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원봉사 변호인 칼럼(변호사 임광규)
오웅진 신부님의 무죄
이 세상에 누명을 뒤집어쓰고 지내는 것보다 더 괴로운 일이 어데 있겠는가.
때로는 누명을 벗으려는 노력까지 포기하고 자살하는 사람도 있지 않은가.
핍박하는 사람들은 영리하게도 핍박할 사람이 미우니까 괴로움을 준다고 정면으로 말하지 않고, 더러운 누명을 뒤집어씌웁니다. 어느 평범한 동네아저씨라도 낯을 들기 부끄러워할 횡령 사기의 누명을, 성직자이고 한 수도회의 창설자인 수도자에게 뒤집어씌우고 이 치욕과 오명을 온 세상에 널리 전파하려고 온갖 방법을 동원하였습니다. 그 횡령 사기가 가당치 않다는 것을 잘 알 만한 사람이 그런 방법을 동원한 것입니다. 의심은 수사를 책임진 직책을 가진 사람의 의무라고 합시다. 그래도 증거가 없는데 확증이 잡힌 것처럼 말할 수는 없는 것 아닙니까.
그 치욕의 누명에 증거가 없는 데도 결정적인 증거가 있는 것처럼 꾸미는 「말작란(作亂)」,「글작란」이 있었습니다. 증거가 있을 리가 있겠습니까. 수년으로부터 25년에 걸쳐 자원봉사로 도와드린 전문가들의 눈과 귀가 아무리 다시 조사해보아도 깨끗한 꽃동네인데, 그 가운데서 그런 비리의 객관적인 증거란 나올 리가 없지요. 다만 가짜 증거를 진짜 증거처럼 수사기록에 철해놓을 수는 있겠지요.
이번 오신부에 대한 이른바 비리수사에서 만든 조서나 수사보고서 중에는 그런 허위내용이 있었습니다. 1심에서 일부 유죄를 한 것은 제대로 심리하지 않은 법관이 이 가짜 증거를 간파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지청의 검사가 「말작란」을 기자에게 은밀히 전하고, 기자는 객관적으로 조사한 것처럼 「글작란」으로 보도하면, 이 「글작란」을 지청을 맡은 검사가 이른바 기자간담회라는 것을 빌려 사실처럼 확인하여 만 천하에 공개하는 식의 잔꾀를 동원하였습니다. 이 「글작란」을 담당한 곳이 오마이뉴스라는 인터넷매체와 MBC방송이었습니다. 엑스트라를 담당한 일요신문이라는 주간신문은 오신부가 황금광산을 탐하여 싸우는 것으로 썼습니다.
지청을 맡은 검사와 오마이뉴스 MBC의 「말작란」 「글작란」을 통해, 수사의 첫 소식으로부터 범죄의 확인에 이르는 순서를 거쳐 「꽃동네를 개혁하는 계기로 되기를 바란다는 충정」을 검사가 발표하는 갸륵한 마음씨로 클라이막스를 장식하였습니다. 이만하면 센세이셔널하지 않습니까. 과연 수많은 꽃동네회원들 중에는 이를 잘못 믿고, 불신과 냉소의 ‘마음병’이 들어서, 꽃동네회원을 탈퇴하는 사태가 상당기간 일어났습니다.
한편으로 검사는 은밀하게 몇 개월에 걸쳐 꽃동네 관계자와 청주교구청 관계자 명의의 은행 기타 금융기관의 계좌들을 샅샅이 뒤져댔습니다. 검사 손아귀에 꽃동네 관련의 모든 예금 적금 수금 송금 전금이 빠짐없이 들어갔지요. 이렇게 뒤지면 제아무리 깨끗한 곳이라도 10수년간 누계 수십억 수백억이 처리되는 가운데 단돈 몇 백만 원이라도 잘못 쓴 것이 나올 것이라고 자신하는 것이 이 풍진세상의 돌아가는 생리이므로, 그렇게 「말작란」 「글작란」으로 핑퐁 쳐도 나중에 무근한 사실은 아니지 않느냐고 발뺌할 길은 있다고 자신감을 가질 수가 있습니다. 몇 십억 기소하였지만, 몇 백만 원을 잘못 쓴 것만으로도 법원은 무죄를 안 하고 유죄판결을 선고하게 되어 있습니다. 과연 오 신부는 이웃의 가난한 천주교 공소 짓는 데 6천만 원 지원한 것으로도 횡령으로 기소되었지요. 그러나 그건 수도자들의 땀 흘린 노임이었습니다.
계좌추적을 하면 할수록 꽃동네는 너무나 깨끗했습니다.
계좌추적을 하면 할수록 꽃동네는 너무 적은 돈으로 너무 큰 효과를 거두고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담당 행정공무원들이 효과 많은 꽃동네에서 예산지원을 받아가라고 하는 것 아닙니까. 그런데도 검사는 1인 3역을 하는 수녀더러 왜 한 가지만 하지 세 가지 일을 하느냐 그것이 범죄라고 사기의 법조문을 적용하였습니다.
이번 수사기록 15,000여 쪽을 유심히 살펴보면, 다른 수많은 성실한 검사들이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이 많이 나옵니다.
조서에 허위기재를 하지 말라.
수사보고를 허위로 쓰지 말라.
진술인이 하지 않은 말을 조서 대답 난에 기재하지 말라.
진술인이 힘주어 대답한 내용을 일부러 빼지 말라.
조서를 통째로 감추고서 없던 걸로 하지 말라.
익명조서라는 희한한 작란을 하지 말라.
형사구성요건이나 그 정상과는 아무런 관계도 없는 인신모략의 내용을 질문의 방식으로 조서에 써 넣지 말라.
오신부가 기소된 후 법정을 참관한 분들은 오신부가 죄 없음을 확신하게 되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1심에서의 판결은 일부 유죄였습니다.
변호인들은 2심 법관들이 문제점들을 더 심리하고 기록을 빠짐없이 정밀하게 분석하면 전부 무죄로 되리라고 생각하였습니다. 나라의 법도가, 그리고 사회의 정의가 살아나리라고 희망을 걸었던 것입니다.
2심 판결이 오신부에 대한 모든 기소사실에 대하여 전부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 우리를 위로해준 것은 비단 오신부의 무죄라는 그 내용 때문만이 아닙니다. 이 나라의 법도가 아직도 상당부분 반듯하다는 것, 이 사회의 정의를 찾아주는 법관이 상당히 재직하고 있다는 것도 우리를 위로해 주고 있는 것입니다.
그동안 그런 시련을 겪으면서도, 꽃동네를 아끼면서 꽃동네의 이번 사태를 관심 있게 바라본 분들이 꽃동네를 더 신뢰하게 되었다고 말하는 것을 보면 정말 흐뭇한 일이었습니다. 매번 법정을 메우고 지켜보아주신 꽃동네회원 여러분 감사합니다. 오신부님에게 용기를 주신 것뿐 아니라, 우리 사회를 더 반듯하게 만드는 데 동참하셨기 때문입니다.
■ 대법원에서 상고심 재판 계속 예정
검찰(대전고등검찰청)은 위 사건과 관련한 오웅진 신부 등의 업무상횡령, 사기, 업무방해, 명예훼손 등에 대한 대전고등법원의 무죄판결에 불복하여 2006년 11월 23일 상고를 하였습니다. 대전고등법원의 판결은 모든 일은 반드시 정리(正理)로 돌아간다는 ‘事必歸正’의 판결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검찰이 상고장을 제출하였기 때문에 위 사건과 관련한 재판이 대법원에서 계속될 예정입니다. 대법원에서도 대전고등법원의 항소심 판결과 같은 정의로운 판결이 선고될 수 있도록 끝까지 기도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 감사의 말씀, 당부의 말씀
꽃동네 오웅진 신부 등에 대한 재판은 충북 음성군 맹동면 일대의 농지와 주거지역에 400여 만 평의 광업권을 소유한 광업회사(태극광산)가 금광개발을 시작하면서 생존권과 환경권을 위협받은 주민들이 생존권과 환경권을 지키기 위한 생명수호운동을 전개하던 중 2002년 5월 태화광업(주) 측의 고소, 고발, 진정 등으로 시작되었습니다.
200년 7월 경부터 청주지방검찰청 충주지청이 꽃동네에 대한 수개월 간의 내사를 하고, 2003년 1월 21일 일부언론을 통하여 피의사실을 공표하여 수사를 본격화함으로써 사실과 다르게 왜곡되어 전 국민들에게 알려졌으며, 충주지청(김규헌 지청장)은 2003년 8월 1일 꽃동네 오웅진 신부, 수도자, 주민, 환경운동가 등 5명에 대하여 횡령, 사기, 업무방해, 명예훼손 등 혐의로 불구속기소하였고, 2003년 9월부터 시작된 공판은 만 2년이 지난 2005년 9월 5일 27차 공판으로 결심을 하여 같은 해 10월 20일 선고를 하였습니다. 1심 선고에서 오웅진 신부의 업무상횡령혐의는 모두 무죄가 선고 되었으나, 국고보조금편취혐의 일부에 대하여 유죄가 선고되었고, 업무방해 및 명예훼손 등 혐의에 대하여는 모두 유죄가 선고되었습니다.
이에 검찰과 변호인 측의 쌍방 항소로 2006년 4월부터 대전고등법원에서 3차례의 항소심 공판이 열렸고, 2006년 7월 28일 결심을 하여 2006년 11월 17일 판결 선고가 있었습니다.
정의로운 판결을 내려주신 대전고등법원 담당 판사님들께 감사드리며, 어렵고 바쁘신 중에도 변함없는 사랑으로 공판에 참석해주신 모든 분들, 가난한 사람들을 사랑하고 진리를 따르는 꽃동네회원님들과 꽃동네를 사랑하는 모든 분들의 기도와 성원에 깊이 감사를 드립니다.
지난 30년 동안 꽃동네가 살아온 사랑의 항구성은 앞으로 한 순간도 멈추지 않고 계속될 것이며, 꽃동네 창설자 오웅진 신부님의 설립정신에 따라 더욱 충실하게 살아갈 것입니다. 꽃동네의 고귀한 사랑의 빛이 세상 곳곳을 환히 비추는 참으로 아름다운 빛으로 빛날 수 있도록 변함없는 사랑과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