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다시 읽었다’고 말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처음에 이 책을 ‘읽는다’고 했지만
사실 그때 물리학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었으니
‘읽은 것이 아니라’ 그냥 글자를 훑고 지나가는 수준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Stephan Hawking라는 이름은 내가 강렬하게 새겨졌는데
그것은 그의 특이한 삶의 이력과
이따금 영상기(텔레비전) 화면에서 본 그의 모습,
그리고 용어만 겨우 알게 된 그가 내놓은 우주에 관한 내용들이
내게 다가온 전부였습니다.
이번에 ‘비로소’ 이 책을 읽으면서
그가 앓던 병이 ‘근위축성측색경화증’이었다는 것,
잠깐이지만 아름다운 사랑을 나누었던 그의 아내 이름과
둘 사이에 태어난 딸 루시도 알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존재의 진실을 향해 걸음을 멈추지 않았던
위대한 구도자적 삶을 산 사람,
그리고 치열했을 자신과의 끊임없는 씨름도 어느 정도는 헤아릴 수 있었습니다.
정리를 하면서 이 인물의 삶에 대한 것은 비교적 자세하게 담으려고 했고,
늘 듣지만 익숙해지기까지는 아직 길이 먼
‘블랙홀’, ‘우주’, ‘시간’과 같은 것들을 조금 더 이해하게 되었다는 것은
결코 작다고 할 수 없는 수확이었습니다.
하지만 그것을 단지 수확이라고만 할 수 없는 것은
‘알아야 할 것들이 더 많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숙제 받음’ 때문인데
이것이 짐으로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 즐거운 설렘으로 다가왔다는 말은
분명하게 할 수 있습니다.
1942년 1월 8일에 이 세상에 와서
자신의 모든 상황과 조건 앞에 무릎 꿇지 않고
천재적 역량을 발휘하면서
온 인류를 우주적 진실에 한 걸음 다가설 수 있게 한
스승의 면모를 헤아리는 것만으로도
그 행복은 두고두고 지워지지 않을 것이라는 점,
그리고 이제 ‘비로소’
『시간과 역사』를 읽었다고,
약간은 겸연쩍기는 하지만 말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
그렇게 이 책을 읽고 정리하는 시간도
의미와 보람으로 가득했다는 말까지 덧붙이면서
다소는 어정쩡하게 정리한 감이 없지 않지만
아무튼 그 정리한 것을 꺼내 놓습니다.
즐거운 부끄러움을 위해서······
날마다 좋은 날!!!
키작은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