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시낭송가협회 2011년 제1회 문학기행"조병화, 박두진 문학관 탐방(영상 전현정)
“예향(藝鄕)의 고장 안성시로 전국시낭송가협회 문학기행(文學紀行)하다”
* 위 사진은 박운초 회장이 이끄는 전국시낭송가 협회 창립2주년 기념행사에 헌정시 첫 행으로 김응만 시인의 “시낭송 대하여”라는 시에 수원 대 권상호 교수가 서예 퍼포몬스로 쓴 글귀임.
벚꽃과 진달래 개나리가 이슬을 머금듯이 청초함을 더해가던 지난달 24일에 전국시낭송가협회(회장 박운초) 임원진 10여 명이 경기 안성을 찾아왔다. 하루 전날까지 봄비가 내려 꽃잎에 빗방울이 맺혀 있었기에 보는 이로 하여금 신비로움을 자아내게 하던 햇살 밝은 날이었다.
이들 시낭송가협회 임원진들은 먼저 양성면 난신리에 있는 편운제(片雲濟)에 들려 고인이 되셨지만 안성이 낳고 안성을 빛낸 시인 편운 조병화 시인의 생가와 편운제(조병화 시인을 기리는 문학관)에 수록된 시집, 생시에 애용했던 개인용품들을 살펴 본 후 2층에 마련된 강의실에서 시인의 생시에 활동하시던 모습을 담은 영상물을 관람했다.
이어 편운 조병화의 시를 낭송한 박은초 회장의 녹음된 음성을 재생해 듣고 즉석에서 전국시낭송가협회 문선영 부회장이 시를 낭송, 그 의미를 더했다.
“꿈을 가져라” 하는 편운 조병화 시인의 싯귀를 마음에 담고, 보개면 도서관 3층에 전시돼 있는 혜산 박두진 시인의 생전의 숨결을 느끼고자 일행은 설레이는 마음으로 한달음에 찾아가 반갑게 맞이하는 이기호(안성문인협회장)회장의 영접을 받으며 3층 전시실에서 혜산 박두진의 전시된 글과 안성이 배출한 현역 시인들의 글을 접했다.
임원진들과 이기호 회장의 간담으로 이어졌을 때는 “안성에서 민족시인 혜산 박두진의 낭송회를 전국규모로 개최하고 싶다”고 박운초 회장이 소신을 밝혔다.
전국시낭송가협회는 전국적으로 조직돼 있는 단체이며, 지난해 서울시 종로구 청운동 소재 윤동주 민족시인 시비 곁에서 시인의 혼을 기리는 시 낭송회를 성대하게 개최해 많은 국민들에게 극찬을 받은 바 있다.
도서관 2층에 마련된 전시실 관계자와 안성문인회원들에게 박은초 회장이 시 낭송의 필요성에 대해 “문학의 꽃인 시를 아름다운 서정(抒情)으로 끌어 내 듣는 이로 하여금 감동을 줄 수 있는 것이 시 낭송의 목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기 때문에 시 낭송은 시인의 심상(心像)을 살려 공명(共鳴)의 울림을 끌어내는 작업이라 하겠지요. 시를 읽을 때 혼자 마음으로 읽는 일이 대부분의 독자들이라 하겠지만, 시 낭송가라면 시를 제대로 해석해서 여러 사람에게 전달하는 일을 하는 것”이라며 “시 낭송과 시 창작공부는 병행해야 하겠지요. 또한 시 낭송은 시에 생명력을 불어 넣어 살아있는 노래로 승화시키고 시의 저변확대로 삭막한 현대인들에게 아름다운 영혼의 소리를 들려줘 삶에 질을 높이고자 시낭송가협회를 창립하게 됐다” 조용하면서도 천천히 이야기하는 박 회장의 낭낭한 목소리가 새소리처럼 맑게 들렸다.
지난 2008년 창립된 전국시낭송가협회는 각종 시 낭송과 관련한 행사 외에 체계적인 시 낭송가 배출을 위해 시 낭송 지도자 과정을 운영하고 있으며, 박운초 회장의 문학에 대한 변함없는 맑고 순수한 열정으로 후학양성을 위해 직접 지도하기에 진정한 문화나눔의 봉사자라고 할 수 있다.
한편, 전국시낭송가협회 임원진들이 안성에 대한 애착심을 갖고 탐방하게 된 직접적인 동기는 현재 서울에서 활발히 문학활동을 하고 있는 김응만(시인·소설가) 회장의 적극 권유에 의해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김응만 회장은 안성시 보개면에서 출생해 현재 해송문학회장과 양천문인협회장을 맡고 있으며, 문학지대라는 카페를 운영, 활발한 문학활동으로 안성인의 긍지를 드높이고 있다. 또한, 고향에 대한 애향정신이 남다르다.
지난 2001년 안성 바우덕이 축제에 양천문인협회회원들을 관광버스를 대동해 안성 관내에 있는 문학관과 먹거리, 볼거리를 회원들에게 두루 자랑함으로서 안성을 홍보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김 회장은 늘 이야기하길 “안성에서 태어나 안성을 빛낸 분 중에 ‘바우덕이, 태평무, 안성마춤유기’가 안성에 전시돼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으나 안성인들이 빼놓은 문화재가 있다”고 안타까움을 털어 놓았었다.
안성에서 태어나 안성을 빛낸 이들 중에 무형문화재 97호인 ‘도살풀이 춤’의 명인 김숙자 인간문화재의 전시관이 없음을 애석해 하는 것이다.
이미 작고한 무형문화재 97호인 김숙자 인간문화재는 안성시 보개면 곡천리에서 태어나 한국전래 무속신앙(巫俗神仰)을 도살풀이 춤으로 승화시킨 춤꾼이다. 살풀이춤은 짧은 흰 수건으로 춤을 엮어 가는데, 김숙자의 도살풀이춤은 땅에 끌리는 긴 무명수건을 어깨에 둘러메고, 삶에 애환과 죽은 자의 영혼을 어우르며 산 자와 죽은 자의 한을 풀어 복을 준다는 기복신앙(祈福神仰)의 내용을 함축성 있게 춤사위로 나타내는 춤동작이다.
고인이 된 김숙자 인간문화재는 살아생전에 인간문화재 97호가 됐고, 김숙자 인간문화재의 후손들이 아직도 안성에 살고 있으며, 안성에 위치한 중앙대학교나 기타 전국대학교 강단에서 김숙자 인간문화재에게 전수받은 제자들이 대학교수로 도살풀이춤을 후학들에게 지도하고 있다.
김응만 회장은 안성맞춤랜드나 김숙자 인간문화재의 생가 또는 후손들의 땅을 빌려 전수관을 짓고 상설공연을 펼쳐 안성의 자랑거리로 만들지 못하고 있음을 부끄러워하고 있다.
이어서 일행이 김유신 시인이 운영하는 청류제를 탐방하려 했으나 시간이 계획했던 일정을 훨씬 벗어나는 바람에 다음을 기약하고 서둘러 귀경길에 올랐다.
서울로 가는 버스에 승차하면서 임원진 일행은 손을 흔들며 밝은 미소로 헤어지는 아쉬움을 나타내고, 그들이 타고 가는 버스의 뒷모습을 한동안 바라보고 있으려니 붉게 노을 지던 석양빛이 잦아들고 어스름이 깔리며 먼 산에서 소쩍새 울음소리가 나지막하게 들려오고 있었다.
대한 투데이 김인태 기자
첫댓글 저 앞줄 가방맨 여인이 댓글로 추억합니다 국민의례 다음에 축시를 하였지요 윤동주 언덕에서 객석시로 만난 인연이 서울탈을 하시다니 영상앞에 머물며 기사올리시느라 애 많이 쓰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