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TV를 보니 십몇년전 자주보던 연기자가 출연 했다. 너무나 놀랐다. 젊은시절의 모습만 뇌리에 남아 있는데 세월을 못이겨 저물어 버린 모습이 다른이 같다. 나도 저러리라. 분명 동병상련의 애달픔이 마음을 누른다... 그 만큼 세월은 무섭고 그 누구도 이길수 없다 그걸 극복 할수 있는것은 나만의 추억거리를 만들고 몰두 하는것..그것도 한방법이 아닐런지..
간만에 가보지 않은 산을 간다. 양산에 위치한 천성산이다. 20 여년전 도룡뇽 타령으로 난리를 쳤던 산이다. 혼자 갈 예정이었는데 소싯적 산에서 한가락 했다던 산사나이 친구가 동행을한다.
8시 아양교역에서 정확히 만나 동대구tg를 거쳐 신부산고속도로를 달린다. 날씨가 아침이라 그런지 다소 쌀쌀하나 바람이 전혀없다. 청도 휴게소에서 커피 한잔한 후 5분정도를 더 달리면 밀양 울산간 신도로가 나온다. 처음 가보는 도로 인데 터널길이가 장난이 아니다. 서 울주jc 까지 거의90 프로가 터널이다.
산내,단장.신불산.재약산 네개의 터널이 있는데 신불 재약 두개의 길이는15 키로 정도로 서울 양양 간 도로 10키로 보다 훨씬더 긴 국내 최장의 터널 이란다. 영남알프스의 아름다운 경관을 보호 하기 위해 지하화 했다는데. 우리 건설 산업의 대단함을 느낀다.
1시간 남짓 내원사 주창에 도착. (주차료 이천.관람료 이천 ) 늘 하던대로 몸을 풀고 산행시작. 계곡따라 가다 다리 몆개를 건너고 유튜브 등에서 본 바위 너덜지대로 오른다. 길이 있는것 같지도 않을 만큼 험하다. 산행초반이라 그런지 힘이 넘친다. 30 여분만에 첫째 봉우리 도착 사과 한쪽을 먹으며 잠시쉰다.바로 건너편 2봉 오르는 줄에 여자하나가 매달려 끙끙대고 있다. 문뜩 재밋는 코스 라는 생각에 기대감이 든다.진짜 공룡능선?
처음의 기대감은 천성산 2봉(비로봉) 정상까지 13개의 봉우리를(내기준) 계단씩으로 오르고 내리고 나면 이게 꿈이었구나를 실감한다. 전국의 공룡능선 이라는 곳을 많이 가보았지만 이곳은 아닌것 같다(이것도 내생각).
한 10분 쉬고 앞팀이 보이지 않자 출발이다. 줄이 있는 절벽은 까다로운듯 아닌듯 다소 스릴이 있는데 친구는 낑낑대며 잘 오른다. 그 뒤를 나는 재빠르게 올라탄다. ㅎ
잠시 뒤 또 하나의 줄이 기다린다. 이줄은 잡지 않고도 오를수 있는 별로 위험하지 않는 줄이다. 둘째봉우리 오르는데만 줄이 둘이다. 아홉째 봉에서도 줄이 둘 있음. 그러나 13봉까지 약 다섯개의 줄뿐, 대부분 저무는 인생처럼 빛바랜채 허무하게 늘어져있는 낙엽길을 푹푹 밟으며 암릉같은 암릉은 보지 못한채 힘겹게 정상에 도달해야 한다.
봉우리마다 짧게는 5분 길게는 20분정도가 소요되고 짚북재 가기전 다소 높은 두개의 봉우리를 급격하게 내려 갔다 다시 올라야 한다.
날씨가 바람하나 없이 조용하고 시야가 너무 또렸한데 좀차 높이 오르니 5봉정도쯤에서 영축.신불.간월 능선이 장쾌하게 조망 되고 천성산 1봉도 드넓은 평원과 함께 드러 나는게 그나마 위안이되었다. 짚북재에 도착 하니 다수의 사람들이 식사를 하고 있었다. 여기서는 출발지 내원사 주차장으로 바로 하산 할수 있다.
우린 정상을 가기 위해 다시 오르막을 오른다. 난 친구보다 앞서 가던중 정상 900터 전쯤에서 식사자리를 찾고 있는데 친구로 부터 전화가 왔다. 아까 우리가 쉬었던곳에서 지갑을 두고 왔단다. 헐! 그곳은 10봉인데 짚북재로 다시 내려가 11봉 높은 봉우리를 넘고 다시 가파르게 올라야 하는곳인데....어쩌나?허겁지겁 온길로 되돌아 내려 가는데 몇무리의 사람이 오길래 혹 등로에서 지갑 못 봤냐니 못 봤다고 하는데 뒷쪽에서 친구가 올라오고 있었다. 지갑 어찌 됐냐고 물으니 배낭 밑바닥에 있더란다 ㅎ 힘이 빠지는지 생기는지~~어쨋든 다행.(20분 알바)
12봉전 장쾌한 능선과 울산 앞바다가 보이는곳에서 점심하다. 바람하나 없이 날이 너무 좋다.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다 라더니 역시 산은 산이다. 인간과 떼어 질래야 떼어 질수 없는 그리움의 산
식사 후 그리 높지 않은 무려 13번째 봉우리를 넘고 나니 드디어 정상이다.(855) 정상은 어느 산 처럼 온통 바위들이다. 좀 특이 한게 온통 칼날이다. 그리고 사방이 시원스레 트여 부산 울산 시가지와 주변 산군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잠시 인증샷하고 하산준비. 여기서 또 하나의 큰 착오. 실제 예정은 이곳에서 바로 내원사로 하산할 예정이었는데(이것도 실수 내원사에서 출발지 주차장 까지 약 5키로임) 정상에서 어떤사람에게 1봉쪽으로 해서 내원사로 내려가는길이 있냐고 물으니 있다고 해서 1봉쪽 으로 갔는데 황당하게도 하산길이 없음. 1봉은 지뢰제거 작업중으로 올해 말까지 출입이 금지 되어 있다는데 몰래 정상까지 갔다 오는 사람도 만나다.
멋 모르고 1봉쪽으로 갔는데 임도도 있고 상당히 길이 좋았다. 그러나 결국 하산길을 찾지 못하고 헤매다 다시 2봉쪽 복귀(1시간15분 알바)
많은 산행을 했지만 오늘은 착오에 실수를 많이 한것 같다. 그만큼 산은 쉽고도 어려운 상대다 늘 겸손하게 존중해야 되는 자연이다.
2봉에서 내원사 하산길로 접어 드는데 2.8 키로 란다. 평지에서는 거리도 아니지만 산길에서는 길다. 이쪽 등로는 정비가 잘되어 있지 않은듯 상당히 가파른데 설치물이 거의 없다. 같이 간 친구는 힘이 드는지 엉금엉금 기듯 내려온다. 해는 져 어둑해 지는데 단풍하나 없는 앙상한 가지는 쓸쓸함을 더한다.
천신만고 끝에 내원사에 도착하니 웬지 안면이 있다. 가만 생각하니 5년전엔가 삼사 순례시 와 본곳이다. 문제는 지금이다. 주차해둔 주차장이 바로 절옆에 있는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허겁지겁 포장된 내원사 계곡 길따라 내려 가니 끝이 없다. 날은 캄캄하고~~ 거의 뛰다 시피 내려오니 불빛이 보인다. 거리가 거의 4키로 이상이다. 다소 어려운 코스에 알바까지 하고 나니 몸이 뻐적지근 하다......
산마다 제 나름의 특색이 있는데 이곳은 주변 어디든 막힘 없이 조망할수 있고 미타사쪽이나 원효암 그밖 지역에서는 임도가 정상까지 연결되어 있어 쉽게 접근할수 있는게 특징인거 같다.
오늘 올라가 보지 못한 천성산 1봉은 넓은 평원의 억새 군락지로 아주 특이하고 평탄한 지형으로 가보지 못해 아쉬웠고 담에 개방이 되면 미타사쪽 쉬운 코스로 한번 올라보고 싶다. (24 키로. 34000 보 걸음)
어제의 헤매었던 산행은 벌써 과거가 되어 버리고 그 산행의 어려움은 힘들었지만 힘든 만큼 또 다른 그리움으로 다가 오지 않을까? 힘든 산행 함께 해준 친구에게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