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ㅎㅎㅎ 문장 7기 김수영입니다. 글을 쓰기 싫을 때마다 선배님들과 동기들의 합격수기를 읽으며 매번 마음을 다잡곤 했는데... 저도 이렇게 쓰게 됐네요. 2년 동안 글을 쓰며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막상 글로 쓰려니까 부끄럽기도 하고. ㅎㅎ 후배님들도 제 합격수기를 읽으며 마음을 새롭게 가지셨으면 좋겠어요.
저는 고2 2월에 문장을 다니기 시작했어요. 오래 전부터 알던 언니가 소개해주셨거든요. 알고 보니 광열이 오빠 누나였다는... 지금까지도 항상 고마워하고 있어요. 제 인생의 터닝포인트 같은 존재니까요. 여튼, 부모님과 함께 입시설명회를 들었는데, 너무 다니고 싶었어요. 하지만 아빠가 심하게 반대를 하셨어요. 평소에 제가 해달라는 건 다 해주시던 아빠가...ㅠ_ㅠ 집이랑 멀뿐더러, 학원이 너무 외진 곳에 있어서 혼자 다니기 위험하다는 이유였어요. 버스를 타기 전까지 계속 울먹거렸죠. 아빠 미워ㅠ_ㅠ 하지만 저희는 9번 버스를 타게 됐죠. ☆운명의 9번 버스☆ 아빠 옆자리에 한 남학생이 탔는데 걔도 학원에 이제 막 다니는 애였어요. 아빠가 워낙 오지랖이 넓으셔서, 버스에 타면 꼭 옆사람한테 말을 걸거든요. ㅜㅜ 저랑 동갑인데다가 좀 착해 보이는(?) 이미지였어요. 결국 아빠는 남학생의 번호를... 땄어요... 그리고 버스에서 내려서 집에 오는 내내 학원은 쟤랑 같이 다니면 되겠다고.... 심지어 아빠가 번호를 주면서 빨리 문자하라고... 친해지라고... 선민혁.. 미안하다... 민혁이랑 학원에 같이 다니게 됐어요. 민혁이가 소설반이었기 때문에 저도 소설반으로... 그렇게 저흰 자잘한 스캔들의 주인공이 됐죠...
2학년 땐 정말 학원에 출석체크만 하러 다녔어요. 초기 땐 학원을 빠지기도 하고, 공모전도 꼼꼼하게 챙기지 않았어요. 같이 놀던 친구들이 상을 받으면 축하해주기 바빴죠. 좀 더 자극을 받고 치열하게 썼어야 했는데. 이제 와서 생각해보면 후회가 많이 돼요. 2학년에서 3학년으로 올라가는 그 틈엔 공모전 백일장 가리지 말고 다 나가세요. 정말 필요 없어 보이는 상이 나중에 잘 쓰일 때가 많으니까요. 호남예술제 같은 대회도 별로 중요하게 생각 안했는데 알고 보니 서울과기대에 실적으로 포함된다는.... 대회는 정말 틈새시장을 잘 노려야 해요.
2학년 때부터 소설반은 노쌤이 수업을 하셨어요. 노쌤 수업은 주로 작가들의 작품을 보며 하는 수업이었어요. 제가 읽은 책들은 대부분 수업시간에 노쌤이 소개해주신 것들이었어요. 그래서인지 면접을 할 때도 참 도움이 많이 됐어요. 노쌤이 추천해주시는 책은 모두 읽으세요. 면접 때 독서량을 보는 학교가 많아요. 이를테면 서울예대. 자꾸만 좋아하는 작가와 책을 뱉어내라고 하죠.... ㅠ_ㅜ 그리고 종종 선생님의 글을 가지고 수업을 했는데 그 수업만큼 좋은 수업은 없었던 것 같아요. 기억에 가장 오래 남고, 글을 쓰는데 도움이 참 많이 됐어요. (선생님의 글들은 아직도 간직하고 있어요. 제가 정말 글이 써지지 않을 때 꺼내 보곤 해요.♡)
부원장님과 하는 수업은 주로 일상 속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글로 풀어내는 수업이에요. 항상 부원장님이 강조하시는 뉴스 기사... 귀찮다고 넘기지 마시고 꼭 보세요. 카페에 올라오는 뉴스 기사를 보면 정말 도움이 많이 돼요. 제가 쓴 단편 중에 3편은 기사를 보고 쓴 거예요. 누가 먼저 그 기사를 글로 쓰냐가 관건이죠. ㅎㅎ 부원장님의 수업은 삶의 경험에서 글을 끌어내는 데 도움이 많이 되었어요. 덕분에 제 경험을 돌아보고 글의 소재를 발견하곤 했죠.
가끔 원장님이 소설반 수업을 하시곤 했는데 정말 좋았어요. 소설반이라고해서 소설만 하는 게 아니라 시에 쓰인 소재를 끌어오거나, 소설에도 쓰일 법한 묘사를 짚어주셨어요. 특별한 묘사 없이 시작해 끝은 맺는 글들... 마치 제 글처럼... 하지만 수업만 듣는다고 해서 고쳐지지 않아요. 막상 쓰려고 하면 식상한 묘사로 보이지 않을까 망설여지거든요. 하지만 그럴수록 많이 써보는 게 중요해요. 하지만 전 정시 때도 망설였다는... ㅠ_ㅠ 소설 작품으로 수업을 할 때는 묘사만 중심으로, 또는 스토리를 중심으로 수업을 하셨어요. 원장님 수업은 소설을 쓰는 아이들 각자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는 수업이었죠. 수업은 정말 버릴 게 하나도 없어요. 선생님 말씀은 다 받아 적어서 꼭꼭 씹어 삼키세요.
※수업의 중요성은 또 나와요. 정시 때 빛을 발함!
시간은 물 흐르듯 지나가고 장려상 몇 개로 3학년이 되었어요. 2학년 말부터는 누구보다 백일장을 꼬박꼬박 다녔는데 ㅠㅠ 정말 상이 안 터졌어요. 엄마가 종종 백일장 결과를 물어보셨는데 매번 거짓말을 했어요. 당일시상이 아니야. 그 대회 별로 안중요한거야. 이런 식으로 말이에요. 사실 이미 결과는 나왔고 대학 백일장이었는데... ... ... 항상 죄송했어요. 교통비랑 식비도 장난이 아니었어요. 특히 백일장이 많은 5월엔. 몸은 피곤하고 결과는 항상 좋지 않았어요. 광주로 돌아가는 버스 안에서 참 많이 울었어요. 너무 미안했어요. 내 글한테.
대학상담을 할 무렵, 정말 막막했어요. 쓸 대학도 없고 성적도 별로였고. 다른 아이들은 꽤 오래 상담을 하던데 저는 참 빨리 끝났어요. 할 말이 없었기 때문에... 실기를 보는 학교만 원서를 넣어야 했거든요. 어쩌면 전 그 때부터 정시를 준비하고 있었을지도.. 그 무렵, 거짓말처럼 상이 터졌어요. 모르고 있었는데 영준이가 축하한다면서... 혼자 확인을 하고 펑펑 울었어요. 문장 2층 화장실에서... 제 눈물의 공간... 문장 화장실... 정말 아직도 너무 소중한 상이에요. 대학 수상실적에 들어가든, 들어가지 않던 간에 그 상 덕분에 조금은 제 글을 믿고 쓸 수 있었거든요.
수시 결과는 모두 좋지 않았어요. 대학 상이 없었거든요. 하지만 백일장에서 많이 떨어져봐서 그런지, 아니면 이미 정시를 바라보고 있어서 그런지 그렇게 낙담하지 않았어요. 슬프긴 했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노력했어요. 정시를 하면 다른 아이들보다 더 오래 글을 쓸 수 있을 테니까. 그렇게 생각하며 위안했어요.
또 다시 원서를 넣었고, 정시 때 합격한 선배들의 합격 수기를 읽으며 매일 기도를 했어요. 모두 다 잘 될 수 있기를. 학원에 와서는 하루에 두 편의 글을 썼어요. 그렇게 쓰다보니 정시 실기 때까지 대략 40편의 글이 모였어요. 그 글 중에 한 편을 추계예대 때 썼는데, 사실 그 글은 원장님이 수업시간에 툭, 던진 소재로 만들어진 글이었어요. 아무도 적지 않길래 얌체처럼 혼자 몰래 적어놨던 건데......... 이제 와서 생각해보면 원장님께 수업을 받으며 적었던 것들이 참 도움이 많이 됐던 것 같아요. 수업은 그냥 듣지 말고 꼼꼼하게 적어두었다가 자기 글로 만드세요. 정말, 꼭이요.
정시 때 쓴 글들, 모두 다 다듬지는 못했지만 폴더에 쌓인 많은 제 글들을 보며 참 행복했어요. 그렇게 실기를 보고, 결과를 기다리는 그 시간 동안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고 꾸준히 책을 읽었어요. 예전에 썼던 글도 꺼내보고... 다독거리며 하루하루를 보냈어요.
그리고, 추계예대 합격자 발표. 합격.
.... 너무너무 기뻐요, 아직도.... 축하한다. 고생했다. 한 마디 한 마디에 정말 기뻐서 눈물이 나네요. 마음 한 구석엔 정시반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남아있지만.... 다 잘될 거라고 믿어요. ㅎ
문학을 배우며 행복했던 2년, 이렇게 막을 내리네요. 아직도 참 꿈만 같아요. 대학생이 된다는 게. 대학생이 되어서 글을 쓴다는 게. 또다시 시작이라는 게. 온통 다 설레네요.
겉으론 무뚝뚝하시지만 속으론 정이 넘치시는 원장님, 정시 때 마구마구 친해지고 싶었는데, 아쉬워요 ㅠㅠ 힘들 때마다 매번 따뜻한 말로 감싸주시던 부원장님... 백일장 인솔해주신 교장쌤도 고생 많으셨어요. 그리고 사랑하는 노쌤... 헤어지려 생각하니 마음이 아파요. 앞으로 더 노력해서 부끄럽지 않은 제자가 될게요.
문장 7기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글로 맺은 인연, 소중하게 간직할게요. 축축한 합격 수기 여기까지입니다. 사랑합니다.
첫댓글 눈망울이 커서 항상 불안한 게 흔들리는 눈동자로 다 보였던 수영. 고개를 숙이면 정말 왕방울만한 눈물방울이 뚝뚝 떨어지기도 했던 수영. 네 그 눈물 속에서 수영 할 수도 있을 것만 같았던 수영. 네 인내가 너를 성공하게 하였다. 너의 불안한 날들이 이제 행복의 빛깔로 가득 차오르기를 바란다. 축하한다.
나의 가장 아팠던 손가락,
하지만 즐겁고 행복했다,
그래서 아주 많이 고맙다.
축하한다.
언니ㅜㅜㅜ진짜 축하드리고 보고싶을꺼에요 서울 따라갈테니 기다리시구요ㅠㅠㅠㅠㅠㅠㅠㅠ겁나 얻어먹어버릴테니 마음의 준비도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