京畿道 加平의 山 戀人山(1068m) 2009년 3월 31일
구간 ; 하면 마일리 국수당-우정고개-우정봉-연인산-아재비고개-상판리 귀목마을
일산 하나산악회
차가 갈수있는데 까지 온 국수당에서 오늘의 산행이 시작된다.
초입은 여느 등산로와 다를바 없다.
지맥 마루금에 도착하자 땀도 식히고 사진촬영에 모두 바쁘다.
지맥의 오른쪽은 전부 잣나무 조림지다.
나무 굵기도 대단하고 나무도 곧게 자라 보기만 해도 배가 부른 느낌이다.
가평의 산은 모두 방화선 작업이 잘 되어 있어
우산을 쓰고 산행을 해도 장애물이 하나도 없다.
뒤 돌아본 불기산과 대금산
노란 복수초가 지천으로 피어 있다.
연인산 정상을 오르는데 갑자기 함박눈이 내린다.
일동 309 2002 재설 삼각점이 정상석 옆에 있고
그 왼쪽엔 나침판이 그려진 큰 판석이 놓여있다.
연인산 남쪽은 완전한 육산이고
북쪽은 바위가 상당히 많았다
짐승이나 큰 고기의 머리같기도 한 바위,
눈이 오다 마다를 여러차례번복한다.
눈이 안오면 금방 녹이려고 땅에서는 불을 지피는지 김이 많이도 난다.
하늘금 안부가 아재비 고개이다.
상판리 마을에 다 와 갈때 무덤앞의 큰 향나무
너무 건강하게 잘 자란다.
바로 보이는 안부는 귀목고개이다,
조금 왼쪽이 한북정맥이고 그곳에서 명지지맥이 분기한다.
오늘 산행의 종점인 명지식당및 민박집.
마지막 후미팀을 마중해 오는 장부장님,
서울숲옆의 응봉산 개나리동산
장부장님의 특별 이벤트로 올라볼 기회를 제공.
감사합니다,
돈 머니 머니 벌고 건강하세요.
2000년 6월 우리 부부는 백두대간을 종주하는 중 함백산(1572.3m)구간에서 가평의 산꾼 용환영씨를 만나 비박종주를 같이 하면서 삽당령까지 가는 동안 눈에 보이지 않는 情이 들어 훗날 남해와 가평을 오가며 산을 즐겨 찾던 중 이곳을 지났고 그 뒤 명지지맥을 하면서 또 이산줄기를 지난 적 있어 오늘 그때의 기분을 소급, 다시 찾은 연인산 산행이야기를 꾸며볼 참이다,
연인산은 명지산(1267m)의 남쪽능선을 이어주는 산으로 가평군 제 1의 휴양지로 꼽히는 용추계곡의 최상류에 있으면서도 찾아주는 사람이 별 없는 무명의 서러움을 톡톡히 받아온 산이다.
이제 연인산은 명지산과 더불어 봄의 진달래와 철쭉, 여름의 시원한 계곡, 가을의 단풍과 눈 덮인 겨울의 설경은 산꾼들의 발길을 모이게 하는 산이 되어 가고 있다.
연인산은 1999년 가평군 지명위원회가 새로 지어준 이름이라 아직 산경표에 등재는 되지못한 산이다,
지금의 정상 남서쪽 2km지점 전패봉으로 불리던 906봉과 전패고개를 혐오지명이라 하여 각각 우정봉과 우정고개로 새로 개명하면서 연인산(구명: 우목봉,월출산)이란 지명도 만들었다고 한다.
가평의 산들은 대부분 방화선 정비가 잘 되어 있어 마루금 종주는 쉬운 편이라 우산을 쓴다 해도 하나 거칠게 없는 그런 산이다.
오늘 날씨는 비가 온다고 했는데 비는 고사하고 햇빛이 쨍쨍, 우정고개 오름길엔 땀이 줄줄 흐른다, 오르는 중간 중간 굵은 잣나무가 보기 좋게 자라고 있었으며 며칠 전 내린 폭설로 나무 가지가 많이도 부러져 길을 막기도 했다.
그러나 마루금에 도착하여 왼쪽으로 방화선을 따르는데 갑자기 어둑어둑 해 지며 눈이 내리기 시작한다. 순간 산자락은 백지로 변해 분간키 어려운 곳이 한 두 곳 아니지만 하룻밤에 萬里長城을 쌓았다 해도 상대의 속마음은 알 수 없는 것이라는데 몇 번 지난 산이라 해도 어찌 그 오묘함을 다 알 수 있겠는가. 게 등에 소금 뿌리는 격이지, 슬쩍 슬쩍 지나치다 보면 훗날 기억에 남는 것이 없는 것은 당연하다 할 것이다.
그래서 나름대로 마음속의 산 그림을 기억해 가며 지난날을 회상해 보기도 한다.
無想의 자유를 얻은 산행은 마음부터 맑아지며 피로를 느껴도 오래가지 않고 자고나면 몸과 마음 모두가 깨끗해지는 것이 그 만큼 淸淨지역에서 신체의 모두가 무한의 자유를 누렸기에 그런 것이라 생각되어진다,
그래서 산만이 가질 수 있는 무상, 무소유의 자유를 만끽하며 재 充電의 기회를 갖는 것이 산행이라 할 것이다.
그런데 보통의 사람은 준비와 노력이라는 중간과정을 생각 하지도 않은 채 결과만을 얻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거 보면 안쓰러울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산을 가면서도 그 산은 알아보려고 노력은 안 하면서 그 산에 한번 갔다 왔다 해서 그 산을 다 안 것처럼 행세하는데 그것은 결과만을 중시하는 우리 인간들의 속된 마음 그것뿐인 것이다.
다시 말해 뼈를 깎는 고통과 찐한 땀을 흘려보지도 않으면서 모든 것을 다 알려고 하니 어찌 진정한 그 진미를 느낄 수 있겠는가 말이다.
그래서 산을 좋아하는 사람은 외면의 화려함 보다는 내면의 깊은 맛을 더 추구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그러니 산에 가면 버릴 것은 과감하게 버리고 내가 꼭 필요로 하는 것만 남겨서 마음속에 넣어 오는 것이다.
지금 가고 있는 이 명지 지맥의 왼쪽으로 흐르는 물은 조종천으로 흘러들고 우측 잣나무 숲의 물은 가평천으로 흘러 결국엔 북한강에서 다시 만나며 서울의 젖줄인 한강의 물이 되어 유유히 흘러갈 것이다. 오늘도 연인산은 부끄러워 나에게 그 얼굴을 보여주지 않으려고 한다. 지난번에도 두 번이나 우중 산행을 했는데.............
명지지맥이란?
한북정맥인 강씨봉에서 시작하여 가평천과 조종천을 가르는 산줄기로 대금산, 불기산, 호명산을 거쳐 청평댐 아래까지 46km의 비교적 짧은 산줄기이다,
가평군은 전국에서 산이 많기로 이름난 곳이라 어디 어느 산을 가더라도 이정표와 등산로 관리가 아주 잘 되어 있어 산꾼들에게 좋은 평을 받고 있다하겠다.
허지만 이곳에 오면 지워지지 않는 추억이 우리 부부에게 있다,
한북정맥을 종주하면서 청계산을 지나자 날이 어두워 길마고개에서 잘못 판단 길을 잃어 지능선으로 빠진 것이 탱크 사격장으로 내려오는 아찔한 곳이기도 하였다.
랜턴에 의지 온다고 온것이 부대안으로 들어와서는 정문 수위실로 나가니 근무자도 놀라고 우린 우리대로 황당해 신분증 제시도 했지만 조회관계로 오랜 시간을 보낸 후 나오게 되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웃어넘길 얘기지만 그때는 참으로 심각했다.
선두팀은 앞에 가고 후미는 쳐지고 나는 그 중간에 혼자 가게 된다.
나이는 들고 친구 없는 산길이라 오히려 혼자가 더 좋은 것 같기도 하다.
연인산에서 내려오는 눈길은 정말 미끄럽다, 아이젠도 먹히지 않는 그런 길이다.
정상의 남쪽은 완전 육산이고 북쪽은 상당히 바위가 많긴 해도 그렇게 위험을 느낄 정도의 산은 아니다,
드디어 가슴 아픈 전설이 있는 아재비고개에 도착했다.
“조선시대 아주 극심한 가뭄이 들어 백둔리의 한 부부가 草根木皮로 연명하며 살고 있을 때
설상가상으로 애기까지 생겨 친정에 가서 몸을 풀 작정으로 이 고개를 넘어가다 산기를 느껴 정신이 혼미 해진 상태에서 애기를 낳고 말았는데 그러자 의식을 잃은 부인이 얼마 후에 정신이 들었을 때에는 그 부인 곁에 싱싱하고 살찐 물고기 한 마리가 팔딱거리고 있는 것을 보고 오랜 굶주림에 지친 그녀는 다짜고짜 그 물고기를 먹어치우고 나서야 원기를 회복해 자신이 낳은 아기라는 사실을 알고는 몸서리치며 실성하여 온산을 헤매다 벼랑에 떨어져 목숨을 잃었다는 전설어린 고개다“
안개 자욱한 계곡 길은 선경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느낌속의 산행이다,
조용한 오솔길이 어둠속을 걷는 기분으로 숨소리도 죽인 채 침묵만으로 발자국 소리만 터벅터벅 날뿐 다른 자연에 미안한 것은 하나도 없다.
옛날의 모습을 찾아보려고 마음속의 추억을 펼쳐 보지만 그사이 몇 년이나 되었다고 많이도 달라졌는지 아니면 기억력이 둔해 졌는지 생소한 부분이 더 많은 것이 신비스럽기만 하였다.
자연은 억지로 가꾼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연인산만 보아도 철쭉나무를 옮겨 심어 잘 가꿔 보려 했지만 쉽게 되질 않는다.
그러니 언제 들어도 싫증 안 나고 제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불조심일 것이다. 물론 수직적인 체제보다는 동반체제가 더 바람직 하다, 그래도 정부차원에서 관리를 잘 했기에 산림을 이렇게 잘 가꿀 수 있지 않았나 싶다.
제 아무리 문민사회라 해도 산림 문제만은 정부에서 약간의 강제성을 띠고서라도 체계적인 산림정책을 펴 나갔으면 하고 바래본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기간에 조림에 성공한 나라는 단연 우리나라뿐이란다. 혁명 정부에서 그 만큼 엄하게 다스렸기에 오늘과 같은 산림을 볼수 있으며 앞으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산불은 절대 생기지 않도록 우리국민 모두가 조심 해야할 일이라고 보아진다.
끝으로 돌아오면서 눈에 미끄러진 얘기와 무념님의 만찬준비에 찬사를 보내는 여성회원님들의 미소와 장부장님의 특별 이벤트로 응봉산 개나리꽃 잔치에 감사드리면서 오늘도 무사 산행을 자축하며 참여해준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 아름다운강산,
첫댓글 정 사장님 잘 계시죠~~젊은오빠야 덕분에 앉아서 전국산행을 눈으로하고 있읍니다~언제나 건장하신 모습으로 열심히 산천을 거닐고 계시는 모습 존경스럽습니다 멎지고 행복하신 봄을 보내셔요
감사합니다, 염려덕분으로 하는일은 없어도 밥그릇 잘 비우고 있습니다, 얼굴들 한번 보아야 하는데 그때가 언제쯤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