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시대 검투사들의 잔혹한 삶과 혼탁한 성(性) 풍속을 적나라하게 그린 미국드라마 ‘스파르타쿠스’. 안방극장 방영에 논란이 분분하다. [OCN 제공] |
‘스파르타쿠스’는 고대 로마 공화정 말기에 검투사 노예들의 반란을 이끌었던 실존 인물 스파르타쿠스가 모티브다. 영화 ‘스파이더맨’의 샘 레이미 감독과 할리우드 제작자 롭 태퍼트가 손 잡아 영화 못지 않은 스케일과 영상·서사를 자랑한다. 미국에서 올 초 유료 케이블채널 ‘스타즈’를 통해 방영돼 큰 인기를 끌었다. 국내에선 유료채널 캐치온을 통해 무삭제 버전도 방영 중이다.
◆삭제 분량은 회당 5분=문제는 이런 폭발적인 인기를 견인하는, 유례 없는 선정·폭력성이다. 유혈 낭자한 폭력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파격적인 성애 묘사가 논란이다. ‘스파르타섹스’라는 별칭이 붙을 정도다. 여자 출연자들의 상반신 노출은 기본이고, 로마 귀족들의 변태적 성 행각과 검투사들의 섹스 향연 또한 공공연하다. 집단 혼음 장면도 슬쩍 등장한다.
‘스파르타쿠스’는 미국에서도 가장 높은 수위인 TV-MA(17세 이상 관람가) 등급을 받았다. ‘19세 이상 시청가’로 방영되는 OCN 버전에서 원본 삭제 분량은 회당 약 5분. OCN 측은 “자체 심의규정에 따라 노출 수위를 조절하고 일부 장면은 모자이크 처리하지만 내용 전개상 삭제가 어려운 대목이 많다”고 했다. 실제로 주요 대화가 정사 도중 이뤄지는 등 기술적으로 편집이 쉽지 않다. 결국 적극적인 시청 의사를 밝힌 미국 유료채널 가입자와 별 차이 없는 버전이 국내에선 케이블 기본가입자에게 제공되는 셈이다. 국내 미드 시청자의 남녀 비율이 보통 4:6인데 반해, ‘스파르타쿠스’는 6:4 정도로 남자가 훨씬 많다.
◆‘19세 시청가’ 실효성 있나=‘스파르타쿠스’의 본 방송 시간은 금요일 밤 12시, 재방송은 화·금·일요일 밤 10시대다. 재방송도 평균시청률이 1~2%에 이르러 웬만한 케이블 히트프로그램을 넘는다. ‘19세 시청가’의 방영이 금지되는 청소년시청보호 시간대(평일 오후 1시~오후 10시, 오전 7시∼오전 9시, 토요일·공휴일·방학 오전 7시~오후 10시)를 비껴가 있기 때문에 법적으론 문제 없다.
그럼에도 이런 수위 높은 미드를 불특정 다수가 보는 안방극장에서 방영해도 되는가 하는 비판도 있다. 본지가 입수한 시청률조사업체(AGB닐슨미디어리서치) 자료에 따르면, 밤 10시~12시 시간대 케이블TV 청소년 시청률은 3.9%로, 성인 시청률(8.1%)의 절반이다. ‘스파르타쿠스’ 뿐 아니라 케이블TV 대부분의 ‘19세 시청가’ 프로그램이 밤 10시대부터 편성된다.
‘롬’ ‘튜더스’ 등 기존 미드들이 선정성 논란 속에 방영 수위를 높여온 것을 감안하면, 이를 뉴미디어의 차별성으로 인정해줘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재핑(zapping, 리모컨으로 채널을 수시로 돌리는 행위)으로 지상파·케이블을 실시간 오갈 수 있는 시청 환경에서 현행 등급 고지 이상 정교한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청소년시청 보호실태를 연구해 온 황성연 박사(안양대 신방과 겸임교수)는 “등급 분류 때 선정성·폭력성 등 유해 내용을 세분화해 적시하거나 음성으로도 알리는 외국 사례를 참고할 만하다”고 말했다.
강혜란 기자
첫댓글 이거 진짜 잼있어요. 영화 300 이랑 거의 비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