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축하해 주세요. 우리 혜민이가 전국소년체전 경기도 선발전에서 당당히 종합 3위를 차지하여 세상을 놀라게 했습니다. 어제, 오늘 이틀 간 안성시체육관에서 개최된 경기도학생체육대회 겸 전국소년체전 경기도 최종선발대회 초등부 여자 3위를 했습니다.
좀 과장된 것 같지만 사실상 대한민국 정부수립 이후(너무 거창한가?ㅎㅎ) 특수학교 학생이 일반학교 소년체전 도 대표로 선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참고로 그냥 처음이라고 표현하지 않고 사실상 처음이라고 표현한 이유는 오래 전 한국구화학교 농구부가 소년체전에 출전한 적이 있지만 그 때는 소년체전에 나이제한이 없어서 초등부 선수들 나이가 20대 중반, 20대 말 등 사실상 성인들이 출전했던 겁니다. 그런 문제점들 때문에 1970년대 중반 이후 소년체전에 출전할 선수들의 나이를 제한했던 겁니다.
이달 초에 안산에서 개최되었던 2차 선발전에서 우리 정혜민(초6)이가 1차 선발전을 거쳐 올라온 11명의 선수가 풀리그로 하는 경기에서 5승 5패를 해서 6위를 차지했습니다. 이 경기에서 혜민이는 전국우승 경력이 있는 선수를 3:1로 물리치고, 6년 동안 가장 우승을 많이 한 선수와의 경기에서는 마지막 세트까지 가는 접전을 벌였습니다. 아쉽게 마지막 세트를 8:11로 졌습니다만 경기를 보는 많은 사람들이 놀라워했습니다.
소년체전 선발 방식은 총 6명의 선수 중 5명은 선발전 순위로 뽑고, 나머지 한 명은 협회추천으로 합니다. 추천은 협회가 자의로 하는 것이 아니라 선발된 학교 선수를 제외하고 순위로 하는 것이어서 우리 혜민이가 추천권을 확보해 놓은 상태였습니다. 5~7위 3명이 모두 5승 5패로 동률을 이루었는데 승자승으로 따져서 혜민이가 6위였습니다.
이 때만 해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혜민이가 그저 운이 좋아서 추천권을 확보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습니다. 이 선발전에 출전한 선수11명은 모두 자기학교에서는 최고의 에이스들입니다. 혜민이가 잘 하긴 했지만 최종선발전에서는 5승5패 정도의 성적을 올리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하는 분위기였습니다.
서석하 선생님께서 에바다학교 전담코치를 맡으신 이후 처음으로 일반학교 대회에 직접 선수들을 이끌고 출전했습니다. 일반학교 선수들의 수준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워 지난 2차 선발전은 일종의 탐색전의 성격이 강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2주 전의 대회를 통해서 우리 선수에게 필요한 지도 방법을 파악한 후 집중적인 지도를 했는데 그대로 적중했습니다. 물론 작년 11월부터 혜민이를 집중지도하여 기술수준을 많이 끌어올린 효과도 있습니다.(당연히 다른 선수들도 함께)
지난 2차 선발전이 끝난 후 서석하 선생님이 저에게 "교장선생님, 상황파악 끝냈습니다. 다음 최종선발전에서는 추천이 아니라 완전 자력으로 선발시키겠습니다."라고 했는데 그대로 이루어졌습니다. 그것도 지난 선발전에서 6위를 했음에도 이번 최종선발전과 합쳐서 순위를 결정하는데 3위를 하는 쾌거를 이루었습니다.
사실 지난해 현주와 혜민이 모두 이 대회에 출전하여 총 성적이 각각 2승 20 패였습니다. 각각의 대회에서 두 차례 모두 1승 10패씩이었습니다. 이 대회가 얼마나 어려운 지를 대변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번 대회에서의 기술은 물론 경기를 이끌어 가는 모습도 완전히 한 단계 올라섰음을 입증했습니다. 경기 중 지도자가 뭘 원하는지 정확하게 꿰뚫을 정도로 밴치와의 호흡이 일치했습니다. 그리고 상대선수의 장단점을 빨리 파악하는 능력과 공격의 기회를 스스로 만들어 내는 모습에서도, 상대를 좌우로 흔들어 놓고 빈 곳을 파고드는 능력 등 경기운영 능력 등은 탁구를 잘 모르는 사람이 보더라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침착하고 과감했습니다.
일반학교에서도 모든 경기 중에서 가장 정성과 노력을 쏟아 붓는 것이 바로 소년체전 선발전입니다. 다른 대회에서 전국 우승을 여러번 하는 것보다 소년체전에 선발되는 것에 가장 큰 의미를 두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소년체전 한 명 선발시키기 위해서 몇 년씩 노력과 투자를 하는 것이 일반학교입니다. 그런 환경 속에서 우리 에바다학교가 추천 몫도 아닌 당당히 자력으로 3위에 선발되었다는 것은 우리 에바다학교 탁구부가 창단된 이래 가장 큰 쾌거일 겁니다.
우리 혜민이를 많이 격려해 주세요. 물론 다른 선수들도 마찬가지로 격려해 주세요. 그리고 에바다학교 탁구 사상 가장 큰 역사(?)를 만들어 낸 서석하 선생님께도 많은 격려를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첫댓글 수고하셨읍니다 진자대단하네요 내년에는우스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