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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New York]
면적 약 787㎢ 의 미국 최대의 도시로서, 1790년 이래 수도로서의 지위는 상실했으나, 미국의 상업·금융·무역의 중심지로서, 또 공업도시로서 경제적 수도라 하기에 충분한 지위에 있으며, 또 많은 대학·연구소·박물관·극장·영화관 등 미국 문화의 중심지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교외를 포함하여 1600만이 넘는 방대한 인구를 수용하는 이 거대도시는 미국 내에서도 독자적인 세계를 이루는 독특한 도시이다. 국제적으로는 대무역항으로서 대서양 항로의 서단에 위치하는 가장 중요한 항구이며, 1920년대 이후에는 런던을 대신하여 세계 금융의 중심지가 되었다. 특히 제2차 세계대전 후에는 미국의 국제적인 지위향상과 더불어 세계 경제에 대한 지배적 지위는 한층 강화되었으며, 1946년 국제연합(UN) 본부가 설치된 후에는 국제정치의 각축장이 되었다.
뉴욕주의 남동단, 뉴욕만(灣)으로 흘러드는 허드슨강 어귀 일대에 위치한다. 허드슨강·이스트강·할렘강·뉴욕만 및 롱아일랜드 수로(水路) 등에 의하여 구획된다. 대도시권으로서의 뉴욕은 시역 밖으로 뻗어, 뉴저지·코네티컷의 두 주에도 미치고 있다.
시는 맨해튼·브롱크스·브루클린·퀸스 및 스태튼섬의 5개구(boroughs)로 이루어져 있다. 맨해튼은 시의 중심부이며, 그 남단에 금융 중심지인 월가(街)가 있다. 월가에서 북동쪽으로 브로드웨이와, 이것과 비스듬히 교차하는 5번가의 두 대로가 시를 종관(縱貫)하고 있다. 브로드웨이의 42번가는 타임스스퀘어로 시에서 가장 번화한 곳이며, 그 남쪽에 펜실베이니아역(驛), 동쪽에 그랜드센트럴역 등 도심의 두 주요역이 있으며, UN 본부도 동쪽 이스트 강가에 있다.
맨해튼섬의 북동부는 흑인 거주지구로 알려진 할렘이며, 여기서부터 할렘강을 사이에 두고 브롱크스구(區)가 된다. 브루클린구는 롱아일랜드의 남단에 위치하는데, 맨해튼섬과는 맨해튼교(橋)와 브루클린교로 연결되어 있다. 브루클린구는 북쪽에 있는 퀸스구와 함께 주택지가 많으나 남부에는 해군공장이 있고, 퀸스구에는 케네디 국제공항이 자리잡고 있다. 스태튼섬은 주로 공장지구와 주택지구로 이루어진다. 스태튼섬과 대안의 브루클린구 사이에는 세계 최장이라는 베라자노내로교(1,298m)가 있다.
뉴욕의 역사
뉴욕만은 1524년 이탈리아의 G.베라차노가 대서양 항행 중에 발견했다. 1609년 영국의 탐험가 H.허드슨이 뉴욕만에 도달하여 맨해튼섬을 탐험하고, 뒤이어 네덜란드인이 이 섬의 남단부에 이주하였다. 1626년 네덜란드 신대륙 식민지의 초대 총독 F.미누이트가 원주민인 인디언으로부터 맨해튼섬을 매입하여 뉴암스테르담이라 명명하였으며 1653년 2월 이곳의 인구는 약 800명에 달하였다. 1664년 9월 8일 영국함대가 뉴암스테르담을 강제 점령하여, 영국의 왕제(王弟) 요크공(公)의 이름을 따서 뉴욕이라고 개칭하였으며, 1665년 뉴욕의 초대 총독에 니콜스가 임명되었다. 1667년 영국과 네덜란드 사이에 남(南)아메리카 수리남과의 교환이 실현되어 뉴욕 일대는 영국령이 되었으며, 그 후 인구가 늘어나 항만도시로 번영하였다. 1686년 시의 헌장이 제정되었고, 1693년 신문이 발행되었다.
1700년 시청이 건립되어 본격적인 발전기를 맞게 되었으나, 독립전쟁 당시에는 격전지였다. 1783년 독립군에 의하여 재탈환되었으며, 1789년 워싱턴이 초대 대통령 취임선서를 이곳에서 하였다. 1790년 인구는 3만 3,131명이었으며, 이 해까지 미국의 수도였다. 19세기의 100년 동안은 시역의 확대가 계속되었고, 1898년 현재의 시역이 확정되었다. 1850년 69만 7,000명이었던 인구가 1900년에는 343만 7,000명으로 증가되었고, 1920년에는 745만 5,000명에 이르렀다. 20세기에 들어와서는 시역 밖에 많은 위성도시가 생겨 현재는 대도시역 전체에 1,000만이 넘는 대인구가 집중한 세계적인 거대도시로 변하였다. 또 보스턴에서 워싱턴에 이르는, 인구 4,000만이나 되는 미국 메갈로폴리스의 압도적인 중심이 되고 있다.
뉴욕의 산업
뉴욕시는 미국 최대의 경제활동 중심지로, 특히 맨해튼구의 남부(다운타운)와 중부(미드타운)는 세계 자본주의 경제의 중심으로 알려져 있다. 다운타운의 월가(街) 일대에는 세계 최대의 증권거래소를 비롯하여 은행·증권회사 등 금융기관이 집결해 있다. 월가 일대는 도로의 폭이 좁고 수십 층의 초고층 빌딩이 빽빽히 들어서 있어, 대낮에도 어두운 도로가 많다. 또 하나의 중심지인 미드타운에는 록펠러 센터·크라이슬러 빌딩·팬아메리칸 빌딩 등 대회사의 본사건물이 집결해 있어, 다운타운 이상으로 초고층 빌딩이 많다. 그 가운데 1931년 완공된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은 약 40년 동안 세계 최고의 건물로 군림하였다. 이와 같이 맨해튼에만도 자본금 100만 달러 이상의 대회사, 전미국의 50대 기업들, 금융기관, 보험회사 등이 본사를 두고 있다. 도매·소매업에서도 뉴욕시는 미국에서 첫째 자리를 지키고 있다.
특히 5번가와 브로드웨이에는 세계적인 고급상점들이 즐비하다. 그러나 이들 중심상가의 힘은 교외의 쇼핑 센터가 번창함에 따라 상대적으로 중요성이 떨어지고 있다. 이것은 도심부의 교통이 복잡하고, 또 도심 주변이 하급주택지로 변하였기 때문이다. 공업도 매우 중요한 산업인데, 특히 섬유공업이 중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맨해튼의 중부와 남부, 특히 12번가에서 34번가 사이에는 봉제공장이 많이 몰려 있어, 세계 제1의 기성복 제조 도시가 되었다.
이 밖에 인쇄·출판·식품공업·담배가공·기계·장신구·가구제조 등의 공업이 성하다. 일반적으로 보아 뉴욕시에서 발달하고 있는 공업은 공장시설에 그다지 큰 부지를 필요로 하지 않고, 많은 노동자를 필요로 하는 것이 많다. 공업생산 총액은 전국 총액의 7%를 차지한다. 또 시역 밖에 있는 위성도시에도 정유·섬유·화학 등 대소의 공장이 있어 거대한 공업지대를 이루고 있다.
뉴욕의 교통
뉴욕은 세계 최대의 항만도시이기도 하다. 맨해튼을 중심으로 한 브루클린과 저지시티 일대의 연안에는 뉴욕 뉴저지 항만청(광역적으로 항만·항공 행정을 맡아 보는 기관)이 관할하는 대항만이 있어, 수많은 잔교(棧橋)와 창고를 볼 수 있다. 미국 수입총액의 1/2, 수출총액의 약 1/3이 이 항구를 통해서 이루어진다. 뉴욕의 발달은 허드슨강 어귀에 있다는 지리적 이점에서 비롯되었으며, 특히 개척시대에는 허드슨∼이리 운하의 내륙 수운과 대서양의 유럽항로와의 연락처로서 중요하였다. 현재도 서유럽과의 사이에 대형 화물선과 여객선이 왕래하고 있다.
뉴욕은 철도교통면에서도 중요한 거점으로, 그랜드센트럴·펜실베이니아의 두 역은 장·단거리 열차의 대발착장으로 알려져 있다. 과거에는 많은 고가철도가 있었으나, 소음 때문에 거의 철거되었다. 그랜드센트럴 역이나 펜실베이니아 역도 지하에 있으며, 맨해튼 중심지에서 지상·고가 철도는 자취를 감추었다. 1904년 처음으로 개통된 지하철은 현재까지 많은 새 노선이 건설되어 지하를 종횡으로 달리고 있으며, 총길이 394km에 이른다. 도로교통에서도 다수의 고속도로(인터스테이트 하이웨이를 포함)가 집중하고 메갈로폴리스 전역 및 오대호 지방과의 교통도 편리하다. 고속도로는 시내·시외에 사방으로 뻗어 있고, 허드슨강과 이스트강에도 여러 개의 고속도로 터널과 교량이 건설되어 있으며, 일반도로도 잘 정비되어 있다. 그러나 도심부에서는 자동차가 너무 많아 자동차 교통이 불편한데, 그 대신 지하철과 버스 교통이 발달하였다.
또 시카고와 함께 중요한 항공로의 집중지이다. 케네디 국제공항을 비롯하여 라과디아 공항 등 시역 내에도 여러 개의 비행장이 있다. 위성도시에도 뉴어크·티테보로 공항을 비롯하여 많은 비행장이 있으나, 그 대부분은 민간 소형기용이다. 케네디 국제공항은 취급 화물량에서 세계 제1을 자랑하며, 금액면에서도 전미국의 항공료 수입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뉴욕의 문화관광
센트럴파크에 있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은 미국 제1의 미술 소장품을 전시하고 있다. 공원 서쪽에 있는 자연과학박물관은 이런 종류의 박물관으로서는 세계 최대의 규모를 갖춘 것이며, 헤이든 천문관이 부속되어 있다. 5번가에 있는 록펠러 센터에는 과학공업박물관이 있고, 근처에 20세기의 명작을 소장한 뉴욕근대미술관도 있다. 시 북부의 워싱턴 하이츠에는 인디언 박물관, 미국 지리학협회, 아메리칸 아카데미 등이 몰려 있다. 음악에서는 뉴욕 필하모니 교항악단과 메트로폴리탄 오페라가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브로드웨이와 7번가가 교차하는 타임스 스퀘어에는 수많은 극장과 영화관이 집결해 있어, 미국 제1의 오락중심지를 이루고 있다. 특히 브로드웨이 31번가와 32번가는 95년 10월 ‘한국의 거리(Korea Way)’로 명명되었다. 또 브롱크스구의 브롱크스 공원에는 세계적으로 알려진 동물원과 식물원이 있다.
유명한 대학으로는 브로드웨이에 컬럼비아대학교가 있다. 1754년 창립된 이 대학은 그 연구진과 시설에 있어 미국에서도 일류대학의 하나로 손꼽히고 있으며, 세인트존 교회 근처의 허드슨강을 내려다보는 고지에 위치하고 약 70채의 대건물로 이루어져 있다. 뉴욕대학 ·포덤대학은 컬럼비아대학교와 마찬가지로 사립이며, 포덤대학은 가톨릭 계통의 대학이다. 또 뉴욕시립대학이 있는데, 시내에 분산되어 있는 여러 개의 단과대학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밖에 많은 관광객이 모이는 곳으로는 미드타운의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세계 최대의 상업용 건물인 팬아메리칸 빌딩과 UN 본부 건물, 뉴욕 증권거래소 등이 있다. 시의 내외에는 수많은 공원이 있는데, 그 중에서도 맨해튼 중앙에 있는 센트럴파크와 브루클린의 남부 대서양 해안에 있는 코니아일랜드가 유명하다. 또 맨해튼 남쪽 바다에는 미국의 상징인 ‘자유의 여신상’이 있는 리버티섬(舊 베들로즈섬)과 거버너스섬(연안경비대의 기지로, 사적이 많다)이 있다. 특수한 관광지로는 다운타운 변두리의 차이나타운과 그리니치빌리지가 있다.
뉴욕의 사회문제
뉴욕시가 안고 있는 도시문제 중에서 가장 심각한 것은 민족·인종 문제이다. 주민의 인종구성이 다양한 것은 세계에 그 예를 찾아볼 수가 없을 정도이다. 1920년대의 뉴욕시에는 더블린보다 많은 아일랜드인이 살았고, 로마보다 많은 이탈리아인이 살고 있었다. 이 도시의 유대인 인구는 한때 이스라엘의 유대인수보다 많았을 정도였고, 혼혈이 많은 푸에르토리코인도 100만이나 살고 있었다. 또 비백인계로는 흑인을 비롯하여 중국인·일본인·한국인·필리핀인, 그리고 소수의 아메리카 인디언도 살고 있다. 이와 같이 뉴욕시는 ‘인종의 도가니’라고 하는 미국에서도 한층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다. 많은 이민이 이곳을 통해 입국하여, 이 도시에서 직업을 얻어 정착하거나, 또는 몇 년 체류하다가 전국 각지로 흩어져 간다. 각 인종이 집단적으로 살고 있는 지구는 말할 것도 없고, 시내 어디서나 강한 외국 사투리가 섞인 회화를 들을 수 있다. 초등학교에서는 이들 이주자의 아이들을 미국화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직업교육을 베푸는 것도 이 도시가 안고 있는 교육면의 중요 과제이다.
또 200만에 가까운 흑인은 대부분이 하층계급에 속하여,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주택문제도 심각한 사회문제의 하나이다. 교외에는 훌륭한 주택지(단독주택 또는 연립주택)가 건설되었으나, 곳에 따라서는 도심지까지 2시간이나 걸리는 데도 있다. 교외거주자는 대부분 가까운 역까지 자동차로 가서, 거기서 철도를 이용하여 도심지로 통근하거나 쇼핑한다. 이들 교외주택지에는 슈퍼마켓이나 백화점을 중심으로 하는 거대한 쇼핑 센터가 건설되어 있다.
그러나 무질서한 택지화도 볼 수 있으며, 물 부족과 통근난이 종종 문제로 대두된다. 오래된 시가지의 건물은 거의 중·고층 건물로, 할렘이나 이스트사이드·웨스트사이드처럼 빈민굴화된 곳이 많은데, 빈민지구의 재개발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대기오염은 중화학공업이 비교적 적어 방대한 인구에 비해서 그다지 심하지는 않으나, 가끔 스모그 현상을 볼 수 있다. 자동차·항공기의 왕래가 많아 소음공해도 중대한 문제가 되고 있다. 강이나 바다의 수질오염은 그다지 심각하지 않다. 시가지가 대부분 단단한 지반 위에 있으므로 지반침하의 문제는 거의 없다.
자연
뉴욕시는 허드슨강의 하구에 위치하고 있지만, 그곳은 충적지(沖積地)가 아니며 전체가 완만한 기복을 이룬 화성암 및 변성암으로 되어 있는 구릉지형이다. 허드슨강이나 이스트리버는 강이라기보다는 후미이며, 본디 그 구릉을 깎는 깊은 협곡이었던 것이 육지의 침강에 의하여 현재는 몇십킬로의 상류까지 조수 간만의 영향을 받는 깊은 후미가 된 전형적인 삼각강이다. 허드슨강은 하구에서 약 250㎞의 올버니까지 외항선이 거슬러 올라갈 수 있고, 이곳에서 다시 모호크강, 이리운하를 지나 오대호까지 수운이 통한다. 이 강이 시의 발전에 끼친 영향은 크다. 시와 그 주변은 제 3 빙하기에 대륙빙하로 덮인 곳으로 많은 종퇴석(終堆石)의 언덕을 볼 수 있다. 맨해튼섬 중앙에 있는 센트럴파크에서도 빙하의 삭흔(削痕)을 가진 거석(巨石)을 볼 수 있다. 토양은 얕으나 단단한 기반으로 고층 빌딩군(群)을 지탱하고 있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기후는 연평균 기온 12.4℃, 최난월(7월) 평균기온 24.7℃, 최한월(1월) 평균기온 0.0℃이고, 연강우량은 1028㎜이다. 여름철의 우량은 비교적 적고, 겨울에는 상당한 눈이 쌓인다. 해안 가까이에 위치하는 만큼, 미국에서는 견디기 쉬운 온난습윤한 기후이다. 여름철부터 초가을까지 허리케인이라고 불리는 열대성 저기압이 밀려오는 일이 있으나, 태풍의 빈도가 적으며 강력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