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는 장 증후군 피부를 치료한 경우 (조세신보 치험례 94)
34세의 K씨는 피부질환 때문에 필자의 한의원에 찾아온 환자였다. 증상이 발현되기 6개월 전에 심한 무더위 속에서 괴로워하며 잠을 자고 난 다음부터 전신에 두드러기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했다. 주위의 권유로 유산균을 섭취했더니, 손과 발에 노란 수포가 나타나는 증상까지 동반되어 발생했다고 했다.
처음에는 몸통에만 증상이 나타났었는데, 손발에도 나타나더니 결국 2개월 전부터는 얼굴까지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특히 접히는 부분들을 긁고 나면 진물이 흘러나오는데, 이 때 온 몸에 진땀이 흐르면서 녹초가 되어버린다고 호소했다.
또한 밤에는 가려움증이 심해져서 30분 이상 잠을 자는 경우가 없을 정도라고 했다. 모 대학병원 건강검진에서는 호산구 수치가 15.7로 나타났으며, 하제를 먹지 못해 대장내시경은 시도하지 못했다고 했다. 가슴과 배에는 열이 있는데, 배와 손발은 차가움을 느끼며, 소화 흡수가 제대로 되자 않는지, 체중이 급격하게 감소했다고 했다.
<진단과 치료>
사실 피부질환의 경우에는 잘 낫지 않을 뿐더러, 반복해서 증상이 재발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여러 의료기관이나 민간요법을 전전하다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 K씨의 경우에도 여러 병원을 거쳐 온 경우인데, 마침 필자가 출연했던 TV프로그램을 시청하다가, ‘아 이건 내 얘기 인데!’라는 생각이 들어, 방송국에 전화번호를 문의해서 찾아왔다고 했다.
이 당시 방송에서 강의했던 질환은 소위 ‘새는 장 증후군’이었는데, 요 근래 들어 새로 알려지게 된 질병 개념이다. 원래 예전부터도 장은 면역기능과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알려졌었는데, 그 이유 중의 하나가 밝혀진 개념이라고 할 수 있는데, 장기능이 떨어짐으로 인해 각종 자가면역 질환이나 알레르기 아토피 같은 피부질환이 생겨날 수 있음을 이야기 한 것이다.
사실 위장을 인체의 내부 장기로 생각하기 쉬운데, 엄밀히 얘기하면, 입에서 항문까지 뻥 뚫려 있는 외부 피부의 일부분이라 얘기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외부로부터 각종 유해물질이나, 세균, 유해균들이 그대로 도착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위장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장에는 우리 몸의 면역세포 약 70%가 몰려있어서 각종 독소, 유해균을 걸러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장에 틈이 생겨 벌어지게 되면, 그 안에 있는 각종 독소와 유해균, 음식찌꺼기 등이 장 밖으로 새어 나와서 혈관을 타고 온 몸을 돌며 다양한 염증 질환과 면역계 질환 등을 유발하게 되는 것이다.
특히 미처 다 분해되지 않은 음식 찌꺼기나 유해균 등의 독소물질들이 장 틈새로 타고 내려가게 되면, 그 밑에 있는 면역세포들이 적으로 인식해서 전투가 벌어지는데, 이 과정에서 염증이 발생되게 된다. 대표적인 것이 음식물 알레르기 반응인데, 원래부터 있던 알레르기도 있지만, 어느 날 갑자기 없던 알레르기가 생겼다 할 때는 임상적으로 ‘새는 장’과 연관된 것들이 굉장히 많다. 특히 이런 일이 반복이 되면 특정 음식물뿐만 아니라 작은 자극에도 염증반응을 일으키면서 건선, 지루성 피부염, 난치성 피부질환, 비염 등의 염증질환을 유발하게 되는 것이다.
K씨의 경우에도 장기능이 안 좋아지면서 증상이 악화되기 시작했는데, 소화흡수가 제대로 되지 않다보니, 체중감소까지 일어나게 된 것이었다. 복부와 손발에 냉증이 일어난 것도 장기능이 떨어져 생긴 증상인데, 이로 인해 상열하한증까지 생기게 된 것이다. 즉 위장기능 저하가 피부질환의 원인이 되었다고 볼 수 있었다. 그래서 배를 따뜻하게 해서 장 기능을 강화시키고, 상부와 피부 쪽으로 몰려올라가는 열을 식혀주는 한약을 처방했다.
처음 2주간의 한약 복용 후에, 피부 가려움증과 상열감이 줄어들어 30분 간격으로 깨던 잠이 한 시간 간격으로 늘어났다고 했다. 또한 긁어서 진물이 나면 온 몸이 녹초가 되던 현상도 하루에 2회 정도로 줄어들었으며, 피부에서 떨어지던 하얀 가루 양도 절반으로 줄어들었다고 했다. 꾸준한 치료로 장 기능을 회복시키면, 피부 질환은 저절로 좋아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