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에는 깜깜해서 보이지않던 창밖 풍경으로 인해 네쨋날 아침은 탄성으로 시작됩니다.
비내리는 아바시리 호수의 풍광이 마치 수묵화의 한 컷 같습니다.
이곳도 단풍은 아직 조금 덜 든 것같아 보이는군요.
오늘 하루도 온천으로 시작을 합니다.
욕장이 같은 층이라 바로 옆방 가듯이 편하게 이동을 할 수 있어 좋네요.
그런데 비바람 때문에 노천탕은 출입금지. 점심 즈음해서 오픈 예정이라고 안내문이 걸려있습니다.
이곳도 숲 속에서 식사를 하는 듯한 분위기라서 좋군요. 매일매일이 신선놀음입니다~
여행이 끝나고 다시 무수리 모드로 돌아가려면 부작용이 꽤 클것같습니다.
한국에서는 비린내 때문에 날달걀을 먹지않는데 홋카이도에 오면 계란에 잘 비벼먹게 됩니다.
냄새도 안나고 고소해요~ 호박과 감자도 맛있고요.
8시반 체크아웃! 이정도 컨디션에 조석식 포함 만엔도 안되는 금액이라면 그런대로 괜찮은 편인듯합니다.
우리야 지진으로 인한 부흥쿠폰 덕에 1인 조석식 포함 6,000엔 정도에 묵었네요.
일정 중 오늘이 가장 먼 거리를 이동해야합니다.
아바시리에서 비에이까지는 약 네시간이 넘게 걸릴 예정이에요.
하지만 가는 길(아사히카와 몬베츠 무료 자동차 도로) 옆의 단풍든 모습이 뭐라 표현이 안될 정도로 너무나 아름다워
지루할 틈이 없네요. 잠시 차를 세우고 사진을 찍어보지만 눈으로 보이는 감동을 담기에는 역부족입니다.
어쩌면 비로 인한 코팅효과와 운무로 인한 몽환적인 분위기까지 더해져 그런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모두 감탄사 연발에 너무나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니 저역시 피로가 싹 가시는 기분입니다.
중간에 들른 휴게소에서 나무로 만든 제품을 들도 구입하고요.
마치 군것질처럼 소소한 쇼핑도 나름 즐거움이 있네요.
오전 8시반에 출발해 12시 반쯤에 히가시카와 도착!
아사히카와와 비에이 중간 쯤에 있는 작은 마을로 작지만 공방과 맛집들이 몇 곳 있답니다.
미체노에키 미치쿠사칸에 들르려 차를 세웠는데 우리의 발걸음은 바로 옆에 있는 몽벨 매장을 향합니다.
확실히 한국보다 저렴하군요. 남편 옷 두어벌과 경량 삼단 우산을 구입.
우산이 정말 거짓말 조금 보태 깃털처럼 가볍습니다. 마음에 쏙 드네요.
미치쿠사칸에서 알려준대로 상화공방을 찾아가다가 단풍 색에 홀려 잠시 동네 신사에 들렀습니다.
렌터카 여행의 가장 큰 장점이지요. 멈추고 싶을 때에 마음대로 멈출 수 있다는 거...
아무도없는 한적한 신사에서 잠시 가을감성에 푹 젖어들고요...
신기할 정도로 도로엔 차가 없습니다. 이길도 하늘까지 이어진 길이군요.
삼년만에 다시 찾은 상화공방 그리고 카페 코스모스입니다.
예전에 살까말까 망설이다가 구입을 안했다가 아쉬움이 남았던 쟁반을 구입.
식사는 버섯밥과 후식 세트
식사가 빈약한 듯하지만 우리들에게는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때론 가볍게 먹는 것도 좋지요~
후식으로 나온 커피와 케잌까지 여유롭게 즐기는 이 시간이 마치 선물같습니다.
비에이를 가다가 보니 아직 꽃이 남아있기에 문득 들른 제루부의 언덕입니다.
국화와 사루비아가 주종을 이루는군요. 꽃만 보면 마냥 좋은 나이들입니다~^^
타쿠신칸을 입력하고는 가는 길에 보이는 풍경들.... 작은 토스카나 같다는군요.
홋카이도를 이렇게 자유롭게 다니다보면 다들 자기가 다녀온 유럽의 어딘가를 떠올리게되나 봅니다.
마에다 신조 선생의 갤러리. 시골마을이었던 비에이를 널리 알린 사람으로 잘 알려져있지요.
이곳에도 가을이 찾아왔네요.
시키사이노오카... 사계채의 언덕.
대형 관광버스가 반드시 정차하는 곳 중 하나입니다.
시간이 조금 늦다보니 넘어가는 해 그림자로 꽃밭의 색이 선명하진 않습니다만
10월 중순에 이런 예쁜 꽃밭을 볼 수 있다는 사실에 고마움이 먼저네요.
라벤더 아이스크림도 빠트릴 수 없지요. 크로켓도 먹어주고요~
비에이 소학교와 붉게 물든 구름의 어울림이 너무나 예뻐 찍어보았습니다.
오늘의 숙소인 신후라노 프린스호텔까지는 약 40분 정도 걸립니다만
노을 진 하늘 풍경이 넘 예뻐 가늘 길이 자꾸 지체되네요.
결국 한시간 정도 걸린 듯합니다.
체크인하기가 무섭게 저녁식사를 하러 지하 1층 레스토랑으로 내려갔습니다.
반찬이 뭐가 있었는지 기억이 잘 나지않을 정도로 게만 가져다 먹었네요.
그야말로 한 판 가득 내놓기가 무섭게 순식간에 없어질 정도로 우리뿐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게를 먹는군요.
이건 제일 처음에 가져온 게 다리일 뿐.... 스시도 밥은 반절 정도는 덜어내고 먹습니다.
신후라노 프린스 호텔은 오랫동아 게를 실컷 먹은 호텔로 기억되겠군요.
신 후라노 프린스호텔에 묵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이곳... 닝그루테라스입니다.
눈이 소복히 쌓인 겨울만큼은 아니더라도 가을 저녁 불들어 온 닝크루테라스도 꽤나 운치있습니다.
비도 부슬부슬 내리는 군요. 이상하게 낮엔는 괜찮다가 밤만 되면 비가 내립니다.
커피숍 모리노도케이(숲의 시계)도 가보았지만 안타깝게도 라스트오더가 끝났다네요.
우리가 게로 인해 저녁식사 시간이 넘 길었나봅니다.
호텔로 들어와 호텔의 공식 츄리닝으로 갈아입은 후 온천을 하러 내려갔습니다.
호텔이 고급인 것에 비해 노천탕은 이제까지 중 가장 실망스러운가보네요. ㅎㅎ
부대시설 때문인지 대륙의 단체관광객들의 인기에 힘입어 숙박비가 최근들어 많이 오른 호텔 중 하나인데
이번에 '힘내라 북해도'라는 초저가 플랜을 내놓아 오랜만에 석식까지 포함시켜 보았습니다.
룸메들이 운전하느라 수고했다며 가장 좋은 침대(자리)를 제게 양보하는군요.
덕분에 오늘도 숙면을 하겠네요. 땡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