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동굴 앞 공터에서 바라본 조비산 전경.
용인 조비산(294.5m)은 등산객들에게 인기 있는 산이다. 조비산을 기점으로 정배산, 달기봉, 구봉산, 석술암산을 거쳐 가는 종주등반을 많이 한다. 조비산은 새가 날아가는 형상을 하고 있다고 해서 유래한 이름이다. 용인팔경 중 하나로 용인지역에서 유일하게 바위로 이루어진 산이기도 하다.
용인 지역의 유일한 암장인 조비산 암장은 폭 200m, 높이 70m쯤 되는 큼직한 암봉이다. 조비산 암장은 15분이면 접근할 수 있어 프리클라이밍을 즐기는 이들에게 인기다. 이곳은 1983년 지역 클라이머들이 좌우벽에 16개의 루트를 개척해 등반하던 암장이다. 하지만 그동안 관리가 되지 않아 볼트가 노후됐고 루트 수도 적었다.
- ▲ 조비산 암장 개념도
이 암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이 동굴이다. 예전에 주석을 캐던 곳에 20여 m의 동굴이 형성되어 있다. 이 동굴 천장에 루트를 개척했다. 예전 루트와 새롭게 개척된 루트를 합하면 총 40여 개의 루트가 있어 대중적인 암장으로 손색없는 규모다. 5.10~5.14의 다양한 난이도를 지녀 초중급자, 고수 클라이머들까지 흡수할 수 있는 곳이다. 바위 형태는 차돌같이 단단하며, 수직벽과 오버행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진 홀드, 언더홀드, 사선홀드, 핀치 등 다양한 홀드 형태를 만날 수 있다.
서울에서도 1시간이면 갈 수 있어 휴일이면 100여 명씩 등반자가 몰린다. 특히 하루 종일 햇빛이 들어와 겨울철에도 등반이 가능하며, 여름에도 동굴 속이 시원해 클라이머의 땀을 식혀 준다.
조비산 암장에는 2011년 새롭게 개척된 총 23개의 한 피치 루트와 1983년에 개척한 12개의 기존 루트, 리지 코스 2개, 티롤리안브리지(25m)를 할 수 있는 확보물이 설치되어 있다. 전체적으로 보면 하나의 암장이지만, 5곳의 벽으로 구분되며 총 40여 개의 루트가 개척되어 있다.
- ▲ ‘기존A’(5.11c)를 오르고 있는 배병섭씨.
기존 암장에 새 루트 추가해 다양성 갖춰
조비산의 새로운 암장은 장덕현, 강인석, 이명인, 최진홍씨의 작품이다. 장덕현씨가 2010년 겨울부터 개척하는 중에 강인석씨를 만나 함께 1년 동안 고생했다. 개척을 주도한 장덕현씨는 1983년부터 클라이밍을 시작한 고수 클라이머다. 개척 당시 스노우라인클라이밍센터가 지원을 했고, 동굴 앞에 널려 있는 돌들을 포클레인으로 끌어내고 지면을 평평하게 정비했다. 덕분에 동굴 앞에 100여 평의 평지가 조성되어 클라이머들이 짐을 풀고 휴식을 하기 좋다. 이 공터에는 운동할 수 있는 기구가 설치돼 있고, 나무 의자와 평상 등도 가져다 두었다.
중앙의 동굴에는 오디세이(5.13c), 천지(5.14?), 타이거(5.14?) 등 총 8개의 고난도 루트가 있다. 각진 홀드와 사선 홀드 등으로 구성되어 까다로운 편이며 루트 길이는 15m 정도다. 출발은 동굴 안으로 5m쯤 들어가서 한다. 출발하자마자 루프가 시작되며 높이는 2~3m정도밖에 되지 않아 낮은 편이다. 따라서 시작과 동시에 크럭스가 되며 5~6m쯤 루프를 오르고 나면 오버행으로 이어지며 끝이 나는 고난도 등반을 할 수 있다.
- ▲ ‘평택갈매기’(5.11d)를 오르고 있는 개척자 홍종열씨.
동굴과 붙어 있는 우벽은 진달래2(5.11a), 무심1(5.12c), 무심2(5.12a) 등 5개의 루트가 개척되어 있다. 전체적으로 약간의 오버행을 하고 있으며 좌측의 루트는 쉽고, 우측으로 갈수록 홀드가 미세해 어렵다. 루트의 길이는 15m 정도이며 퀵드로 7개가 필요하다. 가장 많은 등반자가 몰리는 인기 있는 벽이다.
동굴에서 우측으로 20m 이동하면 조비산부엉이(5.13a), 조비산고라니(5.11a), 백호(5.10b) 등 5개의 루트가 개척되어 있다. 이 우측벽은 높이 20m 정도 되며 이 암장에서 가장 높다. 바위 하단부는 수직벽을 하고 있으며 위로 올라갈수록 오버행과 홀드가 작아진다. 난이도는 5.10~5.13 수준이며 조비산부엉이(5.13a)가 가장 어렵다. 상단부 크럭스는 5mm 정도의 미세한 홀드로 구성되어 있어 손가락 끝 힘이 요구된다. 초보자 루트와 고난도 루트가 개척되어 있다.
- ▲ 조비산 암장 개념도
동굴에서 우측(조천사 사찰 방향)으로 80여 m 이동하면 우벽이 있는데 이곳은 1983년에 홍종열, 박세동, 최성기씨 등이 개척한 12개의 루트가 있다. 새로운 루트가 개척되기 전에는 이 암장에서 등반이 이루어졌다. 대부분 페이스와 오버행을 하고 있으며 10~15m의 한 피치 루트들이다.
동굴에서 좌측으로 20여m 이동하면 벽우길(5.10b), 첫나들이(5.11a), 쌍룡1(5.10d), 쌍룡2(5.10a-c) 4개의 초보자 루트가 개척되어 있다. 이 좌벽은 1983년에 개척되었지만 새롭게 볼트를 추가 설치하고 보수했다. 루트 길이는 12m 정도이며 경사는 약간의 오버행을 하고 있지만 홀드가 큼직큼직해 비교적 쉽게 오를 수 있는 루트들이다.
조비산 암장은 로프 60m 1동과 퀵드로 10개만 있으면 등반이 가능하다. 식수는 가져가야 하며 취사와 야영은 금지하고 있다.
- ▲ 1 개척자 강인석씨가 ‘조비산부엉이’(5.13a)를 오르고 있다. 2 동굴에 있는 ‘천지’(5.14a)를 오르고 있는 개척자 장덕현씨.
찾아가는 길
내비게이션을 이용한다면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백암면 석천리 384-3으로 입력한다. 중부고속도로를 이용하면 일죽IC로 나가 38번국도를 이용해 삼죽으로 가서 325번도로로 진입해 ‘조비산가든’(식당)의 이정표를 따라간다.
영동고속도로를 이용하면 양지IC로 나가 325번국도를 따라가다 백암면을 통과 후 한택식물원을 지나 ‘조비산 가든’ 이정표를 따라간다. 조비산가든(031-333-1193) 주차장은 차량 20여 대를 주차할 수 있다. 주차장에서 나무계단으로 어프로치가 시작된다.
나무계단을 오르면 김해김씨의 묘가 나오며 묘 우측으로 5분 정도 오르면 넓은 등산로가 나온다. 이 등산로에서 좌측으로 10여 분 오르면 조비산 암장이다. 주차장에서 암장까지 약 15분 걸린다. 또한 조천암(사찰) 쪽으로 오를 수 있지만 클라이머들은 주차하기에 편리하고 어프로치 시간이 짧은 조비산가든 쪽으로 올라간다.
자료협조 : 장덕현, 강인석씨
- 필자 약력
설악산 4대 빙폭, 당일등반. 설악산 전국 빙벽등반대회 1, 2, 3회 연속 우승. 아이스클라이밍 월드컵대회, 프랑스 난이도경기, 공동 1위. 한국암장순례 중부권/남부권 (조선일보사) 저자. 실전 암벽빙벽등반’ 기술서 저자. 네파 종로점 대표 김용기등산학교 교장 .
- ▲ 동굴 개념도
- ▲ 동굴 우측 우벽 개념도(좌) 둥굴 우벽 개념도(우)
- ▲ 조비산 암장 개념도
- ▲ 좌벽 개념도(좌) 조비산암장 루트개요(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