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산 수암봉
집념과 자존심으로 일군 안산 클라이머들의 모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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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햇살길(5.10b)을 오르고 있는 김운태씨. | 인천, 수원, 안양, 시흥, 안산의 클라이머들은 수리산 수암봉에서 편리하게 자유등반을 즐길 수 있다. 수리산은 안산시민들의 휴식처이자 즐겨 찾는 모산이기도 하다. 휴일이면 등산객들로 붐비는 곳으로 정상의 수암봉(일명 우리암)까지 30분이면 오를 수 있다.
수리산 수암봉에 올라서면 그 어느 산보다 색다른 이미지가 펼쳐진다. 인천 앞바다가 훤히 보이고, 수인 산업도로와 서울도시외곽도로가 바로 산 아래로 뻗어 있다. 문명시대와 자연이 맞닿은 중앙에 우뚝 솟아 사방으로 탁 트인 조망이 멋지다. 특히 저녁에 바라보는 밤하늘의 별들과 발 아래로 펼쳐지는 차량 행렬의 불빛이 어우러지면 아름다움이 절정에 이른다.
수암봉 암벽루트들은 안산에서 거주하고 있는 엄지훈, 안종능씨의 작품이다. 이 암장은 엄지훈씨가 클라이밍에 열정적으로 몰입했던 1995년부터 혼자 개척하기 시작, 1996년 5월 군대를 제대한 안종능씨가 합류하며 마무리 된 곳이다.
개척을 주도한 엄지훈씨는 1993년 고창 선운산 개척이 한창일 때 투구바위 좌측면에 백암길 등 10여 개 루트를 내기도 했다. 또한 그는 안종능씨와 같이 1997년 설악산 장군봉에 ‘장군97’과 ‘나의 소중한 사랑 10월21일생’ 등 2개 루트를 개척한 바 있다.
엄지훈씨는 직장에 다니면서 개척하느라 어려움이 많았다고 한다. 낮에는 직장일로 시간이 없어 매일 새벽에 수암봉을 올라 다녔으며, 겨울에도 개척은 계속되었다. 매일 아침 6시부터 9시까지 혼자서 암장에서 작업하는 사람을 상상해 보라. 그의 열정이 얼마나 대단했는가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매일 오르내리면서 작업했기에 재사용하고자 회수하지 않은 로프와 장비, 해머드릴까지 몽땅 잃어버린 일도 있었다. 그는 이 일을 당한 뒤 클라이머가 가져갔다는 것을 알고 많은 갈등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안종능씨는 수암봉 개척을 중단할 수는 없었다. “개척 당시 안산지역은 암벽등반 붐은 일고 있었지만 모암이 없었습니다. 암벽등반 활성화와 우리들의 모암을 개척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작업을 계속했습니다.”
안산의 ‘바위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문성욱, 이윤열씨도 “수암봉은 안산지역 클라이머들의 그레이드를 한 단계 올리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이제 초보자 교육시 다른 암장에 가지 않고 이곳에서 모두 해결할 수 있게 됐다”면서 자신들의 모암으로서 수암봉에 대한 자랑이 대단하다.
수암봉은 안산지역에 우뚝 솟은 수리산 꼭대기에 암봉을 형성하고 있어 멀리서도 잘 보인다. 수암봉은 전면 하나, 전면 둘, 후면 하나, 후면 둘 등 총 4개 암장으로 구분된다. 멀리서 볼 때에는 한 개의 큰 암봉으로 보이지만 가까이 가보면 그렇지 않다. 여러 개의 암벽으로 구분되어 있어 루트개척 가능성이 있는 네 곳을 골라 개척했다. 식수는 올라가다 두번째 약수터에서 구하고, 전면 하나 암장 앞으로 공터 두세 곳이 있어 야영이 가능하다.
전면 둘-볼더 개념의 작은 암장
‘전면 둘’ 암장은 볼더 개념의 작은 암장이다. 주차장에서 헬기장 방향으로 이어지는 등산로를 따라 올라가다 두번째 약수터를 지난다. 그 후 100여m 더 올라 좌측에 줄을 매어놓은 울타리를 넘는다. 등산로 좌측 옆으로 3m쯤 되는 바위가 있는 곳에서 그대로 접근하면 된다.
이 암장은 높이 약 8m, 폭 10m쯤 되는 작은 바위로 전체적으로 약한 오버행을 유지하고 있다. 손가락 한 마디쯤 걸리는 미세한 홀드부터 큼직한 홀드까지 다양해 인공암장을 연상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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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볼더바위의 웃고넘는 박달재(5.10b)를 오르고 있는 솜다리산악회 김종수씨. | 바위 꼭대기 2곳에 쌍볼트가 있어 톱로핑을 이용한 등반도 가능하다. 암장 좌측에서부터 타잔(5.10d), 울고 넘는 박달재(5.10b), 초승달(5.12a), 검은 고독 흰 고독(5.10a) 등 4개 루트가 있다. 그러나 바위 전체가 홀드가 많아서 문제풀이 형식으로 나름대로 볼더를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암장 바로 밑을 평평하게 닦아 놓았으며 큼직한 매트까지 준비되어 있어 훈련을 겸한 암장으로 적격이다.
전면 하나-가장 먼저 개척된 암장
‘전면 하나’는 이곳에서 가장 먼저 개척된 암장이다. ‘전면 둘’ 암장을 끼고 우측으로 돌아가서 너덜지대를 따라 곧바로 10여 분 올라가면 전면 하나 암장에 다다른다. 이 암장에는 높이 약 30m, 폭 40여m쯤 되며 한 피치짜리 루트가 5개 개척되어 있다. 루트 마지막에 쌍볼트를 설치해 놓아 등반이 끝난 뒤 바로 하강할 수 있다.
암질은 단단한 차돌 형태를 하고 있으며 돌기 부분이 없는 매끄러운 바위다. 미세한 홀드들이 눈에 잘 띄지 않아서 애를 먹기도 한다. 좌측부터 아직 이름이 없는 볼트 4개의 완경사 초보자 루트가 있으며, 공터 바로 위에서 시작되는 기존길(5.8), 휴식을 찾아서(5.9), 한샘길(5.10a), 햇살길(5.10b)이 개척되어 있다. 좌측은 경사가 완만해 초보자 교육에 많이 이용된다. 우측 루트는 완경사와 오버행으로 되어있어 중급자들에게 적합하다. 로프 1동과 퀵드로 5개만 있으면 등반이 가능하다.
후면 둘-상단부 오버행에 하단부는 완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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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면 하나 암장의 '휴식을 찾아서'를 오르고 있는 이애숙씨. | ‘전면 하나’에서 좌측으로 50여m 올라서면 나오는 늙은 소나무 한 그루에서 서쪽으로 보면 오버행의 ‘후면 둘’ 암장을 확인할 수 있다. 암장으로 접근하려면 소나무에서 급경사 바윗길을 따라 내려간다. 이어 능선을 따라 올라오는 등산로를 만나 우회전하면 ‘후면 하나’ 암장이 나타나고, 여기서 좌측으로 돌아가면 ‘후면 둘’ 암장으로 갈 수 있다.
‘후면 둘’ 암장의 상단부는 오버행으로, 하단부는 완경사로 되어 있다. 암질은 단단하며 누런 황갈색을 띠고 있으며 높이 20m, 폭 15m 규모의 독립 암장이다. 맨 좌측에 새봄나라에서 살던 시원한 바람(5.12b)이 있고, 최고난도의 상단부가 크럭스다. 중간 부분에는 교대길(5.10c)이, 가장 우측에 반달길(5.10a)이 개척되어 있다.
후면 하나-30m 오버행 독립바위
‘전면 하나’ 암장에서 좌측으로 올라 급경사 비탈길을 내려가면 주차장에서 능선으로 이어지는 등산로를 만난다. 이곳에서 좌측으로 돌아가면 ‘후면 둘’ 암장으로 이어지고, 우측으로 30여m 가면 오버행이 멋들어진 ‘후면 하나’ 암장이 나온다. 이 암장은 등산로 바로 옆에 있는 작은 독립바위다.
등산로에서 보면 두 개의 면을 하고 있으며, 우측면의 오버행이 경사가 심하다. 높이 15m, 좌측면의 폭 10m, 우측면의 폭 약 10m쯤 되는 작으면서도 오버행이 심한 암장이다. 전체적으로 미세한 홀드와 사이드 홀드 등으로 구성되어 있어 유연성과 손가락끝 힘, 발기술 등이 요구된다. 로프 1동과 퀵드로 5개만 있으면 등반이 가능하다.
로프 1동과 퀵드로 4개가 필요하다. ‘전면 하나’ 암장 가장 우측에서 시작되는 루트다. 하단부는 완경사로서 쉽게 오를 수 있고, 상단부 오버행 턱을 올라서는 곳이 크럭스다.
오버행 밑까지는 쉽게 올라갈 수 있다. 오버행 좌측 밑으로 있는 언더홀드를 왼손으로 잡고 퀵드로를 건다. 그리고 볼트 위에 작은 홀드를 잡고 손을 교차해서 잡은 뒤 오버행 턱 위로 왼발 후킹을 한 뒤 몸을 일으켜 세운다.
2시 방향의 사이드홀드를 오른손으로 잡은 다음 힐 후킹을 풀고 올라선다. 좌측 모서리 밑으로 미세한 수직크랙을 왼손으로 잡고 올라서면 12시 방향에 양호한 모서리 홀드를 잡을 수 있다. 여기까지 오르면 등반이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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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위를 찾는 사람들'의 문성욱씨가 후면 하나 암장의 자일(5.12a)을 오르고 있다. | ‘후면 하나’ 암장의 우측면 중간에 있는 루트로, 로프 1동과 퀵드로 5개가 필요하다. 짧지만 오버행이 심하고 유연성과 손가락끝 힘이 요구되는 고난도 루트다. 등반자 확보시 바닥에 설치되어있는 볼트에 자기 확보를 한 다음 확보에 임해야 한다.
두번째 볼트까지는 미세한 홀드들을 잡고 무난히 오를 수 있다. 왼쪽의 사이드홀드를 잡고 밑의 사선크랙을 이용해 발을 최대한 좌측으로 이동하고 바로 위에 있는 투 포켓홀드를 잡고 올라서야 한다. 발을 밀어주며 동작을 취하는 유연한 발기술을 잘 적용해야 유리하다. 세번째 볼트를 클립한 뒤 볼트 위 언더홀드를 잡고 발을 최대한 올린 후 왼쪽의 양호한 홀드를 잡고 클립한 뒤 직상한다.
찾아가는 길
서울에서 간다면 수인산업도로를 이용해 안산시 수암동까지 간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영등포역 건너편에서 신도림역 방향으로 200m쯤 떨어진 버스정류소에서 300번, 320번 등 안산행 버스를 타고 수암동에서 하차한다. 지하철은 안산행 4호선을 타고 상록수역까지 간 뒤 300번 버스를 타고 수암동에서 하차한다. 수암동에 가면 수리산과 그 정상에 있는 수암봉이 멀리서도 훤히 잘 보인다.
수암동 파출소가 있는 골목으로 진입해 주택가를 조금 올라가면 등산로가 시작된다. 이 곳 주차장(무료)에 차를 세우고 헬기장 방향으로 이어지는 큰 등산로를 따라 올라간다. 약 15분쯤 가면 두번째 약수터(체력단련시설이 있음)가 나오는데 이곳에서 식수를 구한다.
약수터에서 100여m 가면 좌측으로 약 3m 정도 되는 바위가 있으며 이곳에서 로프로 연결된 울타리를 넘어 희미한 길이 보이는 비 등산로로 접어든다.
여기서 5분쯤 올라가면 ‘전면 둘’ 암장이 나오고, 이곳에서 우측으로 돌아가 너덜지대를 따라 곧바로 오르면 ‘전면 하나’ 암장에 다다른다. ‘전면 하나’ 암장에서 좌측으로 약 50m 올라가면 좌측에 ‘후면 둘’ 암장이 보이며, 급경사 비탈길을 내려가 능선에서 올라오는 등산로를 만나는 곳에서 우측으로 30여m 가면 ‘후면 하나’ 암장이고, 그 바위를 좌측으로 돌아가면 ‘후면 둘’ 암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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