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 새교육공동체시민회의에서 학교운영위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을 매주 화, 목요일에 8강좌를 기획하여 실시하고 있습니다. 8강좌 중 6강좌는 포천 지현초등학교 교장인 이상선 선생님께서 맡아 주셨습니다. 이분은 전교조 선생님으로 처음 교장이 되신 분입니다. 김영삼 정권시절 5.13 교육개혁에 참여했던 분이고 그때 학교운영위원회 법을 만드신 장본인이기도 하십니다. 이번 강의를 위해 이분이 그 동안 모았던 자료, 글을 모아 책 한 권 분량의 강의 안을 보내왔습니다.
이번 강좌를 위해 사무국에서 준비를 많이 했습니다. 700여명에게 참여 권유 편지를 발송했고 교육청과 각 학교교장에게 협조 공문을 보냈습니다. 50명 정도 수강할 것을 예상했는데 첫날 20명밖에 등록하지 않았습니다. 수강 권유를 위해 사무국이 전화 작업을 했는데 운영위원들의 반응이 매우 냉정했다고 합니다. 교육 내용이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왜 그런 교육을 하느냐고 따지는 분도 있었다고 합니다. 나중에 확인된 사실은 학교장들이 운영위원들에게 이 교육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악선전을 했다는 겁니다.
우리 사회에서 가장 깊이 썩어 있는 집단이 교육계와 종교계입니다. 거의 성역화 되다 시피 하여 수술 칼이 접근하지도 못했던 집단입니다. 학교는 교장선생님의 왕국입니다. 지금까지 교장선생님 마음대로 운영되었습니다. 하지만 5.13교육개혁으로 학교운영위원회가 학교행정에 참여하여 심의하는 막강한 권한을 가지고 학교민주화와 교육 개혁을 위해 일하는 핵심기구로 등장하였습니다.
올해 8월에 9500면 교장선생님 중 6500여명이 옷을 벗게 됩니다. 낡은 가치관을 가진 교장들이 물러나면 교육개혁이 더 힘있게 추진될 수 있다는 전 교육부 장관의 의지가 관철된 거죠. 하지만 물러난 자리를 채우는 이들이 개혁적인 사람들이냐 하는 것에는 의문이 있습니다. 그것보다는 학교운영위원회의 성격을 의결기구로 강화시키고 민주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더욱 빠르고 확실한 방법이 아닌가 합니다.
교장 입장에서 보면 자신의 권한을 축소시키고 이권을 약화시키는 학교운영위원회가 강화되는 것이 싫죠. 지난해 학교운영위원회를 자문기구로 격하시키자는 로비가 치열했던 것도 이런 이유에서였습니다. 그러니 운영위원들이 자신의 권리와 책무가 무언지, 학교운영위원회 활동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심의 사항은 무엇인지, 이런 거들을 잘 알게 되는 것이 두려웠던 것입니다. 뭘 알게 되면 호락호락하지 않게 되니까요?
기대한 숫자가 채워지지 않은 채 강좌를 시작하게 되어 섭섭했지만 실망하지 는 않았습니다. 이번 교육에 참가한 이들이 참다운 교육개혁의 씨앗이 되리라 확신하기 때문이죠.
2. 본문 말씀
오늘 본문은 바울의 구원론의 대미로서, 세상의 그 무엇으로도 우리를 하나님과 그리스도의 사랑으로부터 끊을 수 없으며, 그렇기 때문에 온통 우리를 에워싸고 있는 고통과 재난, 박해와 위협, 가난과 공포로부터 넉넉히 이긴다는 확신의 말씀을 담고 있습니다. 그래서 성서학자인 야곱 스패너는 "성경 전체를 한 개의 반지로 본다면 로마서는 보석이고 그중 제8장은 그 보석의 반짝이는 광채"라고 말합니다. 이 구원의 확신이야말로 우리를 자유자재한 해방자로 살게 만드는 능력입니다. 그러면 이 넉넉한 승리는 무엇을 근거로 하는지 좀더 자세히 알아봅시다.
1) 우리를 대적할 자가 없다는 것입니다.(31절)
하나님이 우리의 편이기 때문에 대적들이 감히 우리를 삼키려고 덤빌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비록 우리는 약하지만 든든한 요새가 되시는 하나님의 품안에 있는 한 우리는 가장 강한 힘을 가진 자들이 되는 것입니다. 독생자까지 아낌없이 주신 하나님의 사랑이야말로 우리의 가장 강력한 무기입니다.
2) 우리를 송사하고 정죄할 자가 없다는 것입니다.(33-34절)
하나님께서 택하신 자들을 이미 의롭다 선언하셨기 때문에 그 누고도 송사 할 수 없으며, 정죄 할 수도 없다는 것입니다. 송사나 칭의, 정죄는 모두 법정용어입니다. 최고의 재판관이신 하나님께서 우리를 의롭다고 판결하셨습니다. 그러니 아무리 사탄이 우리를 송사 하려 한들 그 뜻을 이룰 수 없습니다. 혹 송사가 이루어졌다 하더라도 주님께서 흘리신 십자가의 피가 변호해 주며, 성령께서 우리를 위해 탄원해 주십니다.
3)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끊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35, 39절)
다메섹 도상에서 그리스도를 만난 이후 바울은 자신의 체험을 통해 얻은 고백을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끊을 수 없다"는 말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대략 회심의 시기를 32세 때로 보고 지금 로마서를 쓰고 있는 나이를 55세로 볼 때 20여 년 이상을 살아오면서 그가 겪은 파란만장한 체험의 결정체인 것입니다.
고후 11: 23-28에 보면 바울이 그 동안 당했던 고통에 대해 표현하고 있습니다. 육체의 환란은 말할 것도 없고 교회를 생각할 때마다, 그 심령의 피곤함은 말로다 표현할 수 없었습니다. 가는 곳마다 온갖 위험이 도사리고 있었지요. 옥에 갇히고 돌에 맞아 죽을 뻔한 고비를 몇 번씩 겪습니다. 자지 못하고, 주리고, 목마르고, 춥고, 헐벗음의 나날이었습니다. 그를 둘러싼 이런 조건 속에서 그의 깨달음은 "그러나 이 모든 일에 우리를 사랑하시는 이로 말미암아 우리가 넉넉히 이기느니라(37절)" 였던 것입니다. 이 확신은 보다 우주적으로 확대되어 "사망이나 생명이나, 천사들이나 권세 자들이나, 현재 일이나 장래 일이나, 능력이나 높음이나 깊음이나 다른 어떤 피조물이라도"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하나님의 사랑에서 끊을 수 없다고 주장하는 것입니다.
3. 맹의순 선생의 삶
6.25 전쟁 당시 가장 최악의 상황에서도 넉넉한 승리, 해방자의 삶을 살았던 위대한 신앙의 선배가 있었습니다. 신학교 출신의 젊은이 맹의순은 피난길에서 빨갱이로 오인되어 거제도 포로 수용소에 수감되었습니다. 처음에 그곳에 잡혀갔을 때는 내가 왜 이런 고난을 당하는가? 하는 회의가 있었으나 곧 그는 거기에서 자기가 정말 할 일이 많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섬기고 전도해야할 대상이 지천에 널려 있었던 거죠. 그는 포로들을 위해 온갖 수고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환자를 돌보았고, 글을 가르쳤으며, 성경을 읽어주며 위로와 희망을 갖게해 주었습니다. 광야교회를 세웠고 중공군 병동을 중심으로 활동하였습니다.
세월 가는 줄도 모르고 선교와 봉사, 복음전도에 힘쓰던 맹의순 선생은 친구들의 구명운동으로 수용소에서 나갈 수 있었는데 그 기회마저 거절하고 중공군 포로 환자들을 위해 수고하다 과로로 쓰러집니다. 그리곤 하나님의 품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는 자신의 처지에 대해 이렇게 고백합니다. "하나님께서 저를 사랑하셔서 이곳에 보내셨습니다. 내가 해야할 일이 얼마나 많은지요. 정말 감사합니다."
그의 장례식에서 읽혀진 중공군 병동의 환자일동 명의의 편지의 한구절입니다.
" 맹의순 선생 영전에 드립니다. 평화의 왕자, 화평의 사도, 인애의 왕, 우리에게 사랑으 주였던 맹의순 선생은 정말 가셨습니까?" "자신이 하나님의 사랑 때문에 그 자리에 세워진 것을 믿었을 뿐 아니라, 이 사랑의 복음을 전하는 것이 자신의 삶의 목적임을 알아서 사랑의 명령 앞에 순종했던 맹의순 선생님의 마지막 고백은 내 잔이 넘치나이다! 였습니다." "우리는 통곡합니다. 우리 모두는 통곡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맹 선생을 만나기 위해서라도 예수 안에 있어야 한다는 것을 깨닫고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통곡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버려진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맹 선생과 함께 주님 안에 있으니까요."
4. 넉넉히 이기는 축복의 삶을 삽시다.
최악의 고통을 최선의 승리로 만든 맹 선생처럼, 어려운 조건이었지만 학교 현장을 바꿔나가는 사도의 삶을 사는 이상선 선생처럼 우리를 사랑하시는 하나님으로 말미암아 넉넉히 이기는 승리의 삶을 사시길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