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같이 매운 시집살이"라는 옛말이 있는데.. 오늘이 바로 고추같이 매운 날씨입니다.
어제 내린 눈으로 길도 미끄럽고... 불청객 감기까지 걸려 몸상태도 안좋은지라
오늘 역시 가까운 곳에 있는 아담한 사찰, 대덕사(大德寺)로 목적지를 정했습니다.
신갈 저수지에서 아주 가까운 곳인데 행정구역상으로 용인시 기흥구 하갈동입니다.
대한불교조계종 제2교구 용주사의 말사인 대덕사(大德寺)는 용주사 신갈 포교당으로서
경기도 용인시 하갈동 156-11번지, 신갈저수지 부근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곳은 마을 가까이에 절터가 있어 옛부터 "절골"이라 불러왔으며 이러한 지역에 1981년
청신녀 함옥현(咸玉顯, 법명 大德性)이 창건하였다고 하는데, 수원출신인 함옥현은 일찍
남편을 여의게 되자 평생 삼보공양(三寶供養)에 정진할 것을 맹세하고 자승(慈乘)스님과
인연이 닿아 신갈에 있던 중생사(衆生寺)를 인수하고 대덕사(大德寺)라 하였습니다.
한편 대웅전 내의 작은 범종(梵鐘)에는 묘법사(妙法寺)라는 이름이 적혀 있어 두 이름으로
불렸음을 알수 있으며, 1983년 대한불교조계종 종단에 등록하면서 사찰의 면모를 갖추었고,
1991년에는 미륵불상을 조성하는 등 점차적으로 가람을 확장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대덕사가 주목받는 이유는 자고 나면 지형이 달라지는 신도시에 위치하고 있다는 점이며
지역 특성을 반영하듯, 불교를 처음 접한 30대~50대 초반 신도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고
특히 고 노무현대통령 49재 추모제가 이곳에서 열려 많은 사람에게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2013년 12월 20일 촬영)
사찰 입구에 세워진 안내석.. "용주사 신갈포교당"이라고 새겨져 있네요.
비탈길을 조금 오르니 눈내린 언덕 위로 사찰 지붕이 보입니다.
경내로 오르는 돌계단 옆에는 사찰 안내판과 목조로 된 포대화상이 반겨 줍니다.
돌계단 아래에서 정면으로 올려다 본 모습입니다.
계단을 올라가니 정면으로 꽤 큰 규모의 미륵불상이 서 있습니다.
우선 백팔배를 하러 미륵불 좌측에 자리잡은 대웅전으로 갑니다.
대웅전(大雄殿)은 정면 3칸, 측면 2칸 규모로 겹처마 팔작지붕의 건축형식입니다.
대웅전 내부 전경입니다. 아담한 사찰의 규모에 비해 대웅전은 큰 편입니다.
불단의 중앙에는 석가모니 부처님을 본존불로 모셨으며
좌우의 협시불로 문수보살과 보현보살을 모시고 있습니다.
불단의 좌우측 끝에는 관세음보살과 지장보살을 봉안하였습니다.
연꽃무늬가 새겨진 대형 목탁은 최근에 새로 마련한 듯 깨끗합니다.
백팔배를 마치고 밖으로 나오니 차거운 칼바람이 몸을 움추리게 만듭니다.
대웅전 앞에 앉아있는 해태상이 인물이 그리 좋지 않습니다. 무서워 보이네요..^^
대웅전 측면에는 각칸에 한점씩 두점의 벽화를 그렸습니다.
화려한 단청과, 물고기가 떨어져 나간 풍경이 추녀끝에서 흔들립니다.
대웅전 우측 옆에는 미륵전(彌勒殿)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미륵전 중앙에는 1991년에 조성된 석조미륵불상(石造彌勒佛像)이 서있습니다.
ㄷ자형의 진열장형의 목련전, 삼천불전, 나한전이 배경으로 둘러싼 형태입니다.
미륵불은 먼 훗날에 오실 부처님(미래불)으로서 억겁의 세월(56억 7000만년)이
흐른 후에 이 지구상으로 내려와 중생들을 제도하셔서 용화세계를 만드시는데,
근심 걱정 슬픔 등은 없고 즐거움만 있는 세상을 용화세계라고 합니다.
미륵불 뒷쪽에서 바라본 사찰 전경입니다.
대웅전의 좌측 옆에는 삼성각(三聖閣)이 자리 잡았습니다.
삼성각(三聖閣)은 정면 3칸, 측면 1칸 규모의 겹처마 팔작지붕의 전각입니다.
내부에는 불단의 가운데 치성광여래불((熾星光如來/칠성불이라고도 함)과
좌우로 독성(獨聖)과 산신(山神)을 모셨습니다.
삼성각과 대웅전 사이에서 바라본 두 전각의 지붕 모습입니다.
고드름이 길게 자라고 있습니다.
하나 뚝~ 따서 깨물어 먹으면 시원한 아이스케키 맛이 날래나요? ^^*
삼성각 옆 다비굴뚝 앞에는 생전 처음 보는 것이 세워져 있는데,
정식 명칭은 석조약사불 좌상(石造藥師佛座像)이라고 한답니다.
불상 광배 우측 상단에는 第二十三番(제23번)이란 글자가, 하단에는
"施主"라고 새겨져 있으며, 목포 유달산에 조성된 88야불(88靈場)에서
하나를 가져온 것으로 추정되며, 일제강점기(1920년대)에 조성된 것으로
전체 높이는 약 60cm 정도의 크기입니다.
삼성각 옆 석축 위에는 작고 예쁜(?) 종(鐘)이 하나 있는데
통일대종(統一大鐘)이라고 새겨져 있습니다.
대웅전 앞마당 오른쪽 옆에는 가건물형태의 원불전(願佛殿)이 있습니다.
석가모니불을 중심으로 신도들의 소원불(願佛)들이 빼곡히 모셔져 있습니다.
황금색 불상들이 깨끗한 걸로 보아 가장 최근에 조성한 것으로 보입니다.
원불전 앞에서 요사쪽을 바라본 모습... 석등과 작은 돌탑이 일직선상으로 서있습니다.
미륵전 옆에 자리한 요사(寮舍)겸 종무소(宗務所)입니다.
주지스님이 안계셔서 사찰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알 수가 없어 아쉬웠습니다.
대덕사 주지이신 탄문스님은 전통북(법고)을 손수 제작하신다고 합니다.
(법고 제작회사의 자료사진입니다)
한편, 대덕사에서 포교국장직을 수행하고 있는 탄명스님은 승려가수로 유명합니다.
신도들이 "탄명스님이 있어 신명나는 대덕사"라고 거침없이 말할 정도로 그의 음악사랑은
남다릅니다. 독경음반도 3집까지 취입했으며 연주암, 대덕사, 용인시 등 각종 산사음악회에
초대돼 독경은 물론 가요, 팝송 등 공연을 펼치는데, 특히 조계종 총무원 주최 붓다콘서트에
초대되는 독보적인 승려가수입니다.
몇 년 전부터는 성당에서 주최하는 음악회나 크리스마스때에도 초대 받아 노래를 불렀으며
지난해 12월 크리스마스 때는 용인의 성모세성당에 초대를 받아 캐롤을 불러 신자들의
큰 호응을 얻기도 했습니다.
종무소 앞에는 오래된 맷돌(제 생각으로..)로 보이는 대형 돌원반이 있는데
원래부터 이곳에 있던 것인지, 다른 곳에서 가져온 건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사찰 앞쪽(길건너편)에는 돌담장을 쌓은 별도 구역에 공덕비와 부도탑이 보입니다.
대덕사의 창건주인 청신녀 함옥현(咸玉顯, 법명 大德性)님의 공덕을 기리는
창건주공덕비(創建主功德碑)와 부도탑(浮屠塔) 두기가 나란히 세워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들른 공덕비를 뒤로하고 대덕사를 내려옵니다.
대덕사를 내려 오면서 갑자기 이곳에서 아주 가까운 곳에 있는 신갈저수지가 생각이 났습니다.
이곳은 제가 젊은 시절에 낚시를 하러 뻔질나게 다녔던 곳이거든요..^^
눈 쌓인 신갈저수지는 옛모습 그대로였습니다. 현대식 낚시 좌대들이 설치돼 있네요..
사진 왼쪽으로 보이는 길이 요즘에 새로 만든 자전거 전용 둘레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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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즈업 해보니 검정색 물새입니다.
오리인지, 또다른 철새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암튼 외로운 놈이네요..^^
신갈 저수지에서 칼바람을 맞으며 한참을 고독과 친구하다가 집으로 돌아 오는 길...
올림픽 대로를 달리며 바라본 서쪽하늘에는 노을이 붉게 물들고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신갈 대덕사였습니다.
합창단 불자님들, 성불하십시오...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