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지만 저력있는 교회

[이도형]

일반적으로 교회의 크기를 말할 때 외형적 기준으로 큰 교회와 작은 교회로 구분합니다. 사실 이러한 판단과 구분은 성경으로나 신학적으로 잘못 되었다 말하면서도 많은이들이 무의식적으로 이러한 오류를 범하고 있습니다.

교회에 대한 평가를 외형적 기준보다 본질을 추구하려는 노력들이

 근래에 들어와서 일어나는 현상은 참으로 반가운 일입니다.

이번 여름에 제가 섬기고 있는 교회와 마을을 섬기기 위하여

  찾아온 교회의 청년들을 보면서 그동안 교회의 외형적 규모로 판단했던

 제 자신의 모습을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지난 4월 말 경 서울에 소재한 생명의 빛 광성교회에서 청년부를 담당하고 있는

 안경혁 목사님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지난해 장신대 게시판에 농촌일손 돕기를 해 주실 교회나 단체 모집 글을 보고

저희교회와 연결된 생명의 빛 광성교회 청년부 지체들은 22년만의

혹서(酷暑)가 한창이던 지난 8월7일(주일) 저녁 교회에 도착하였습니다.

3박4일의 일정을 잡게 된 이유를 설명 들으며 농촌 교회 목회자로서

참 고마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월요일 새벽에 출발하여 양구에 도착할 수 있지만 무더운 날씨로

한낮에는 일을 할 수 없는 계절의 특성상 하루 전에 도착하여

이른 아침부터 농가를 도우려는 진정성이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더불어 답사를 왔을 때 청년 담당 목사님께서 교회본당과 교육관에서

사흘을 지내겠다는 말에 무더운 여름철에 곱게 자란 청년들이 견딜 수 있을까 하는

 염려를 했더니 지난해에 비하면 너무 좋은 환경이라는 말을 들으며 감동이 되었습니다.

더구나 이번에 농촌일손 돕기에 참여한 12명의 청년들의 특징은 학생의 신분보다

 직장인이 압도적으로 많다는 사실에 내심 놀랐습니다.

금쪽같은 휴가 기간을 연고도 없는 농촌지역을 위하여 조건없이 섬기는

 청년들의 모습을 보면서 요즘 젊은이들을 향하여 이런저런 말들을 하지만

이러한 마음가짐으로 살아가는 젊은이들이 있는 한 희망찬 내일을 말할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새벽밥을 먹고서 배정받은 농가에서 땅거미가 내려앉을 때까지 일을 하는 청년들의

모습에서 건강한 젊음의 내음을 맡았습니다.

수박을 출하하고 오이를 심어야 하는 저희교회 집사님 댁의 사정을 안 후

욕심이 생겨서 맡은바 소임을 마친 청년 6명과 함께 마을 골짜기에 있는 하우스로 향하였습니다.

 크지 않는 하우스6동을 금새 심었을 때 해가 서산에 걸치려 하고 있자,

오늘 일은 여기까지라는 집사님께 다른 곳으로 가자고 강권하였고,

동시에 청년들에게도 조금만 더 하자고 요청을 하였습니다.

다른 일터로 이동하는 차안에서 저희교회 집사님이 “이 보상을 어떻게 해야 하느냐”하시자

 한 청년이 기다렸다는 듯이“더 큰 것으로 받겠습니다.”하는 말에 모두들 놀랐습니다.

그러한 분위기를 감지한 이 청년은 곧 이어“더 큰 것이란 나중에 예수님께 받는 것입니다.”

라는 부연 설명을 들으며 모두가 수긍할 수 있었습니다.

이틀 동안 “마음을 다하여 주께 하듯” 땀 흘려 일한 생명의 빛 광성교회 청년들은

그동안 여름이면 필리핀과 연변 그리고 국내의 시골교회들을 찾아다니며 섬김과 봉사를

지속적으로 행해온 교회입니다.

전교인이 약 200명 조금 더 되는 교회임에도 구성원의 40% 가량이

 청년들일 정도로 젊은 교회입니다.

 올해가 개척한 지 7년인 교회임에도 하나님 나라 확장을 위하여

자신의 몫 이상을 감당해 나가는 생명의 빛 광성교회를 알게 되면서,

교회의 교회됨은 외적인 규모에 있는 것이 아니라 얼마만큼 생명 넘치는

 저력을 지니고 있는가 라는 점이 더욱 소중함을 배우게 됩니다.

“내가 네 행위를 아노니 네가 작은 능력을 가지고서도

내 말을 지키며 내 이름을 배반하지 아니하였도다”(계3:8下 )

여러분 한명 한명을 주님의 이름으로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