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신체 변화와 건강] 혈관 수축해 혈압 일시적 상승, 관절 통증 심해지고 피부 가려움증 내복·모자·목도리로 체온 올리고 야외 운동해 세로토닌 분비 촉진
추위 때문에 괴롭다는 사람이 많다. 온몸이 떨리고, 소화가 잘 안 되고, 무기력하고, 어깨가 결리고, 감기에도 취약해져서 겨울을 나는 게 힘겹다고들 호소한다. 이런 변화에 대해, 전문가들은 "추위라는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여러 장기와 근골격계, 호르몬 등이 평소와 다르게 기능하면서 벌어지는 일"이라고 말한다.
◇장기 변화: 위 운동 저하, 심혈관 부담 날씨가 추우면 위(胃) 운동 기능이 떨어진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소화불량 진료 인원이 12월과 1월에 가장 많다. 추워서 교감신경이 항진되면 위로 가는 혈류량이 준다. 그러면 위장 운동이 잘 안 이뤄져 소화불량이 생기기 쉽다. 위장은 스트레스에도 취약한 기관이다. 실내외 큰 온도차가 스트레스로 작용해 위 기능을 떨어뜨려도 소화불량이 잘 생긴다.
혈관 질환도 주의해야 한다. 기온이 1도만 떨어져도 수축기혈압은 1.3㎜Hg, 이완기혈압은 0.6㎜Hg이 올라간다. 체온을 올리기 위해 심부(深部)로 혈액이 몰리기 때문이다. 서울의료원 순환기내과 원경헌 과장은 "따뜻한 실내에 있다가 기온차가 10도 이상 나는 바깥에 나가면 혈관이 갑자기 수축해 혈압이 급격히 올라가고, 심장과 혈관에 부담이 커진다"고 말했다. 높은 혈압으로 혈관 내피가 찢어지면서 혈액 속 혈전(피떡)이 흘러나와 혈관을 막는 뇌경색·심근경색을 조심해야 한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심뇌혈관질환으로 사망하는 경우가 겨울이 여름보다 23% 많다. 호흡기는 감기에 잘 걸리는 상태가 된다. 미국 예일대 연구팀이 쥐를 대상으로 실험했는데, 기도 상피세포를 37도와 33도에서 각각 배양시킨 뒤 리노바이러스(감기 유발 바이러스)를 주입했더니 낮은 온도의 상피세포에서는 감기 바이러스 침입을 막는 물질이 적게 분비됐다. ◇근골격계 변화: 근육·관절통 심해져 기온이 낮아지면 체온이 떨어지지 않도록 근육이 애쓴다. 단단하게 뭉치면서 열 발산을 막는데, 이렇게 해도 체온을 유지할 수 없을 정도로 기온이 낮아지면 경련을 하면서 열을 만들어낸다. 강추위에 외출을 하면 몸이 딱딱하게 굳는다는 느낌이 드는 것도 이런 변화 때문이다. 안 그래도 근육이 수축해있는 상태인데, 춥다고 몸을 움츠리면 근육이 과도하게 긴장해 조직이 손상되고 혈류량이 줄어 근육통이 생긴다. 이미 연골이 닳거나 찢어져 있는 관절염 환자는 추운 겨울에 관절통도 더 심해진다. 매년 12월에는 퇴행성관절염 진료 인원이 11월에 비해 10% 정도 증가한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 충남대병원 가정의학과 정진규 교수는 "뼈와 뼈 사이에서 윤활유 역할을 하는 관절액이 굳고, 혈액순환이 잘 안 되며, 관절 주변의 인대와 근육이 경직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피부·호르몬 변화: 가려움증·우울증 연세스타피부과 김영구 원장은 "갑자기 찬 바람을 쐬면 피부 수분이 빠르게 증발하고 보습 기능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이는 노인이 겨울에 가려움증을 많이 겪는 이유다. 국내 70세 이상 노인의 50% 이상이 겨울에 피부 가려움증을 호소한다(질병관리본부 자료). 겨울에 전체 인구의 15%가 우울감을 느낀다는 연구 결과가 유럽정신의학회지에 실린 적이 있다. 세로토닌과 관련이 있다. 강남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서호석 교수는 "우울감을 없애는 호르몬인 세로토닌은 신체 활동을 적당히 하고 햇볕을 받아야 잘 분비된다"며 "춥다고 실내 생활을 많이 하면 세로토닌이 잘 분비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추위에 강한 신체 만들어야 신체가 추위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여러 불편한 증상을 덜 겪으려면, 추위를 덜 느끼도록 무장할 필요가 있다. 가장 중요한 게 근육 운동을 하는 것이다. 근육은 체열(體熱)의 40%를 만들어낸다. 근육을 단련시키면 열이 잘 생성돼 추위에 잘 견딜 수 있는 몸이 된다. 외출 시에 내복을 입어서 복부를 따뜻하게 하면 추위로 인한 소화불량을 막을 수 있고, 목도리·모자를 착용하면 열이 발산하지 않아 체온이 2도 정도 올라간다. 마스크를 쓰면 호흡기가 차갑거나 건조해지지 않아 감기 예방에 좋다. 관절통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스트레칭을 꾸준히 해서 관절의 유연성을 기르고, 마사지를 해서 혈류량을 늘려야 한다. 가려움증에 사우나는 독이다. 피부 혈관이 확장되면 수분이 공기 중으로 더 잘 증발한다. 가볍게 샤워한 후 시원한 느낌을 주는 멘솔 함유 보습제를 바르면 좋다. 우울감을 극복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몸을 움직이는 것이다. 속도감이 있으면서 다른 사람과 함께 할 수 있는 배드민턴·테니스 같은 운동을 추천한다.
추위 이기려면 많이 먹어라?| 일반게시판[우리들 이야기] | 2017.11.29 식사량 늘릴 필요 없어… 단백질 챙겨 먹으면 도움 추위를 이겨내려면 많이 먹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박희민 교수는 "추우면 기초대사량이 약간 올라가기는 한다"며 "그래서 이를 채우기 위해 음식을 더 섭취해야 한다고 오해하기 쉽지만, 그럴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기초대사량은 생명 유지를 위해 움직이지 않아도 저절로 소모되는 에너지량을 말하는데, 기온이 10도 내려가면 3% 증가한다. 이는 추운 날씨에 바깥 활동을 덜 해서 에너지 소모량이 주는 것과 상쇄되는 정도로 미미하다. 추위를 이기려면 단백질 식품의 섭취를 늘리는 게 도움이 된다. 음식을 먹으면 일정 비율이 열을 내는 데 쓰이는데, 단백질이 다른 성분에 비해 그 비율이 높은 편이다. 지방은 섭취량의 3%, 탄수화물은 8%만 열을 내는 데 쓰이지만 단백질은 25%다. 단백질은 그 자체가 열을 낼 뿐 아니라, 단백질을 먹어서 근육량이 늘어나는 것도 체온 유지에 기여한다. 근육이 다량의 체열을 만들기 때문이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민선 교수는 "소고기·돼지고기 같은 적색 고기는 혈액을 끈적하게 만들어 겨울철 심근경색 위험을 높일 수 있으므로, 단백질은 닭고기·우유·치즈·생선 등을 통해 섭취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정선근 교수의 백년 쓰는 척추관절 운동법]
[1] 척추·관절 재생시키는 최고의 운동 '바르게 걷기'
정선근 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 2017.11.29
100살까지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운동이 제일 중요하지만, 대다수의 사람이 '척추와 관절의 통증' 때문에 운동을 꺼려한다. 앞으로 척추·관절에 부담이 없으면서 오히려 척추·관절을 재생시켜 오래 쓸 수 있게 하는 운동법을 단계적으로 소개할 예정이다. 그 첫번째로 '바르게 걷기'를 추천한다. 다만, 바르게 걷더라도 허리디스크나 척추관협착증이 있으면 통증이 생길 수 있다. 이 때는 서서 양 손을 허리에 대고 천천히 허리를 뒤로 젖혀서 5초간 있다가 다시 돌아오는 동작을 5회 반복하고 걸으면 된다. 통증이 계속되면 전문의와 상의를 해야 한다. 다리로 내려오는 혈관에 문제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1. 허리는 C자 곡선을 만들고 가슴을 활짝 편 뒤 복근을 살짝 수축시킨다. 2. 턱을 살짝 들어 목은 C자 곡선을 만든다. 3. 발끝은 정면을 향하게 걷는다. 4. 발은 뒷꿈치가 먼저 땅에 닿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