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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2.18
흰머리오목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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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흰머리오목눈이는 몸 대부분이 흰색 깃털로 덮여 있어요. 토실토실 귀여운 생김새 덕분에 캐릭터 인형으로도 만들어졌어요. /iStock
최근 일본 요미우리 어린이 신문의 첫 페이지에 정말 깜찍한 새의 사진이 큼지막하게 실렸어요. 온몸이 희고 복슬복슬한 깃털로 뒤덮여 있는 새였는데요. 조그맣고 검은 눈과 부리를 가진 산새가 '넌 누구니'라고 말하는 듯한 표정을 하고 있었죠. 이 새는 흰머리오목눈이랍니다.
이 새는 머리가 하얗고 눈이 오목하게 들어가 있어 이런 이름이 붙었다고 해요. 귀여운 생김새 때문에 일본에서는 '눈[雪]의 요정'이라는 별명으로도 불리지요. 워낙 인기가 많아 다양한 캐릭터 상품으로 만들어지기도 한답니다. 흰머리오목눈이는 일본 홋카이도와 중국 동북부, 그리고 몽골과 러시아 시베리아·사할린섬 등에서 살아요. 사계절 내내 깃털색이 하얗답니다.
흰머리오목눈이는 계절에 따라 이동하지 않고 한곳에 터를 잡고 사는 습성이 강한데요. 하지만 기습적인 강추위가 찾아오면 일시적으로 따뜻한 곳으로 겨울을 나러 간다고 합니다. 추위를 피해 가는 곳 중 하나가 우리나라랍니다. 재작년 11월 경기도 포천에 있는 광릉숲에서 흰머리오목눈이가 가만히 쉬고 있는 모습이 발견되기도 했죠.
새 이름에 '오목눈이'가 붙어 있다 보니 갈색과 붉은 깃털을 한 우리나라 텃새 '붉은머리오목눈이'와 어떤 관계인지 궁금해하는 분들도 있을 텐데요. 둘은 먼 친척뻘이긴 하지만 분류학적으로 아주 가깝지는 않대요. 흰머리오목눈이의 몸길이는 13~16㎝로 붉은머리오목눈이보다 크답니다.
붉은머리오목눈이는 '배~배~배~'라는 소리를 내며 시끄럽게 지저귄다고 해서 흔히 '뱁새'라고 불려요. 그래서 간혹 흰머리오목눈이를 '하얀 뱁새' '일본 뱁새'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둘은 다르기 때문에 옳은 표현이 아니죠. 또 흰머리오목눈이는 좀 더 높은 톤으로 '씨~씨~씨' 하고 지저귄답니다.
흰머리오목눈이는 잡식성이랍니다. 작은 벌레를 주로 잡아먹는데 사냥이 여의치 않을 땐 나무 수액이나 새싹, 씨앗도 먹어요. 흰머리오목눈이는 새끼를 키울 때 다른 새에게선 찾기 힘든 독특한 모습을 보인답니다. 이 새는 엄마와 아빠가 함께 새끼를 돌보는데, 여기에 그치지 않고 다른 수컷들도 둥지로 먹이를 물어와서 새끼들에게 먹인답니다. 삼촌·오빠·형뻘 수컷들도 함께 육아에 참여하는 것이죠.
동물들이 이런 방식으로 새끼를 키우는 것을 '협력 번식'이라고 하는데요. 새 중에는 흰머리오목눈이뿐 아니라 어치나 딱따구리 등도 협력 번식을 해요. 이런 방식을 통해 많은 새끼가 생존해 어른으로 자라날 수 있다고 과학자들은 얘기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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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섭 기자 도움말=윤종민 국립생태원 멸종위기종복원센터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