구만들기’ 사업을 통해 또래와의 교류를 활성화 시키고 노인들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주고자 했으나 사업 범위가 좁고 내성적인 노인들도 있어 여전히 혜택을 받지 못하는 노인들이 더 많다.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일본에는 ‘고독사 보험’이라는 게 있다고 한다. 최근 인기있는 보험상품 중의 하나다. 방 하나당 월 300~500엔으로 시신 처리, 집 청소, 유품 정리까지 모두 해주는 서비스이다. 홀로 사는 노인들이 고독사할 경우를 대비해 만들어졌다. 우리나라에도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조금씩 들려오고 있다. 자신의 쓸쓸한 죽음마저 스스로 준비해야 하는 현실이 무척이나 씁쓸하다. 우리나라 노인들이 자주 하는 말이 있다. ‘늙으면 죽어야지.’ 자식에게 폐 끼치지 않겠다는 의미로 쓰던 이 말은 이제 쓸모 없는 자신들을 자책하는 말이 되어버렸다. 오로지 자신만을 생각하는 팍팍한 사회 속에서 가족, 친구, 돈 어느 것 하나 가지고 있지 못하는 노인들은 이제는 죽음도 환영 받지 못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이들의 서글픈 죽음을 위로해줄 수 있는 국가와 시민의 역할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Q4 : 경제적으로 어려울 수밖에 없는 노인분들, 기초 수급자들을 위한 돌봄 제도는 없습니까? (어떤 사회적 시스템들이 있는지?)
A4: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의해 생계, 의료 교육, 주거등을 지원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지원으로는 빈곤을 벗어날 수 없습니다. 지원금 이외에 노동을 통한 수입이 생기면 그 만큼 지원금을 공제합니다. 기초생활 수급자 들이 돈 몇푼 더 벌어 수급자에서 탈락하느니 빈곤상태에 머물러 의료 교육, 주거, 생계 지원을 받는다고 생각합니다. 제도의 맹점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하위소득 노인 70%에게 기초연금을 30만원 지급한다고 공약했습니다. 기초생활 수급 노인에게는 혜택이 돌아오지 않습니다. 기초연금 30만원을 주면 그 금액만큼 생계급여에서 30만원을 공제합니다. 일명 ‘줬다뺏는 기초연금’이라고 합니다.
노인들은 기초연금이라는 추가 소득이 생겼는데 기초생활 수급자 노인에게는 아무런 변화가 없습니다. 노인간 격차가 더 벌어진 셈입니다.
Q5 : 혼자 사는 노인분들에 대해서 사회복지사가 일주일에 한 번씩 전화를 걸어서 확인한다는 얘기도 들은 적이 있고 가스,수도검칭원, 우편집배원들이 MOU를 체결해 말동무도 해 드린다고 하던데요. 이 방안에 대해선 어떻게 보세요?
A5 : 노인돌봄기본 서비스 , 독거노인 안전 지킴이 사업을 통해 안부 확인으로 고독사를 막아보려는 노력을 하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다만 성과가 있느냐 효율적이냐, 바람직 스럽우냐는 다시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독거어르신들이 누추한 자기집에 누군가 방문하는 것을 꺼려합니다. 서로의 신뢰를 마련한 다음 방문이든 안부든 가능할 텐데 신회형성 이전에 직접 방문을 하니 부담스럽고 오지 말하고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Q6 : 문제는 사회복지사가 부족하다는 건데요. 적게 뽑아서 그런 건가요 아니면 많이 뽑으려고 정부가 생각은 하는데 지원이 없어서 그런 건가요? (제도는 있지만 돌봄 제도의 사각지대가 있다?)
A6: 누가 어떻게 돌볼것인가라는 문제인데요. 독거 어르신들이 생활 했던 동네에서 이웃의 도움과 관심 관계를 통한 고독사 방지가 필요합니다.
Q7 : 고독사가 지금까지는 만성질환을 가진 홀몸 노인들의 문제였습니다. 그런데 최근 1인 가구가 급속하게 늘면서 전 연령대로 확대되고 있다, 젊은 층까지 고독사가 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이런 상황 어떻게 파악하고 계십니까?
A7 통계를 보면 노인보다 50대 고독사가 더 많습니다. 자식 키우느라 가진 에너지를 다 쏟고, 어느 덧 직장에서 나왔는데 노후 준비는 안 되있고, 자연히 친구관계가 단절되고 자식에게 기댈수도 없으니 외톨이가 되는 것이죠. 그러다 신병을 비관해 혼자 쓸쓸히 죽음을 맞이합니다. 50대 고독사가 이제는 청년층에까지 번지는 현실입니다. 취업하기 힘들고 대출한 대학 등록급 갚지 못하고 결혼하기 힘들고, 아이 낳기 겁나고, 누군가 나를 살펴줄 사람 없고 그렇다고 나라가 복지시스템을 통해 돌보는 것도 아니고 자연히 위축되고 위축되니 혼자 생활할 수 밖에 없지요. 그러다 신병비관 쓸쓸한 죽음 이게 사회 시스템화 되가는 듯 합니다.
Q8 :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 같습니다. 공동체 회복이라던가 여러 가지 사회시스템이 잘 작동하기 위해선 어떤 대책이 가장 시급할까요?
A8 공동체성을 회복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마을을 살려야 합니다. 예전에는 노인은 그 마을의 존경의 대상이었습니다. 아이는 마을의 모든 사람이 누구네 아이이고 어떤지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니 마을 안에서 아이는 안전했고 노인은 존경받았습니다. 외로울 수 가 없지요. 마을을 중심으로 서로가 서로를 돌볼 수 있는 시시템을 만들어야 합니다. 노년유니온은 ‘죽을 때 까지 서로를 보살피자’라는 모토로 서로서로를 돌보는 자원봉사 운동인 노인돌봄연대은행을 만들었습니다. 마을을 관계망으로 역어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Q9 : 마지막으로 당부나 덧붙이고 싶은 말씀 있다면 듣겠습니다.
A9 협동을 강조하기 보다는 경쟁을 통한 우위를 점하는 교육과 생활 태도로는 고독사를 막을 수 없습니다. 사는게 좀 어렵더라고 사람과의 관계망이 넓고 돈독하면 죽음까지는 안 갑니다. 반대로 아무리 물질이 풍부해도 관계가 망가지면 죽음을 생각합니다. 하물며 경제적으로 빈곤하고 사회적 관계가 부실하고 가족으러부터 돌봄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야말로 어찌하겠습니까?
경쟁하기 보다 협동을 통해 정과 사랑을 나누는 사회가 될 수 있도록 시스템 개혁에 나서주길 정치권에 요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