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타운’으로 불리는 경기 과천지역 아파트 재건축 추진이 일부를 제외하곤 답보상태인 가운데 과천시의 지구단위계획 수립에 결과에 조합원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근 과천 재건축 추진 단지들은 사업성 부족으로 재건축이 중지됐다는 소문까지 나도는 가운데 아파트값도 몇 개월새 2억∼3억원씩 떨어져 조합원들은 이러다 재건축이 중단되는 건 아닌가 하는 불안감에 휩싸여 있다.
하지만 재건축을 추진하는 주공 2·6·12단지의 경우 조합 내부에서 의견 차이가 있을 뿐 재건축이 중단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한다. 현재 재건축사업이 답보상태인 것은 ‘과천시 지구단위계획 수립’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지구단위계획안은 주민들의 관심사인 재건축의 용적률 상향조정과 단독주택지를 공동주택지로 조정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과천시는 지난해 12월 도시기본계획안을 수립, 경기도에 상정하고 도의 승인 절차가 끝나는 대로 올해 하반기 지구단위계획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시가 올해 하반기에 수립하는 지구단위계획안은 재건축사업을 앞둔 주민들이 요구하고 있는 용적률 상향조정과 가구수를 제한하는 규정을 철폐하는 내용이 검토될 예정이다.
■가구수 늘리고 용적률 상향돼야
과천주공 12단지는 2006년 7월 시공사가 선정됐지만 추가분담금 부담 등의 이유로 조합원 간 의견 차이로 난항에 빠져 있다. 이 단지의 경우 현재의 용적률 기준으로는 조합원이 부담해야 할 분담금이 10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말도 돌고 있다. 이에 따라 이 단지는 용적률을 높이고 가구수를 늘려야 추가분담금을 줄일 수 있고 사업 추진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지난해 12월 시공사인 삼성물산이 내놓은 12단지의 공사비 내역은 277억원이다. 분양가를 3.3㎡당 평균 2500만원으로 책정할 경우 분담금은 4억8000만원선에 이른다. 여기에 최근 레미콘과 철근 값 급등 등에 따른 원가인상 요인을 감안하면 최고 5억5000만원 이상을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다.
더욱이 투기지역으로 묶여 있어 전매도 못하는 상황에서 조합원들은 현금청산도 할 수도 없고 너무 높은 추가분담금 때문에 의견이 양분되고 있다는 것.
이 단지 재건축조합장은 “현재 100∼120%인 용적률을 20% 정도 더 높이고 가구수를 늘리면 분담금도 30%가량 줄어들 것”이라며 “재건축 규제가 풀리지 않는 한 사업 추진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과천 주공아파트 중 안전진단을 통과해 재건축 추진속도가 가장 빠른 2단지도 손을 놓고 있기는 마찬가지. 2단지 조합 관계자는 “현재의 규제를 안고서는 사업성이 전혀 없기 때문에 지구단위계획이 어떻게 진행되는가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 아파트는 용적률 190%를 적용, 66∼165㎡ 1620가구로 재건축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주공 6단지도 지구단위계획 수립을 고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조합 관계자는 “이 아파트는 나무가 우거지고 단지도 잘 정비돼 있어 겉으론 낡아보이지 않지만 2003년 안전진단을 신청한 만큼 올해 안전진단을 받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재건축 지연으로 실망매물 쏟아져
오는 7월 입주를 앞둔 과천 주공 3단지 109㎡는 당시 9억5000만원까지 호가했지만 최근에는 7억9000만원에 급매물이 출시되는 등 과천 지역 아파트 값이 맥을 못 추고 있다.
재건축 진행이 빠른 주공 2단지 52㎡와 60㎡는 1억4000만∼1억6000만원 떨어졌다. 재건축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보다 3단지 입주로 인한 1가구 2주택자들의 급매물 출시가 많아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부동산114 김규정 차장은 “재건축 규제 완화 지연에 따른 실망감이 커진 데다 이들 고가 지역 아파트 값이 최근 계속 하락세를 보이면서 세금을 줄이려는 집주인이 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가격 하락세는 재건축 규제가 풀리지 않는 한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는 게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별양동 주공 6단지 59㎡는 지난 3월 7억3000만원선이었으나 최근 6억8000만원짜리 급매물도 나왔다.주공 5단지 122㎡는 2006년 말 최고가 대비 3억원이나 급락했다. 별양동 중개업소 관계자는 “세금부담으로 1가구 2주택자들이 급매물을 내놓고 있다”며 “재건축이 불투명하고 대출 규제로 자금이 막혀 거래가 전혀 안 된다”고 말했다.
현재 과천 주공아파트 값은 3.3㎡당 평균 4000만원선으로 6억원대 고가 아파트가 많아 양도세와 보유세 부담이 큰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