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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날 흩어져서 예배를 드린 곳은 부산 경남 지역에 있는 노회 소속 교회이거나 교인들이 형편을 잘 알고 추천한 교회 들이었다. 몇몇 가족이 미리 모여서 나름 정성껏 준비한 특송도 발표하고, 준비해 간 다과도 나누었다. (사진 제공 호산나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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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호산나교회 교인 가정마다 3~5만 원 상당의 성탄 선물을 준비하도록 했다. 대상은 해외에 나가 있는 선교사, 국내 탈북자 가족, 다문화 가족, 외국인 노동자 가족, 교회 인근에 사는 독거노인, 장애인, 병원에 누워 있는 장기 입원 환자 들처럼 돌봄이 필요한 사람들이다. 약 1300개의 상자를 만들어서 이들에게 선물했다. 돈으로 환산하면 6000만 원 정도 된다.
호산나교회는 올해 성탄절에 1300명의 교인들이 흩어져서 작고 어려운 이웃 교회에 관심을 기울였고, 1억 원이 넘는 규모의 돈과 선물로 이웃과 정을 나누었다. 얼마 전에는 가난한 사람들이 주로 사는 산동네를 찾아가서 연탄 2만 장과 10킬로그램 쌀 1000포대를 주민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성탄절에 미자립 교회와 이웃 동네 주민들과 여러 시설에 나누어 준 쌀은 홍민기 목사가 위임 예배를 드린 9월 22일 교인들이 드린 헌금한 것으로 사 두었던 것이다. 그날 교인들이 7560만 원을 헌금했는데, 그 돈의 일부로 구입한 쌀 2900포대를 연말을 맞아서 이렇게 나누었다.
어찌 보면 성탄절에 교회가 해야 할 당연한 모습인 것 같은데, 교회가 별로 하지 않아 이상한 모습이기도 하다. 홍민기 목사가 이 교회에 부임하면서 선교, 교육과 더불어 긍휼 사역을 비중 있게 행할 것이라고 선포하고 실천해 나가고 있다. 성탄절이야말로 긍휼 사역을 하기에 가장 좋은 절기이다.
20명 미만의 작은 교회에 1000명 이상 교인들을 보낼 생각을 한 것은, 그가 작은 교회 목사의 아들로 자란 데에다가 지금도 목회자 자녀들을 돕는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성탄절을 의미 있게 보낼 궁리를 하던 홍 목사는 한 여자 청년의 이야기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그 청년의 아버지는 10년 넘게 지하에서 목회하는데 딱 한 명밖에 안 되는 교인이 성탄절만 되면 다른 교회를 갔다. 이 가족에게 성탄절은 가장 외롭고 쓸쓸한 날이었다.
외롭고 쓸쓸한 교회에 온기를 전하는 일을 성탄절에 하자는 생각이 떠올랐다. 작은 교회로 흩어져서 성탄절을 보내자고 광고하자 교인들이 박수를 치면서 환호했다. 1000명을 보낼 생각이었는데 1300명이나 동참했다.
▲ 올해로 4회가 되는 성탄 감사 사랑 나누기 행사 안내문. 홍민기 목사는 성탄절에 우리끼리 선물 주고받는 일은 더 이상 하지 말고, 온기가 필요한 이웃에게 다가가는 계절이 되도록 하자고 했다. 올해는 1300개 정도의 선물을 어려운 이웃에게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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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팀을 꾸리고 팀장을 세웠다. 절대 동정하거나 돕는 느낌을 받는 표현을 삼가고, 대신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충분히 전해 달라고 당부했다. 우리가 식사를 대접하거나 교회가 식사를 준비하는 경우에는 우리가 다과를 준비해서 충분히 교제하자고 했다.
작은 교회에서 성탄절을 보낸 교인들은 큰 은혜를 받았고, 그 교회 목회자들로부터 감사와 감격의 인사를 받았다. 홍 목사는 "이 일로 우리가 수지맞았고 축복받았다"고 했다. 이런 기쁨은 더 구체적인 아이디어로 발전한다. 참가자들이 평가회를 한 내용을 토대로 이 일을 기획하고 진행할 수 있는 위원회를 만들 생각이다. 이번에 방문한 교회들의 형편을 분류하고 거기에 맞게 꾸준히 지원하는 방향이 될 것이다. 평소에는 기도로 후원하고, 긴급한 일은 신속하게 개입하며, 무엇보다 목회자들을 격려하고 힘을 실어 주는 일을 벌일 생각이다.
홍 목사는 무너지는 한국교회 현실과 다시 세워야 할 미래를 생각할 때 큰 교회가 해야 하고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은 작은 교회들을 살리고 돕는 일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그래서 이러한 사역을 호산나교회만 하지 않고 규모가 큰 다른 교회들과 함께 할 수 있도록 매뉴얼도 만들 생각이다. 큰 교회에서 목회하는 것이 남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행복하거나 즐겁지는 않지만, 어려운 이들을 마음껏 도울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행복이고, 이런 일을 할 때 살아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고 했다.
더 큰 나눔을 위해서 더 큰 교회로 키워야 한다고 생각하면, 꿩도 먹고 알고 먹고 명분도 얻고 실속도 챙기면서, 대형 교회 논리를 강화하는 핑계가 될 수 있다. 홍민기 목사는 교회 규모를 키우거나 건물을 새로 짓지 않을 것이라고 11월에 열린 정책 당회에서 선언했다.
호산나교회 하나를 크게 만들기보다는 교회 10개를 세우겠다고 했다. 인사권과 재정권은 독자적으로 발휘하는 독립 교회이면서 선교와 긍휼 사역은 함께 할 수 있는 연합 교회의 모델을 고민하고 있다. 하단에 있는 옛 예배당 건물은 팔거나 다른 용도로 쓰지 않고, 첫 번째 분가 교회 공간으로 활용할 생각이다. 목회자들은 목회자들대로, 장로들은 장로들대로 연구팀을 꾸려 놓았다.
가장 큰 과제는 분가 교회를 건강하게 이끌 수 있는 좋은 목회자를 키우는 것이고, 이미 그 지역에 자리를 잡고 있는 기존 교회에 피해나 상처를 주지 않도록 하는 일이다. 지금 몇몇 초대형 교회 2세대 담임목사들은 대형 교회 모델의 한계를 공감하고, 건강한 분립 개척을 대안으로 여기고 있다. 그러나 준비된 목회자가 드물기 때문에 긴 안목을 가지고 이러한 목회자들을 만들어 내는 쪽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홍 목사 역시 그런 생각을 가지고 호산나교회에서 사역하는 목회자들을 미래의 동역자로 여기고 있다.
지난 3년 동안 교인들에게 긍휼 사역을 하자고 독려할 때 너무나 많은 교인들이 기뻐하고 기꺼이 동참했다. 아예 팀으로 만들어져서 경제적으로 어려운 교회나 동네에 가서 건물을 수리해 주고, 의료 활동 같은 것들을 척척 해낸다. 이번에도 태풍 피해를 입은 필리핀 타클로반에도 긴급 지원팀이 가서 봉사했다. 교인들은 이미 준비가 되고 훈련이 되어 있었던 것이다.
교회를 더 키우지 않고 10개의 교회를 세우겠다고 하자 장로들이 기쁘게 동의했다. 평소에 얼핏 보아서는 우리 교회만 키우는 데 관심이 많은 것처럼 보였는데, 목사가 나서서 이런 이야기를 하니까 진심으로 기뻐하고 환영했다. 교인들은 준비가 되어 있고, 목사만 마음을 비우고 바꾸면 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