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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평일 시간이 나서 산행에 나서는 호사를 누립니다. 금오산을 가기로 하고 아침 7시 구미행 첫차를 탔는데 요금은 13.700원(편도), 시간은 2시간 50분 걸리더군요.
강남고속버스 터미날에서는 아침 6시가 첫차인데 동서울에서는 7시 출발로 첫차에 평일이라서인지 12명만이 타고 갑니다. 가는 도중 상주가는 버스를 보니 단 두명 탄 버스도 보이더라구요.
경부고속도로를 지나다 보면 와!소리가 절로 나오는 절벽같은 멋진 산을 볼수 있는데 이곳이 구미의 진산인 금오산(977m)입니다. 30m만 높으면 당당하게 1000m급 산인데 조금 아쉽지요.
버스에 내려 택시를 타니 요금은 4.800원,10시10분 들머리에 도착합니다. 자연보호운동 발상지라는 바위돌이 맞아 줍니다.
금오산에서 제일 먼저 마주치는 명소가 채미정으로 고려말의 대학자 야은 길재의 충절과 절개를 기리기 위해 세워졌다는데 택시로 올라오는 바람에 볼수 없었습니다.
경북 구미시와 김천시, 칠곡군에 걸쳐있는 금오산은 숱한 역사의 흔적과 불교유적을 간직한 산으로 관리사무소- 케이블카시점(0.8km)-금오산성(0.6km)- 대혜폭포(0.5km) -정상(2.1km) - 약사암(0.1km)- 법성사(2.6km) (4시간 정도)코스입니다.
1970년 도립공원으로 지정되고 해운사까지 케이블카가 설치되면서 관광단지로 변모했습니다.
낙동강을 끼고 있는 금오산은 옛부터 군사요충지로 한양과 부산을 잇는 길목을 지키고 있는 산으로 사진에서 보는 외성과 정상부근 외성으로 축조되어 있는데 천혜의 지형으로 이루어진 난공불락의 철옹성 산성이었다고 합니다.
실제 병자호란 때나 임진왜란 때 군관민이 함께 피난을 했던 금오산성은 금오산 동쪽 계곡을 막은 외성과 정상 아래 너른 분지를 에워싼 내성으로 꾸며져 있습니다.
돌탑을 지나 10시45분 조계종 직지사 말사라는 해운사를 지납니다. 대혜폭포 아래 웅장한 기암절벽을 등지고 있어 경관이 빼어난 사찰입니다.
물맛이 시원하고 좋은 영흥정 약수터를 지납니다. 케이블카는 이곳까지 짧은 거리를 운행합니다.
해운사에서 정상까지는 2.3km정도인데 977m의 금오산을 생각하면 얼마나 경사가 심한가를 알수 있습니다.
대해폭포 가기전 우측 낭떠러지 절벽길을 따라 가는 도선굴입니다.
신라말 도선대사가 수도한 곳이라해서 도선굴이라고 불리우며, 임진왜란 때에는 양민들의 피난처가 되기도 했다는 곳입니다.
북쪽 계곡 중턱에 자리한 도선굴은 자연전망대 구실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금오산의 전경이 한 눈에 들어오는 곳으로 절벽을 한 사람이 오가는데 짜릿합니다.
박정희 대통령이 대혜폭포를 찾아 병조각과 휴지를 주워 이것이 전국적인 자연보호운동의 발상이 되었다는 지점입니다. 금오산은 1978년 10월5일 자연보호헌장을 처음으로 공포한 곳이기도 합니다.
해발 400m에 위치한 이 폭포는 높이 27m의 벼량을 세찬 기운으로 떨어져 내리고 물소리가 금오산을 울릴 정도로 우렁차다고 명금폭포라고도 불리웁니다.
물이 떨어지는 음푹파인 연못은 선녀들이 내려와 목욕을 했다는 욕담입니다. 구미시민들이 운동삼아 주로 이 대혜폭포까지 자주 올라온다고 합니다.
해운사부터 1시간 정도 오르는 길은 할딱고개로 불리우는 경사가 심한 언덕길을 계단과 쇠사슬로 이어진 아주 가파른 길입니다. 봄이라고는 하지만 바람이 쌀쌀한데도 땀이 주르륵 흘러 내립니다.
금오산은 단풍의 명소로 일명 금강이라 불리우며 옛부터 경북 8경의 하나로 꼽혀왔습니다.
가파른 길이 끝나는 철탑 안부에 11시50분 도착합니다.
응달에는 눈이 쌓여 있고 빙판을 이루는 곳이 있어 조심 조심해야 하지요.
정상부근에 길이 2.7km의 외성인 금오산성이 있습니다.
정상에 오르기 직전 길에서 만나는 기기묘묘한 바위를 만납니다. 오른쪽 바위는 용문산 마당바위의 축소판이라 할수 있을것 같이 닮았습니다.
다시 20여분 고통을 주는 오름길을 오르면서 만나는 엄청 큰 헬기장입니다. 전에 미군들이 주둔할때 사용했다는 헬기장에서 컵라면으로 점심을 대신합니다.
이곳에서는 사진에서는 식별하기 힘들지만 육안으로는 멀리 하얀 눈과 슬로프가 보이는 무주 덕유산 스키장이 보이고 사방의 산들이 모두 다 조망됩니다.
바로 안테나 밑이 976m 정상의 현월봉인데 과일까지 먹으며 한참을 쉰 탓일까요? 오르는것을 깜박하고 약사암쪽으로 갔는데 이것을 하산할때 중간쯤되서야 알아서 다시 올라갈수도 없고 .. 현월봉이나 약사암이나 다 같은 정상이라 위안해 봅니다.
신라의 고승 의상대사가 초년에 천하비경을 찾아 이 바위 아래에서 참선할 때 하늘의 선녀가 하루 한 끼의 주먹밥을 내려주어 하루하루 요기를 했고
약사여래가 내려와 시중을 들어줌 으로써 사바의 번뇌를 끊고 득도하여 고승이 되었다는 전설이 내려오는 약사암입니다.
금오산이라는 이름은 어느날 이곳을 지나던 아도가 저녁놀 속으로 황금빛 까마귀가 나는 모습을 보고 금오산이라 이름짓고, 태양의 정기를 받은 명산이라 한데서 비롯되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처럼 불교 고승들에 얽힌 이야기가 많은 이 산은 정상 부근은 분지 형태를 이루고 있고 그 아래쪽은 칼날같은 절벽이 병풍을 이루어 고속도로에서 보면 멋지게 보입니다.
바라 보이는 구미시(선산)는 박정희대통령 생가가 있는곳으로 구미산업단지가 일찌기 조성되어 한국의 전자산업의 요람으로 불려지는 젊은 도시라고 할수 있는 곳입니다.
올라온 길을 다시 간다는것은 정말 재미가 없기에 붉은 줄을 친 법성사 방면으로 하산키로 하고 물어 보려해도 산님이 없어 약사암 보살님에게 물어 방향을 잡았지요.
바위산의 전형적인 특색을 갖고 있어 암릉과 폭포, 그리고 급경사 능선에 오색 단풍이 물들면 경북8경의 으뜸이랄수 있는 금오산입니다.
하산하며 올려다 본 정상으로 안테나와 약사암이 중국 그림에 나오는 산 같습니다. 금오산은 인기명산 79위이자 산림청 선정 100 명산입니다.
하산길 중턱에 이르러 낙엽이 수북히 쌓인 골짜기에서 길이 보이지 않아 무작정 산밑으로 내려 가는데 발이 닿지 않은 암벽이 가로 막아 앞으로 내려 갈수도 다시 돌아 갈수도
없는 진퇴양난의 길도 만나 네발로 기고 매달려 간신히 내려오기도 하고 발밑 낙엽속이 보이지 않아 미끄러지기도 하구요.
하여간 내려 오기는 했지만 법성사까지는 산님의 왕래가 거의 없어서 길의 흔적이 끊어진곳이 많아 주의를 요하는 하산길이었습니다.
이곳 법성사앞 멧돼지가 자주 나온다는 도로를 걸어 앞산 고개너머에 있는 형곡동 버스 정류장에서 터미널까지 갈수 있었습니다.
70-80년대나 볼수 있을것 같은 터미널에서 동서울행 3시30분 버스에 몸을 싣고 서울에 6시30분 도착 금오산 산행을 마칠수 있었습니다.
1970년 우리나라 최초로 지정된 도립공원 금오산은 단풍철에 아주 좋을것 같습니다. 코스피 지수 1063P. 원달러 환율 1534원 뒤 바뀐건 아닌가요? 봄이 오는 춘3월입니다. 옛말에 春來不似春이 있습니다.
큰 일교차에 건강하십시요. 구의동에서 아침바다 올림 knp7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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