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동부독일여행(2016.8.24.-9.5)의 마지막 코스이자 하이라이트인 베를린 투어를 시작합니다.
여행을 시작하면서 인천을 출발해 처음 도착한 도시가 독일의 수도인 베를린이었으나 그때는 바로 통과했습니다. 북쪽 발틱해 해안도시 바르네뮌데와 로스톡으로 쭉 올라간 후에 버스로 남하하며 동부독일 일대를 여행하고 이제 마지막 코스로 3일 동안 베를린을 답사합니다.
베를린은 지금은 사라진 나라, 동독의 흔적이 남아있는 곳입니다. 2차 대전 후 동서독 분단의 아픔을 겪고 냉전의 상징인 베를린장벽이 무너지고 통일독일로 이어지는 생생한 역사의 현장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베를린은 전쟁의 흔적에서부터 분단의 아픔, 통일독일의 움직임, 수준높은 문화유산까지 한눈에 만나 보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도자기로 유명한 마이센을 거쳐 베를린에 도착해 처음 방문한 곳은 베를린지하벙커입니다. 베를린에서 지하철 공사를 하면서 만든 지하공간으로 2차 대전 당시 시민들이 대피하던 현장입니다. 베를린에는 곳곳에 벙커가 있고 히틀러도 벙커에서 지내다 결국 자살했다고 전해집니다. 90분간 진행된 벙커투어는 생소했지만 베를린의 전쟁의 흔적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새로운 경험입니다.



이튿날 아침부터 본격적인 베를린 시내투어를 시작합니다. 독일민주주의 상징인 국회의사당을 처음 들립니다. 3주전부터 예약해 사전승인을 받아야만 입장할 수 있는 국회의사당 돔이라 더욱 기대가 큽니다. 문을 열기 전 마당을 둘러보고 기념사진을 찍는데 운동 중이던 독일청년이 달려와 함께 인증샸을 찍어봅니다. 하늘을 향해 뻥 뚫린 돔 천정과 투명한 창문으로 베를린 시내가 한눈에 조망되는 풍경이 일품입니다.



동서독 분단의 상징인 베를린장벽은 2차 대전 후 독일이 동서로 나뉘어 지고 동독 사람들이 서독으로 도주행렬이 이어지자 이를 막기 위해 세운 벽입니다. 1961년 베를린장벽이 세워진 후 1989년 철거될 때까지 5천여명이 이 벽을 넘었고, 그만큼의 인원이 체포되었으며, 100명이 넘는 사람이 사살된 분단과 냉전의 역사적 현장입니다.
우리는 베를린 장벽의 흔적이 잘 남아있는 곳 중 하나인 이스트사이드갤러리를 먼저 방문합니다. 남겨진 베를린장벽에 세계 21개국의 작가 118명이 참여해 벽화를 그린 곳입니다. 소련과 동독의 서기장이었던 브레즈네프와 호네커의 입맞추는 그림이 특히 유명하지요.




포츠담광장은 2차 대전이 벌어지기 전 베를린의 가장 번화한 중심가였으나 전쟁의 폭격으로 파괴되고 베를린장벽이 들어서면서 다시 양분되었던 현장입니다. 베를린장벽이 철거된 후 다시 번화한 중심가로 거듭난 곳이지요. 이곳의 주요 건물로 소니센터가 유명한데 최근 한국의 국민연금공단에서 매입했다고 합니다. 또 최근에 광장 한켠에 통일정이라는 통일을 염원하는 한국정자가 세워져 있더군요. 베를린 시내 한복판에서 우리 정자를 보니까 또 새로웠습니다.



포츠담 광장 옆에 있던 베를린장벽의 흔적과 2차대전 당시 전쟁의 흔적이 남아있는 곳입니다. 베를린장벽이 세워졌던 기간인 1961년부터 1989년이라는 날짜가 선명합니다. 아픈 역사의 흔적이지만 없애지않고 잘 보존하는 것, 잊지 않는 것은 역사의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그 사회의 다짐이고 의지겠지요.

유태인추모공간은 바로 히틀러가 자살한 지하벙커 근처에 세워져 있습니다. 각기 높이와 크기가 다른 절벽 2711개로 구성했는데, 이는 외로움과 고립감 고통을 상징한 것이라고 합니다.

베를린의 상징인 브란덴부르크문. 오랜시간 그 자리에 있으면서 전쟁과 분단, 통일을 지켜보았겠지요..




동독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동독박물관은 동독의 국민차로 유명한 트레비 등 당시의 문화와 흔적들이 잘 남겨져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남아있는 동독문화의 흔적은 바로 신호등입니다. 중절모를 쓴 신사의 모양인 신호등이 베를린 등 일부 도시에서 아직도 그대로 사용중입니다.

박물관섬 인근의 이곳은 바로 현재 독일수상인 메르켈총리의 집이 있는 곳입니다. 사진 왼쪽의 아파트같은 곳 중 경비원이 서있는 곳입니다. 동독출신의 수수한 메르켈 총리다운 집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 베를린시내투어의 마지막은 박물관섬 자유시간입니다. 슈프레강에 있는 작은 섬은 박물관들이 모여있어 일명 ‘박물관섬’으로 불리는데, 그리스 로마시대의 작품이 있는 구박물관과 국립미술관, 페르가몬박물관, 신박물관 등이 여기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저는 이집트 터키 유적이 남아있는 페르가몬박물관을 돌아보았어요. 유적의 규모와 수준이 놀라왔지만 현지에서 벽과 기둥째 뜯어온 무지막지함이 안따까운 마음도 들더군요.

저녁식사로 독일식 족발요리를 맛봅니다. 슈바인학센. 우리나라 족발의 원조가 슈바인학센이란 설도 있더군요. ㅋ 강행군이지만 볼거리 먹거리 알찬 이번 여행의 즐거움은 더해가는데, 내일이면 집으로 떠나는 날입니다. 내일 하루종일 베를린 투어가 남아있지만 그게 끝나면 비행기를 탑니다. 이번여행의 마지막밤을 아쉬워하며 수도원맥주로 건배합니다. 그간의 즐거움과 수고에 서로 격려합니다.
내일도 베를린 투어는 이어집니다.